
10명의 사상자를 낸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는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대형 장비를 운용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백런칭에 대한 구조 검토 없이 런처가 거동하는 과정에서 불안정 평형이 파괴돼 DR거더와 런처가 전도됐다"는 감정 결과를 회신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의 일종) 인양 및 설치 장비인 '빔런처'를 후방으로 빼내는 이른바 '백런칭' 작업 중 발생했다.
해당 빔런처는 전방 이동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전진형'으로, 교각 위에 레일을 설치해 앞으로 나아가며 가설한다.
전진형 빔런처는 일정 거리를 지나면 레일이 아닌 교각 위에 올려져 있는 거더를 밟고 이동해야 하며, 특히 후방으로 빼낼 때는 거더를 밟는 것이 불가피하다. 길이 102m, 무게 400t에 달하는 이 장비가 공사 진행 과정에서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된 대형 구조물인 거더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이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특수 공사장비를 운용하다가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또 국토교통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유관 기관의 감정 결과 역시 수사에 참고해 향후 최종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50분쯤 안성시 산평리 세종포천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 공사 현장에서 거더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1명은 경상을 입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