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인도 최고 공학 교육기관인 IIT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핵심 기술 공동 연구에 나선다. 올해부터 2년간 약 50억 원을 투자해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동화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23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에서 인도 공과대학교(IIT) 3개 캠퍼스와 ‘현대 미래 모빌리티 혁신센터(Hyundai Center of Excellence)’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는 IIT 델리, IIT 봄베이, IIT 마드라스가 참여한다.
IIT는 인도 전역에 23개 캠퍼스를 두고 있는 공학 교육기관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과 혁신 기술 연구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12월 이들 세 캠퍼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해 본격적인 산학 협력에 착수한다.
현대 혁신센터는 현대차·기아와 IIT 교수진이 공동으로 운영하며, 배터리 셀과 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배터리 시험 등 4개 분야 총 9개 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공동 과제로는 AI 기반 배터리 상태 진단, 인도형 3륜 전기차 배터리팩 설계,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위한 실리콘 음극소재 개발 등이 포함됐다.
현지 연구진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기아는 IIT 델리 내에 전용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전담 인력을 파견해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와 수명, 안전성 등 배터리의 주요 성능을 개선하고, 인도 시장에 적합한 충전 인프라 및 기술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교수진을 대상으로 한 기술 아이디어 공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중장기 연구 과제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3개 대학 중심으로 시작되는 혁신센터는 2025년까지 10개 대학, 1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 네트워크로 확대된다.
현대차·기아는 IIT와의 산학 협력을 계기로 인도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배터리 관련 국제 컨퍼런스와 기술정책 간담회 등을 통해 민관학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 인재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인도의 우수한 연구 인력과 협력해 시장에 특화된 기술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