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놓고 엇박자를 보이며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김 후보는 “당의 조치들이 단일화 걸림돌”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고, 당 지도부는 전 당원 대상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당에서 단일화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사실, 의구심을 짙게 하는 당의 조치들 때문에 단일화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후보는 “당은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은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는 8~9일 전국위원회, 10~1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양수 사무총장이 “한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전당대회가 필요하고 5일 전에 소집해야 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포항·경주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선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기습적으로 전국위와 전당대회도 소집했는데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저를 대선 후보에서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 했냐”고 반문한 뒤 “대선 후보로 일정을 지금 시점부터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가 남은 여러 가지 현안 문제에 대해 깊이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일정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내일(7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두 가지 원칙은 분명하다. 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 단일화가 어떻게든 11일까지는 완료돼야 된다는 것”이라며 “목표한 시한 내에 대통령 후보의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을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믿고 당원들과 국민들은 김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제 와서 그런 신의를 무너뜨린다면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