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유심(USIM) 교체 없이 불법 복제를 차단할 수 있는 ‘유심 재설정 솔루션’을 오는 12일부터 전격 도입한다. 기존 실물 유심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인증 정보를 일부 변경해 보안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그동안 유심 복제로 인한 고객 불편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유심 재설정 솔루션은 보다 편리하게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또 “기존 유심을 재설정해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래도 유심 교체를 원하시는 분들께는 1회에 한해 새 유심을 무상 제공할 계획”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유심 교체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번 솔루션은 유심에 저장된 사용자 식별·인증 정보 중 일부를 새로운 정보로 대체해, 유심 자체를 복제해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다. 기존 유심 교체 방식 대비 금융 인증 등 재인증 과정의 번거로움이 줄어들고, 주소록 백업 등 부가 작업도 최소화된다.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유심을 하드웨어로 교체하면서 겪던 여러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재설정 솔루션 도입으로 고객이 느끼는 체감 시간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솔루션은 셀프 개통은 불가능하다. 류 센터장은 “망 내 정보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필수”라며 “셀프 재설정은 오류 위험이 있어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고객신뢰회복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희섭 센터장은 이에 대해 “현재 외부 위원 섭외 중이며, 1~2주 내로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유심 교체를 완료한 고객은 143만 명, 예약 대기자는 722만 명에 이른다. 회사 측은 오는 18일까지 117만 개, 5~6월 동안 총 1077만 개의 유심을 확보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신규 가입 중단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전국 T월드 매장에 대해서는 보상도 이뤄진다.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신규 영업 중지 기간에 대해 원칙적으로 보상할 방침이며, 본사와 대리점 간 긴밀한 소통을 위한 핫라인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박희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