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후보 토론장이 아니라 법정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굉장히 유감입니다.”
27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협공으로 채워졌다.
‘정치 개혁과 개헌’ 주제토론에서 첫 주도권토론자로 나선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재판들을 거론하며 맹공에 집중했다.
김문수 후보는 “주변인들이 많이 사망하고 성남시장으로도 대장동 재판으로 온 나라를 뒤흔들었는데 대통령이 돼서 각종 국토개발사업을 하면 주변 많은 공직자를 제대로 거느릴 수 있겠냐”고 일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 잘 들었다”며 “구체적인 근거를 대보라. 그분들이 사망한 것은 검찰의 가혹한 압박수사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김문수 후보는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가 유죄 판결 받지 않았나. 증거가 하나도 없다니 무슨 증거를 원하는 거냐”며 질문을 이어갔다.
또 “법을 고쳐서 내가 지은 죄는 아예 죄목 자체를 없애버리자 하는 분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어떻겠나. 오죽하면 이낙연 전 대표가 저를 지지한다고 하겠냐”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는 부정 정치자금 받은 걸로 캠프에 있던 사람들이 다 처벌받지 않았나. 본인은 몰랐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하지 않았냐”고 반격했다.
사회자는 질문이 길어지자 ‘한 후보당 두 명 이상에게 질문’ 규칙을 고지하며 정리에 나섰지만 김문수 후보는 오히려 이준석 후보를 가세시켰다.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이준석 후보는 “측근들이 문제가 생기면 똑같은 논리로 타격을 받을 텐데 급급해서 아무 말이나 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주도권을 이어받은 이준석 후보는 “재판받는 걸 보면 과일만 2791만 원정도 법인카드로 샀다. 1kg에 1만 원 기준 2년 동안 과일 2.8t을 먹은 것”이라며 “코끼리를 키우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실무 부서에서 과일 거래를 했다는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아냐. 그 사건은 제가 그걸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으로 기소한 건데 근거 자료가 한 개도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주도권토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을 화두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내란죄로 유죄를 받으면 김문수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사면 할 거냐”고 물었다.
김문수 후보는 “이제 재판을 시작한 사람을 사면할 거냐는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다. 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말을 돌리지 말고 관계를 단절할 것인지 묻는다”고 재차 질문, 김문수 후보는 “무슨 관계가 있어야 단절을 하는 것 아니냐”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제가 변호사인데 대선 후보 토론장에 나와있는 것 같지 않고 마치 법정에 서 있는 느낌이다. 굉장히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권영국 후보는 “저는 정책을 묻겠다”며 개헌 시 ▲기후 위기 대응, 자연생태계 보호, 국가의 모든 생명체 보호 의무 ▲이익균점권 등 조문 포함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견해를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기후위기 관련 개헌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이익균점권 도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