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한 아파트에 대형 건설 장비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민 8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는 이날 오후 10시 13분께 기흥구 서천동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제10공구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공사 현장에 세워져 있던 천공기(지반을 뚫는 대형 중장비)가 인근 아파트 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지면서, 아파트 외벽을 강하게 들이받았다.
문제가 된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15층 규모로, 총 6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A동이다. 천공기는 아파트 8층부터 15층까지의 벽면에 기댄 채 쓰러졌고, 특히 최상층인 15층은 충격으로 인해 외벽 일부와 베란다 유리창이 파손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당시 “건설현장의 중장비가 아파트를 덮쳤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수십 건 접수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곧바로 비상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했고, 주민 80명가량이 건물 밖으로 몸을 피했다. 용인시는 인근 복지센터 등을 임시 대피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통제선을 설치한 뒤, 장비 15대와 인력 38명을 투입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현재는 추가 위험 요소가 없는지 점검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은 수습 이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사고가 발생한 천공기는 무게 70~80t급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인 DL건설 측은 “해당 장비는 지난 5월 31일 이후 작업 없이 현장에 대기 중이었다”며 “사고 당시 운용 중이 아니었던 만큼,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사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기 전이어서 사고 경위에 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해당 공사는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하고 DL건설이 시공 중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제10공구 노반 신설 기타공사로, 공사 기간은 2023년 12월부터 2028년 11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