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29억원에 달해 엄청난 화제를 몰고 다녔던 씨수말 ‘엑스플로잇(Exploit)’이 제주도에서 황제대접을 받으며 자손 퍼트리기에 여념이 없다.
‘엑스플로잇’이 35일간의 엄격한 검역 절차를 마치고 제주 육성목장에 도착한 것은 지난달 5일.
긴 수송기간과 언론의 집중적인 취재 탓에 피곤한 모습을 보여 관계자를 긴장시켰으나 평당 건축비가 300만원이 넘는 초호화 마방과 전담 관리사 및 수의사의 지극 정성 보살핌에 주변 환경에 적응을 했다.
2천평이 넘는 전용 초지에 고급 보양식까지 제공받아 그야말로 황제가 따로 없을 정도다.
본격적인 씨뿌리기에 들어간 것은 지난 3월10부터다.
첫날 밤 상대로 간택된 영광을 누린 상대는 2001년 스포츠투데이배 대상 경주의 우승마 ‘이히빈’(7).
올해 KRA가 무료로 교배를 지원하는 민간목장의 씨암말 1천600두 중 ‘엑스플로잇’과 영광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씨암말은 겨우 76두에 지나지 않는다.
우수한 혈통을 이어가는 경주마의 세계엔 씨수말 못지 않게 씨암말의 혈통도 중요시 여긴다.
따라서 76두의 씨암말은 과거 경주마 시절의 성적과 자마들의 성적 등을 감안, 신청자격부터 엄격한 기준을 거쳐 선정되었고 명마들이 수두룩하다.
대상경주 5연승에다 2004년 연도대표마로 선정된 ‘무패강자’의 모마 ‘아흔아홉칸’(14).
2001년 데뷔 후 한국마사회장배 등 대상경주만 5회 우승을 차지하고 현재까지 복승률 82.9%를 기록하고 있는 ‘쾌도난마’의 모마 ‘바톤카티지’(12, 정성목장) 등.
또 2000년 코리안 오크스배 우승마인 ‘선봉대감’(8세)과 2003년 코리안 더비를 차지한 ‘하비동주’(5), 대상경주 4회 우승을 포함해 총 19전 9승 2착5회를 차지하며 승률 47.4%, 복승률 73.7%를 기록한 바 있는 추억의 명마 ‘청파’(12)에 이르면 알만한 사람을 다 알 정도다.
특히 지난 달 23일 열린 국내산마 경매에서 ‘바톤카티지’와 ‘디디미’의 자마이자 ‘쾌도난마’의 형제마가 역대 최고가인 7천500만원에 낙찰된 바 있어 이번 ‘엑스플로잇’과 ‘바톤카디지’의 교배로 얻게 될 자마에 벌써부터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76두 씨암말 중 벌써 22두에게 사랑을 나눠준 ‘엑스플로잇’를 보기 위해 제주육성목장엔 요즘 관광객과 취재진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대한민국 경마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으로 한 몸에 기대를 받고 있는 ‘엑스플로잇’의 자마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과천벌을 호령할 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