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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영수증제, 반쪽자리 세무정책 전락

대다수 개인 사업장 가맹점 가입이나 영수증 발급 여전히 기피
철도공사.우체국.운전면허시험장 등 공기업도 가입 외면
국세청,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번호 사용 금지 권고하는 등 오락가락

지난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현금영수증제가 오는 10일로 시행 100일째를 맞았으나 도내 개인 사업장 상당수가 가맹점 가입이나 영수증 발급을 기피하면서 발급건수의 절반 이상이 일부 대형 유통업체나 공기업에 국한되는 등 반쪽짜리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일부 공기업들조차 현금영수증제 가맹점 가입을 차일피일 미루는데다 국세청이 당초 권장했던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번호 사용을 뒤늦게 금지시키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정을 펼치면서 현금영수증제 정착이 의문시되고 있다.
▲개인 사업장, 가맹점 가입이나 발급 기피 여전=도내 음식점이나 수퍼, 카센터, 숙박업소 등 개인 사업장 상당수가 아직까지 현금영수증제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거나 영수증 발급을 꺼리는 실정이다.
실제로 본보 취재팀이 5일 수원역 인근 모 갈비집에서 7천원짜리 음식 계산을 하고 현금영수증을 요구했으나 가맹점이 아니라며 발급을 거부 당했다.
주인 박모씨는 "7천원짜리 음식을 팔면서 영수증 발급으로 세금까지 더 내면 어느 식당이 살아남겠냐"며 "세무서에서 가맹점 가입을 권유했지만 솔직히 영세업자들은 가입해봤자 좋을게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M카센터 주인 김모(40)씨는 "가맹점 가입이 의무가 아닌데 수입만 노출되는 현금영수증제를 할 이유를 못느낀다"며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달라는 손님도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고 털어놨다.
장안구 S모텔 주인 성모(50.여)씨는 "혹시 세무서에서 불이익을 줄까봐 지난 2월초에 가맹점 등록을 했다"며 "하지만 손님이 원할때만 발급하다보니 두 달동안 5건 정도 발급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 2월말까지 전국의 91만여 가맹점에서 발급한 현금영수증은 모두 3천200만여건(가맹점당 하루 0.7건)에 이르고 있으나 이 가운데 60%인 2천만여건이 KT와 삼성 홈플러스, 훼미리마트 등 27개 대형 사업장에서 발급, 소규모 가맹점과의 극심한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다.
▲현금영수증 발급 공기업엔 '공염불'=현금영수증 가맹점이 아닌 공기업과 소비자들의 마찰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수원역에서 여수행 무궁화호 요금 4만3천원을 현금으로 낸 김모(45)씨는 매표소 직원에게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구했으나 "아직 발급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듣고 직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김씨는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기관도 안하는 제도를 시행하면 뭐하냐"며 "영세사업자나 소비자만 들볶을 게 아니라 공기업부터 실천해야 앞뒤가 맞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밖에 우체국과 운전면허시험장, 산업인력관리공단 등도 현금영수증제 가맹점 가입을 안하고 있다.
동수원우체국 관계자는 "현금영수증제는 자영업자들의 탈세 방지의 목적이 크다보니 수입이 전액 국고로 환수되는 우체국은 필요성을 못느끼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혼란만 부추기는 국세청=국세청은 오락가락하는 행정으로 소비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국세청은 시행 초기에 권장했던 현금영수증 발급에 따른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번호 사용을 지난달초부터 금지하고 직불카드나 신용카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현금영수증 발급자가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번호를 잘못 입력해 국세청에 발급등록이 안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 비해 가맹점이나 발급건수가 목표를 넘어서고 있다"며 "문제점이 지적되는 대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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