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연구조직 명칭을 ‘미래기술원’으로 개편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전고체·건식 전극·LFP 등 미래 기술 선점에 나선다.
SK온은 기존 ‘SK온 배터리연구원’의 명칭을 ‘SK온 미래기술원’으로 변경하고, 기술 중심 성장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치열해지는 기술 경쟁에 대응해 연구개발(R&D) 방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박기수 초대 미래기술원장(前 R&D 본부장)은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환경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며 “선명한 R&D 전략을 바탕으로 SK온을 기술 주도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미래기술원은 ▲전고체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각형 배터리 등 폼팩터·소재 다변화를 핵심 전략 과제로 설정하고, 가격 경쟁력과 제품 안전성 확보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로는 ▲셀투팩(Cell to Pack)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이 꼽힌다. 셀투팩은 배터리 셀을 바로 팩에 조립하는 방식으로, 모듈 단계를 생략해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SK온은 올해 안으로 LFP와 미드니켈 기반 셀투팩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건식 전극 공정은 기존 습식 공정 대비 설비 투자비와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미래기술원은 연내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하고 상품화 가능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안전성 분야에서는 ▲반고체 배터리 ▲열폭주 방지 솔루션 개발이 핵심이다. 반고체 배터리는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해질을 적용해 기존 액체 전해질 대비 안전성이 높다. SK온은 미래기술원 내 파일럿 라인을 통해 내년 말까지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열폭주 방지 기술로는 액침 냉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술 검증을 마쳤으며, 올해 완성차 업체들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오는 11월 예정된 SK엔무브와의 합병을 통해 기술 시너지도 기대된다.
SK온 미래기술원은 SK그룹의 배터리 연구 역사와 맞닿아 있다. 1985년 유공 울산 기술지원연구소에서 에너지 저장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고, 1995년 출범한 SK대덕기술원은 2010년 국내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에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공급했다. 2019년에는 니켈 함량 90%의 NCM9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Z폴딩’ 공법 등으로 안전성과 성능 모두를 확보한 바 있다.
SK온은 미래기술원을 전진 기지로 삼아 기술 주도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