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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가자지구 전쟁 2년째…트럼프 '평화구상'에도 종전 확신 어려워

인질 석방·휴전 협상 돌입…'평화구상' 1단계
하마스 무장해제·통치권 포기 등 장애물 남아
2년 전쟁이 불러온 참사…사망자 6만 명 이상

 

가자지구 전쟁이 2년째를 맞아 사망자가 6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미국의 개입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에 돌입했다. 전쟁 종식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무장해제와 통치권 포기 문제 등 난제가 남아 종전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 인질 석방·휴전 협상 돌입…트럼프 '평화구상' 1단계


지난 6일(현지 시각)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따라 이집트에서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에 들어갔다. 평화구상을 이행하기 위한 첫 단계다.


이번 협상에 대해 이집트 외무부는 이스라엘이 수감한 팔레스타인들 석방과 하마스가 가자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생존 인질 20명 전원 석방 및 사망 인질 시신 송환 방안에 논의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은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을 전원 석방 및 송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고 군사작전을 중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팔레스타인 관료들로 구성된 위원회의 가자 임시통치 ▲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이사회'의 팔레스타인 위원회 관리·감독 ▲ 미국·아랍 등이 구성하는 국제안정화군(ISF) 가자지구 배치 등의 내용도 있다.


지난 3일 하마스가 인질 전원을 석방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적극 화답하면서 종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하마스가) 지속적인 평화를 이룰 준비가 됐다"며 찬사를 보냈고 이스라엘을 향해서도 "즉각 가자지구 폭격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4일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모든 인질의 석방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 계획의 첫 단계를 즉시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하마스 무장해제·통치권 포기 등 장애물 남아…협상 난항 전망도


다만 구상에는 무장해제, 가자지구 통치권 포기 등 하마스가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도 있어 정말로 종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 6항은 "인질 전원이 송환되면 평화적 공존과 무장해제에 돌입한 하마스 조직원에게는 사면이 주어진다"며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적시했다.


13항은 "하마스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어떤 형태로든 가자지구 통치에서 어떤 역할도 맡지 않는다는 데에 동의한다"고 적시해 하마스의 전후 가자지구 통치 참여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이 때문에 하마스는 지난 3일 인질 석방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무장해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통치권 포기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 4일 알하야 하마스 협상대표도 TV에 출연해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전쟁 중 팔레스타인의 죽음이 "승리의 연료이자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며 점령군에게 영원히 남을 오점"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중단 요구에도 가자지구 공격을 이어갔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가자시티 시파 병원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가자 남부 나세르병원은 라파의 구호품 배급소 인근에서 4명이 총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과 아랍 관계자들이 현실적으로 협상이 더 오래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 2년 전쟁이 불러온 참사…사망자 6만 명 이상


양측이 평화구상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2년간의 전쟁은 가자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최악의 참사를 낳았다.


지난 5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가 가자지구 분쟁 2년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년간 이 지역 사망자는 어린이 1만 8430명을 포함해 6만 6100명에 달했다.


가자지구 전체에서 80% 이상의 건물이 파괴되거나 손상돼 주민 대부분이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만 했다.


농경지의 98% 이상이 손상되거나 접근이 어려워졌다. 영양실조 사망자는 어린이 150명을 포함해 455명이다. 의료진과 환자, 병원 등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은 790건에 달하며 위생 자원의 90%가 파괴됐다.


 UNRWA는 "가자지구 내 5가구 중 2가구 이상이 수거되지 않은 폐기물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여성용품이 부족한 여성과 소녀들 수만 50만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3년 연속 학교를 떠난 어린이가 66만 명이고, 학교의 92%가 대대적인 수리나 전면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유엔 산하 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집단학살(genocide)을 자행하고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위원회는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국제법상 5가지 집단학살 행위 중 4가지를 저질렀다고 봤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관해 현재까지 나온 가장 강력하고 권위있는 유엔의 조사 결과"라고 부연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당방위에 의한, 국제법에 따른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은 2년이라는 시간과 미국의 개입에도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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