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제도'가 수도권은 내년부터, 비수도권은 2030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운데 이에 대비한 공공소각시설 증설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연합뉴스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기준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하루 4745t으로 이 가운데 공공소각시설(23개 시군 26곳)에서 처리한 용량은 3578t이다. 나머지 1157t 가운데 민간소각시설(8개 시군 16곳)에서 516t을 처리했으며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한 양은 641t이다.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18개 시군이 직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시군이 소각 처리로 전환해야 하는 생활폐기물은 내년에 600여t으로 추산됐다.
최근 시군별로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며 서둘러 입찰에 들어갔다. 안양시의 경우 연간 1만여t을 민간에 위탁하기로 하고 입찰 단가를 1t당 22만 원으로 잡았다. 연간 6300t을 민간소각시설로 돌려야 하는 광주시도 1t당 처리 단가를 20만 원으로 입찰에 부쳤다.
낙찰가가 다소 낮아지더라도 수도권매립지 처리 단가(1t당 11만 6000원)에 비해 1t당 수만 원씩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내 21개 시군에서 공공소각시설 21곳의 신증설을 추진 중이지만 이들 시설은 빨라야 2년 뒤인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상당수 입지 예정 지역 주민들이 시설 운영에 반대해 계획이 늦춰졌으며 이마저도 목표 연도를 맞출지 불투명하다.
경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폐기물 처리는 공공의 책무로, 민간 폐기물 처리 업체 의존은 결코 지속 가능한 해법이 아니다"라며 "민간 위탁은 단기적 응급처방일 뿐, 장기적으로는 폐기물 처리 비용이 커지고, 시장 변동에 따라 생활 폐기물 처리에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지자체가 공공소각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서도 공공소각시설 확충에는 속도가 나지 않는 실정이다.
2012년 출범 초기 인구 10만 명에서 현재 40만 명에 육박하는 세종시는 2030년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전동면 송선리 일대 6만 5000m 부지에 하루 480t 처리 용량의 공공소각시설(친환경종합타운)을 설립하기로 하고 2023년 7월 입지를 확정·고시했다. 그러나 예정지 주변 주민들이 입지 결정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패소한 주민들은 최근 항소했다. 주민들은 신도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급증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구도심인 조치원 일원에 소각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생활폐기물 전량을 직매립하는 경남 진주시도 2023년 타당성 용역을 거쳐 내동면 매립장 주변에 공공소각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진주시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선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입지 확정과 실시 설계 등 여러 절차를 감안하면 2030년 전까지 완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비수도권 곳곳에서 공공처리시설 건립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강원 강릉시는 2020년 11월 강동면 자원순환센터에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신축 공사에 들어가 2023년 9월 준공, 가동에 들어갔다. 법 시행보다 6년여 앞선 것인데 하루 190t 처리 규모로, 가동 이후 폐기물 매립량이 83% 이상 감소했다.
평창군과 광역화 협력으로 사업비 절감뿐 아니라 운영비 공동 분담 체계를 구축, 타 지자체 대비 운영 효율성이 45% 이상 개선됐다. 울산시는 내년 10월 준공 목표로 성암소각장 1·2호기 재건립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1·2호기 소각 용량은 하루 400t에서 460t으로 늘어나고 기존 3호기를 합하면 하루 소각량은 710t까지 늘어난다. 울산지역 하루 쓰레기 발생량이 450~500t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여유가 있는 셈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