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어렵지 않게 일상의 감정처럼 스며들기를 바라는 한 채의 '집'이 있다. 이미정 작가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포개진 감정과 풍경을 따라 관객을 사유의 공간으로 초대한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언더 레이어(PS Under Layer)는 이미정 작가의 개인전 'In the Name of Love 사랑의 이름으로'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공존하는 양가적인 감정과 일상의 장면을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그 속에 잠재된 다층적인 의미를 탐색한다.
이미정 작가는 동시대의 미감과 유행이 만들어내는 풍경,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욕망과 가치를 이미지로 풀어내는 '조립식 회화'를 통해 독창적인 형식을 구축했다.
그는 조립식 가구의 방식과 유행 속에서 형성되는 공통의 풍경을 재료로 삼아 '집'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시대적 감수성과 사회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는 세 개의 층으로 나뉜 공간을 '집'이라는 하나의 서사로 연결하며, 이미정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주제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전시는 쇼룸과 함께 구성된 플랫폼엘 1층에서 시작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품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루이까또즈 컬렉션이 시선을 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회화 작품들은 귀엽고 따뜻한 분위기로 공간을 채우며, 예술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전한다.
이어지는 2층에서는 “How are you feeling today?”라는 일상적인 질문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창문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이 펼쳐진다.
3층에는 무지개가 떠 있는 창문, 과일과 빵, 우유가 놓인 창문, 사계절의 변화를 담은 액자 등이 배치돼 일상의 풍경을 확장한다.
일상의 이미지로 구현된 작품들은 삶의 이면에 감춰진 노동과 수고를 위트 있게 드러내며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감정의 결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장면들은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감정의 층위임을 시사한다.
전시는 복잡함을 덜어낸 동선과 직관적인 구성으로 관람의 흐름을 단순화한다. 제도적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열린 구조 속에서 작품에 담긴 감정과 사유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미정 작가는 특정한 해석을 강요하기보다 관객 각자의 경험을 불러내며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여정처럼 구성했다.
이에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관객이 자신을 둘러싼 풍경 속에서 놓치고 있던 감정과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사유의 시간을 제안한다.
일상 속 예술이 스며든 이번 전시는 내년 2월까지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를 주관한 '크리에이션 엘'은 프랑스 오리진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함께 다양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를 통해 창작자 지원과 동시대 예술가들의 전시·공연·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