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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로 은행권 최대 이익…그런데 사라지는 은행 창구

고령층 “세뱃돈 찾으려 해도 갈 곳 없어” 금융거래의 장벽 실감

 

설 연휴를 앞두고 손주들에게 줄 세뱃돈을 찾으려던 70대 김 모 씨는 집 근처 은행 영업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걸어서 갈 수 있었던 지점은 통폐합됐고, 가장 가까운 점포는 버스로 이동하는 거리에 있었다.

 

모바일 뱅킹이 익숙지 않은 노인들에게 ‘지점 통폐합'은 금융거래의 큰 장벽이 되고 있다. 

최근 은행 업계는 급증한 대출로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도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에 나서며 금융 접근성 약화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금융권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총 영업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748개로 집계됐다.

2024년 말(3842개)보다 94개 영업점이 줄었고, 2020년 말(4424개)과 비교하면 5년 사이 676개가 사라졌다.

 

최근 1년간 은행별 증감 규모를 보면 신한은행이 43개, KB국민은행 29개, 우리은행 28개가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6개 늘었으며, NH농협은행은 변화가 없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영업점 방문 고객과 업무량이 최근 5년간 30% 이상 감소했다”며 “감소 폭이 계속 확대되는 만큼 점포 통폐합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기록한 실적을 감안하면 점포 축소가 과연 절박한 선택이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KB ·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3조 9919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익의 대부분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서 발생한 이자이익, 이른바 ‘예대마진’에 기반한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대출 잔액이 늘면서 은행 수익도 함께 확대됐다. 결국 “이자로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창구는 줄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디지털 비대면 금융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은행권에서는 송금, 계좌 개설, 대출 신청까지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가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만큼 점포 유지 비용과 인건비를 줄이고, 온라인 중심의 경영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금융은 공공성이 강한 산업으로 단순한 ‘이용자 감소’ 통계만으로 지역 점포를 없앨 경우, 현금 인출·통장 정리·상담 등 기본 금융 서비스조차 접근이 어려워지는 계층이 발생한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점포 통폐합 이후 고령층이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ATM 사용법을 몰라 창구를 찾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의 점포 감축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금융 접근성 약화를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디지털 전환과 경영 효율이라는 명분과, 오프라인 금융 접근성이라는 공공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은행권의 또 다른 과제가 되고 있다.

[ 경기신문 = 성은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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