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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일까,게임일까"

30대 남자 '게임캐릭터 복수' 상대방에 흉기 휘두르고
용인과 인천서 초등학생들이 '고속 레이싱'하다 사고

게임중독에 빠져 현실과 혼동해 성인이 자신의 캐릭터를 죽인 상대방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초등학생들이 자동차를 훔쳐 고속레이싱을 하다사고를 내는 등 '온-오프라인'혼동 증후군이 속출하고 있다.
#성인=성남중부경찰서는 9일 온라인 게임중 자신의 캐릭터를 죽인 것에 복수를 하겠다며 PC방에서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황모(35.퀵서비스.성남시 수정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8일 오전 6시 20분께 성남시 수정구 모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남모(19.무직)군의 옆구리를 흉기로 찌른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황씨는 채팅을 하면서 온라인게임을 하던 중 같은 편인 A씨 등이 자신의 캐릭터를 이유없이 죽인데 격분, A씨가 게임중인 PC방을 찾아 PC방 입구에 있던 남씨를 A씨로 착각해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3년여전부터 하루 4∼6시간씩 온라인 게임을 해왔으며 퀵서비스 배달이 없을 때에는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지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황씨는 본인 스스로 '컴퓨터 중독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게임에 빠져 생활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게임 캐릭터는 나의 분신인데 캐릭터가 죽으니 내가 죽은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게임에서 상대방이 내 캐릭터를 죽이는 것이나 현실에서 내가 게임 상대를 죽이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최근 온라인 게임과 오프라인 생활을 혼동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초등생=지난 7일 용인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2명이 온라인 게임인 카트라이더에 빠져 실제 자동차를 훔쳐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이들은 경기도 42번 국도를 따라 대략 8㎞를 달린 후 아주대 정문 앞에서 3중 추돌사고를 낸 후 레이싱을 끝냈다.
자동차를 직접 몬 신모 군은 경찰 조사에서 "게임할 때 실제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운전을 해보니까 재밌던데요"라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인천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초등학교 2년생인 김모 군이 인터넷 자동차 경주게임에 빠져 동네에 주차된 이모 씨의 승용차를 훔쳐 타고 다니다 접촉사고를 낸 것.
단지 자동차 경주용 게임만이 문제가 아니다.
살인, 폭행 등 폭력성이 포함된 각종 인터넷 게임이 발달 과정에 있는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 진단=하지현 용인정신병원 진료과장은 "과거 망토를 두른 채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나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나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며 "다만 카트라이더처럼 게임이 현실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 과장은 "게임에서 자동차 운전은 위험하지 않다는 환상을 배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전을 하는 것"이라며 "부모가 자동차 운전이나 게임의 폭력성 등에 대해 적절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임과 현실의 구분 없이 왔다 갔다 하는 현상에 대해 게임 제작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진짜 문제는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잘못된 세계관을 옮겨 놓은 게임 제작사에 있다"고 비판하고 "게임 상품에 대한 제조물책임법(PL)을 적용해서라도 건전한 게임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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