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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농가에도 디자인 접목해야"

 

천년 넘게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비취색 고려청자와 잎새 떨어진 겨울철 나목 조차 아름다운 분재목이 만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이런 상품이 지금은 시중에 많이 나돌아 생소하지 않지만 불과 8년 전 처음 접할 때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도자기에 분재를 접목시킨 발상이 그 당시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만큼 화훼업계의 충격은 대단했다.
지난 1989년 연암축산원예 전문대(현 천안연암 전문대)를 나와 16년째 화훼농사 한길만을 고집해 온 문응식(38)씨.
기발한 아이디어로 분재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주인공이다.
서울경마장 옆 옛길을 따라 차로 5분 거리인 과천시 주암동 226-6 일대 1천여평에 ‘도자기랑 나무랑’상호로 내건 그의 농장엔 손수 만든 2만여개의 도자기분재가 진열돼 있다.
소나무, 향나무, 소사나무, 철쭉 등 분재목들이 청자에 심겨져 가지런히 진열돼 있는 모습은 예술품의 행진을 보는 듯 하다.
도자기 분재의 탄생은 우연한 기회에 시도되었지만 그 과정은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15년 전 낯선 동네에 버려진 도자기를 보고 그 속에 나무를 심으면 어떨까하는 게 시발점이었지요”
그 길로 버려진 도자기를 줍기도 하고 가격이 저렴한 도자기를 구입해 망치와 못 등 지극히 간단한 도구로 배수구와 나무를 이식한 공간을 만들었으나 도자기는 조금만 힘에도 견디지 못하고 깨지기 일쑤였다.
몇 년간에 걸친 수작업 끝에 제법 모양새를 갖춘 분재는 이웃과 친척들에게 나눠주었다.
취미수준에서 본격적인 상품화로 나선 것은 그로부터 8년 뒤로 자신이 안성농장에서 기른 나무를 여주, 이천 등지의 유명 전통도예가에서 납품받은 도자기에 심었다.
초기 디자인 면에서 다소 뒤떨어져 반응이 시원찮은 시행착오를 여러 번 거쳐 현재의 작품으로 정착했다.
“도자기는 중국이 끝내 흉내를 못 냈다는 상감청자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주병과 매병, 항아리 등 모양도 다양하게 출시했습니다”
그의 이런 노력은 농림부 주최 신상품 공모전 은상, 고양 세계꽃박람회 농협중앙회장상, 안면도 꽃박람회 충청남도 도지사상 등 온갖 상을 품에 안겨주었다.
또 이런 소문은 알게 모르게 퍼져 애호가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 수출도 하고 있다.
문씨는 화훼와 관련된 특허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달팽이 형태의 조립식 분에 식물을 키우는 ‘그루’와 도자기 분재를 담는 종이상자 등 무려 33개의 특허가 그의 머리 속에서 나왔다.
“모든 분야가 디자인의 싸움이란 말이 있듯 화훼농가도 이제는 단순 재배에서 벗어나 끊임없는 연구로 소비욕구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다음에 무슨 작품을 또 만들어 화훼업계에 돌풍을 불러올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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