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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화성’안내판 부끄럽다

성곽 안내표지판 표기 잘못 돼 시민들 항의 잇따라

"수원 화성을 1976년에 축성했다?"
연간 1백만 명의 국내. 외 관광객이 찾고 매주 수백 명의 초. 중. 고교생들이 문화재 탐방을하는 수원 ‘화성’이 성곽 시설물 안내표지판의 표기가 엉터리여서 수원시청 홈페이지에 잘못된 표기를 바로 잡을 것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원시 화성사업소는 지난 해 말 44개 화성 시설물의 안내간판에 대해 일제정비를 했는데도 이 같은 오류가 드러나 안내표지판 정비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원 '화성' 축성한 정조대왕도 표기오류= 지난 달 27일부터 이달 9일과 10일 세 차례에 걸쳐 항의의 글을 올린 이승우 씨는 안내판의 오류를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동장대'옆에 세워져 있는 '화성'안내판은 수원 화성을 축성하도록 지시한 정조대왕에 대한 불경죄를 저지른 오류를 범했다.
12일 본지가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정조(正祖)가 두 군데나 정조(正租)로 적혀 있었다.
租는 벼, 곧 부세(賦稅=세금)란 뜻이다.
또 1796년인 수원 화성축성 연도를 180년이나 지난 1976년으로 표기하는 중대한 오류도 저질렀다.
#틀리거나 쓰지도 않는 한자 사용=이씨는 "수원이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따라 걷다 보면 요소요소에 세워져 있는 안내간판 가운데 특히 일문(日文)안내문의 한자표기에 오류가 많아 낯이 뜨겁다"고 꼬집었다.
'방화수류정'의 일어 안내판 제목에서 ’수류정’의 ’수’가 ’따를 수(隨)’가 아닌 ’수나라 수(隋)’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본문에서는 ’누각(樓閣)’이 ’褸閣’으로 잘못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는 ’다락’이란 뜻이고 후자는 ’남루하다’는 뜻이다.
결국 남루한(낡은) 누각이라는 뜻이 된다.
'정조 19년' 등 세 군데의 연도가 모두 ’年’이 아닌 ’秊’으로 표기돼 있다며 뒤의 것이 ’年’의 본자(本字)라고는 하지만 오늘날 ’年’자가 관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음에 비추어 읽는 이에게 혼란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괭객들을 시설물이 홍수로 '유실(流失)'됐음을 일어로 옮기면서 ’유실’을 엉뚱하게 ’유척(流척)’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척' 자는 치(齒)변에 구(句)자를 쓴 글자로 자판에도 없는 한자인데,그 뜻은 고사하고 이런 어려운 한자어가 어디서 나왔으며 또 실제 있기나 한 어휘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시민 유기범 씨는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 선경도서관 앞 화령전(사적 115호) 운헌각의 현판과 운헌각 바로 앞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이 각각 다른 표기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운한각의 ‘한’자는 漢(한수 한)인데 안내표지판의 ‘한’자는 韓(한나라 한)이라며 "도대체 어느 것이 맞는 표기냐"고 반문했다.
본지가 전문서적과 자료를 확인한 결과 운한각의 올바른 표기는 ‘漢’(한수 한)이었다.
#화성을 기리는 '기적비'조차 오류=이씨는 안내판에 '화성기적비'를 記蹟碑라고 적고 있는데 紀蹟碑라고 해야 맞다고 지적했다.
두 가지 모두 '기록할 기'이지만 '공로를 기념하는' 경우 紀功碑라고 하듯이 기적비의 '기는 '紀'로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화성기적비명'의 전액(篆額=이마에 전자로 쓴 글자)에도 '紀蹟碑銘'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1991년 복원 당시의 수원시장도 紀蹟碑라고 정확히 썼다고 자신이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수원시 입장=수원시 화성사업소 김충영 시설과장은 "지난 해 말 44개 성곽시설물에 설치된 46개 안내판을 일제정비했는데 미처 살피지 못한 것 같다"며 "오류가 있거나 오기가 된 부분을 바로 고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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