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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엿듣는다' '몰래카메라에 찍힐라'

감시불안 증후군 확산

정보통신부가 CDMA방식의 휴대폰 도청과 감청이 가능하다고 처음으로 공식인정하면서 도청과 감청,감시의 불안에 떠는 '감시불안증후군'이 일반시민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나도 언제당할 지 모른다"
관급공사를 주로 하는 최모씨(51.수원시 팔달구)의 하루 일과는 불안에서 시작해 불안으로 끝난다.
매일 오전 8시께 집에서 나와 출근하는 그는 아파트 단지내 엘리베이터를 타면서부터 기분이 찜찜하다.
방범이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경비실에서 CCTV로 자신을 훔쳐 보는 것 같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면서도 마찬가지다.
성추행이나 강.절도를 막는다며 설치된 감시용 카메라에 감시당하는 기분이 영 불쾌하다.
점심시간때 마신 술도 깰 겸 사우나를 가도 감시노이로제에 시달린다.
옷장과 실내를 비추는 감시카메라를 보고 혹시나 술에 취해 실수로 남의 옷장을 열려다 망신을 당하고 경찰에 끌려가 조사를 받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싹한 기분이 든다.
부인과 쇼핑을 하는 날도 기분을 잡치는 경우가 많다.
계산대와 매장 곳곳에 설치된 감시용 카메라와 탐지기를 볼 때마다 동네 슈퍼가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피곤한 몸을 끌고 집에 들어와서 친지나 아는 공무원과 핸드폰이나 전화통화를 할 때면 혹시나 감청이나 도청을 당하지 않을 까 두려움이 앞선다.
늦은 밤 잠에 들면서도 언제나 '감시노이로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두 다리를 뻗지 못한다.
'X파일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면서 최씨처럼 '감시 불안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일부는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관공서 더욱 심각하다
지난 1일부터 새 청사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 용인시의 경우 3천500만원을 들여 새 청사에 도청 방지 시스템 설치했다.
구청사에 탐지시스템이 있었으나 도청 방식이 워낙 지능화돼 최첨단 장비를 다시 구축한 것이다.
도청탐지장치는 설치하지 않더라도 사무실에 들어오는 각종 물품에 도청기가 들어있지는 않은지, 또 회의실이나 전화선에 도청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지 탐지하는 시, 군도 상당수에 이른다.
부천시 정보통신담당자는 "화분 같은 데 도청기가 들어있지 않은지 탐지하고, 강당이나 회의실도 수시로 탐지한다"며 "개발 계획이라든지 주요 시책이 새어나가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청도 최근 민간보안업체에 의뢰해 도 지사실 등 주요사무실에 대한 도청장치 설치여부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체도 몸사린다
분당의 한 호텔은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객실과 욕실,화장실등에 설치하고 보안업체로부터 수시로 점검도 받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고객들이 사업상 기밀이 누설되거나 언제 어떤 협박을 받을 지 몰라 불안해 하기 때문에 도.감청 탐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 대표들도 회사는 물론 집에까지 도청방지를 갖추는 일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보안업체인 금성씨큐리티 관계자는 "X파일 사건이후 고객 크게 늘어 30%이상 매출이 늘었다"며 "기업체 대표나 중역들의 저택에 많이 설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제는 반드시 사라져야
지난 1996년 도 단위 기관장 비서실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어느날 안기부에서 도청이 되는지 알아봐주겠다며 각종 장비를 가지고 와서 장시간 작업을 하고 갔다"며 "당시엔 별 다른 의심이 안 들었으나 이제보니 무슨 일을 당했던 것인 지 짐작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도청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정부도 과거에 이뤄진 도.감청에 대한 실체를 규명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고 있는 만큼 온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도청과 감청은 영원히 추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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