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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예배당에 총을 들고 나타난 이유

저자 : 강종희
출판사 : 예루살렘
256쪽. 9천원
비교적 긴 제목의 이 책의 타이틀만 놓고 보면 어째 어스스해진다.
교회에 군인들이 몰려가 쿠데타를 일으킬 일도 없고 다수를 뜻하는 '그들'이란 용어선택이 특정인을 겨냥한 습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허나 책표지에 화사하게 웃는 저자의 모습과 군종 목사의 하나님 사랑이야기란 부제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은 간다.
'그들이 예방당에…'는 과천에 소재한 국군지휘통신사령부 군종실장으로 근무하는 강성희 소령의 19년간 목회활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저자는 6개의 큰 단락에 103개 소제목을 붙여 256쪽에 걸쳐 주변 얘기를 담담하고 진솔하게 풀어나간다.
얼핏 밋밋할 것 같은 이 책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는 특정종교의 전도나 강연이 아닌 목사가 바라본 범인(凡人)들의 삶과 그들이 살아온 지평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장(章)이란 점이다.
책제목의 이유는 86쪽에 나온다.
필자가 군목으로 임관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 예배를 시작하려는 시각 무장한 군인들이 교회로 들이닥친다.
'우리 중에 간첩이 있나' '예배를 방해하러 왔나' 잔뜩 긴장한 것도 잠깐 그들도 예배하러 왔다는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난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편견에 대한 본인의 잘못과 대중을 향한 경고메시지를 던진다.
이런 깨우침은 곳곳에서 표출된다.
새벽 강단에 엎드려 주님과의 밀어 속에 '네 모습이 내 모습이다'란 울림을 듣는 순간의 자기반성을 적었고 이기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의 단면을 꼬집었다.
강 목사는 '마당 쓸고 맞아주셨던 분'엔 썩은 한 알의 밀알이 더 많은 생명을 잉태한다는 깨우침을, '새로 들어온 냉장고'는 당신의 인생이 정말 남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라는 것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작은 돌이 모여서 바다를 메우는 새만금사업장을 다녀와선 결코 자신의 인생을 좌절하지도 포기하지도 말라는 은근한 당부도 담겨있다.
'그들이 예배당에…'는 소설을 업으로 삼는 작가가 아닌 만큼 서정적이거나 현란한 글 솜씨는 없다.
하지만 작은 것에 감사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간이 되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하는가에 대한 울림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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