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2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실상 소멸했다. 석유류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를 끌어 올리는 가운데 정부가 추가로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3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역대 유류세 인하 조치 사상 최대 폭으로, 이로써 휘발유를 구매할 때 붙는 유류세는 인하 전 820원에서 573원으로 내려가게 됐다. 유류세 인하가 소비자 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1리터(L)당 247원의 가격 하락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경유 역시 L당 가격이 174원 내려가고, LPG부탄은 L당 가격이 61원 절감된다. 그러나 정부가 유류세를 찍어누르는 가운데에도 석유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2천37.5원으로 전주보다 24.5원 상승했다. 경유 평균 가격도 전주보다 22.4원 오른 L당 2천30.8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유종인 휘발유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지난 8∼10일 진행한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에서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되었다"고 보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적투쟁'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론에서는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하였다"고 밝혔다. 비슷한 문장에서 5개월여 만에 '북남관계'가 '대적투쟁'이라는 강경한 표현으로 바뀐 것이다. 북한은 2020년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조리 차단하면서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기는 했다. 하지만 긴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는 고위 간부나 관영매체가 남측을 적이라고 콕 집어 규정한 적은 없었는데, 이 표현이 부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북한은 우리의 적' 발언을 의식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
"회사 주변 식당에서 1만원 이하 점심은 찾아보기 어렵고 커피까지 마시면 한 끼에 최소 1만5천원이 들어요.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실감이 갈수록 커져요." 서울 종로로 출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다"며 이같이 푸념했다. 런치플레이션은 점심(런치)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합한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지며 재택근무 대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접하는 점심 물가가 눈에 띄게 뛴 것을 가리킨다. 미국 동부의 매릴랜드주에 사는 켈리 야우 맥클레이는 최근 CNN방송에 "런치플레이션은 100% 진짜로, 모든 것이 비싸졌다"며 "이전에는 7~12달러(8천800~1만5천원)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5달러(1만9천원) 이하로는 괜찮은 점심을 절대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대규모 재정지출과 기후변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지구촌에 드리운 인플레이션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 우유 가격이 인상되면서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과 커피
10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정치신인으로서 여의도 문법을 깨고 대선에 승리한 뒤에는 아예 청와대 밖으로 나와 대통령의 문법을 깬 파격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임기 초 대중 정치인의 면모를 드러내며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적극적인 '소통' 이미지로 새로운 대통령상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이 검찰편중 인사 등을 놓고 연일 비판하는 가운데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통합의 정치를 구현하는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 초유의 '출퇴근' 대통령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윤 대통령 집권 초 최대 이벤트였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하겠다며 북악산 기슭의 청와대를 시민들에 개방하고 자신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 새 집무실을 차려 이른바 '용산 시대'를 열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처럼 달라진 공간이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까지 바꿔놨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대통령의 일정과 동선 노출이 빈번해졌다. 윤 대통령이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집무실로 매일 통근하면서다. 한때 불거졌던 시민들의 교통 불편 논란도 비교적 잦아들었다. 장거리 이동 시엔
8일 별세한 방송인 송해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빈소가 채 차려지기 전부터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이 생전 '국민 MC'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날 빈소가 채 차려지기 전인 이날 이른 오후부터 방송계, 가요계, 정치계 등의 인사들이 대거 장례식장을 찾았다. 오후 3시 48분께 빠른 걸음걸이로 장례식장을 찾은 유재석과 조세호는 약 1시간 정도 조문한 뒤 별다른 말 없이 빈소를 나섰다. 이후 가수 김흥국, 조영남, 쟈니 리, 방송인 이상벽, 임백천, 배우 유동근,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김동연 경기지사 등이 잇따라 조문했다. 설운도를 비롯해 송가인, 장민호, 정동원 등 트로트 가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원로 코미디언 심형래와 김학래, 이용식 등은 오랜 시간 빈소를 지키며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빈소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개그맨 유재석·임하룡·남희석·지상렬·조세호, 가수 나훈아·이미자·설운도·유희열·송가인·KCM, 배우 마동석, 김의철 KBS 사장, 박보균 문체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가 놓였다. 가
이른바 '윤석열 사단' 출신들이 '금융계의 검찰'인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증권범죄 중점청'인 서울남부지검장의 수장으로 오면서 두 사람이 빚어낼 상승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검찰 내에서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특수통이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양 지검장이 29기로, 32기인 이 원장보다 3기수 위지만 나이로는 이 원장이 50세로 양 지검장보다 한 살 많다. 두 사람은 2016∼2017년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호흡을 맞췄다.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둘은 이용복 당시 특검보가 이끄는 수사2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를 맡아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구속기소 하는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했을 때도 두 사람은 그 휘하에서 중요 직책을 맡았다. 양 지검장은 특수3부장, 이 원장은 특수2부 부부장검사였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는 양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 연구관으로 그를 보좌했고, 이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을 맡았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로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와 갈라섰을
공무원으로 33년간 일하다 2020년 4월 퇴직한 A(64)씨는 매달 받는 공무원 연금 26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걱정이 크다. 건강보험료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직장에 다니는 아들 밑에 피부양자로 올려서 건보료를 내지 않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그러지 못한다.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재산·소득·자동차를 합쳐 적잖은 건보료를 다달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가 정한 피부양자 조건이 강화되면서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공무원 연금으로 받는 연간 3천120만원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비록 옳은 일은 아니지만, 주변 지인의 회사에 '위장 취업'해서 다시 직장가입자가 되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다. 잠정적으로 올해 9월로 잡힌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많은 은퇴자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피부양자 문턱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건보료를 면제받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져서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크게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지역가입자 등 3개 그룹으로 나뉘는데,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가족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보험 혜택을 받는다. 피부양자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일부 개보수(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신생 소규모 업체에 맡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8일 대통령실과 조달청 나라장터 등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은 경기도 포천에 소재한 한 업체와 공사비 6억8천208만 원 규모의 '청사 내 사무공간 환경개선'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방법은 경쟁입찰이 아닌 비서실이 업체를 지정하는 '수의계약' 형태였다. 이와 관련, 머니투데이는 대한전문건설협회를 인용해 해당 업체가 지난해 12월 1일 신규 등기를 한 신생 업체이고 임직원 중 기술 자격 인력은 2명에, 그중 1명은 초급 기술자라고 보도하며 업체 선정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업체가 청사 3∼8층의 각 사무실을 연결하는 간유리(불투명유리) 설치 작업을 맡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시급한 공사 일정에 따라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보안이나 시급성이 이슈가 될 때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며 "그런 이유로 수의계약이 체결됐고 급하니 일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수소문해 이 업체와 일하게 됐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의계약을 맺은 (공사) 업체는 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화물자동차 안전 운임제 일몰 폐지 및 확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7일 0시부터 무기한·전면 총파업에 돌입했다.
6·1 지방선거로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면서 경기도 내 곳곳에서 추진되던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백군기 용인시장을 주축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 8명이 설립을 추진해 온 '경기남부연합'(가칭)은 용인시를 비롯해 4곳의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면서 기로에 놓였다. 경기남부연합은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벨트'에 포함된 수원·성남·용인·화성·평택·안성·이천 등 7개 시에 오산시까지 합류한 8개 도시가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구성하기로 한 지자체 연합체다. 그간 8개 시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자체별 전략을 공유하고, 특별지자체 설립을 위한 협약안을 구상해왔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8개 시 중 특별지자체 설립을 주도한 용인시와 성남·이천·오산시 등 4개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었고, 수원시와 화성시는 민주당 소속이나 시장이 바뀌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시장이 바뀌지 않은 곳은 평택시와 안성시 2곳뿐이다. 용인시에서 이 업무를 담당한 정책보좌관마저 백군기 시장 선거 캠프 합류로 지난 3월 사직함에 따라 사실상 이 사업은 동력을 잃은 상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당선인은 "특별지자체 설립에 찬성한 다른 도시에서도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