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과 핵 신고 등의 이견으로 교착이던 북미 협상에 돌파구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북미 정상의 비공개 메시지 교환으로 ‘탑 다운’ 방식으로 판이 다시 펼쳐지는 만큼 기존 관성적 견해의 충돌을 벗어나 비핵화와 안전보장을 통 크게 교환하는 빅딜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유엔 총회에서 만날 것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스티브 비건 대북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조율을 벌일 것이다. 북한은 실무 접촉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밝힌 비핵화 확약을 실천하는 구체적 조치를 미 당국자들에게 확인해야 한다. 그 후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김 위원장 면담을 통해 ‘상응조치’에 대한 트럼프의 의지와 방안을 전달함으로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결정될 것이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첫 회담이라 양국의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의 원칙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면, 2차 회담은 쌍방의 보다 실천적인 조치들과 이행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결코 서둘러서도 안 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영구적 폐기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주요 국가와 무역협정을 타결, 체결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과 맺고 있는 경제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나라는 남북관계, 북미 관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통상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지난 3월 FTA 개정 협상을 사실상 타결했다. 개정 협정 서명으로 두 나라 사이에 통상 분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전통적 동맹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매서운 통상 압력을 넣고 있다. 한국이 두 번째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의 통상 관계에서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빨리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은 다행이다. 한국산 화물차에 대한 관세 철폐는 2041년으로 미뤄졌다. 대미 화물차 수출에 불리하지만 한국은 현재 미국에 화물차를 수출하지 않고 있어, 업계가 이 때문에 당장 타격받지는 않는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미국 투자자들이 소송을 남발하지 못하게 장치를 마련한 것은 바람직하다. 한미FTA가 두 나라의 통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려면 국회의 신속한…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의미는 가르침과 배움이 서로 진보시켜 준다는 뜻으로 스승과 제자사이를 말한다. 즉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는 것으로 배움이 넉넉한 스승일지라도 제자를 가르치면서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여 제자에게 가르치고 제자 또한 스승의 가르침을 남김없이 받아 성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스승과 제자관계를 일컬어 인간 최대의 만남이라고 했다. 물론 선생이라는 직책 또한 직업으로서의 명확히 정립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자기직업에 진실한 애정과 관심을 지니지 못하고 스승이 스승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할 때 참다운 내적 역할에 도달할 수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생애가 순탄하고 평온한 길만이 주어졌다고 지적할 수는 없으니 모름지기 학문을 연구하고 인격을 연마하는 도량에서의 선생과 학생 상호간의 관계는 존경과 신뢰로 이어진 것이 맞다. 사회 제도권 속의 획일적인 교육상황과 압박 속에서도 분명한 신념을 지니고 의연한 교육자로서의 당당한 자세와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 로빈 월리엄스의 ‘죽은 시인의 사회’는 교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불신과 불확실의 세대에 생존하고 있는 우…
최근 ‘인구주택 총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고령인구는 711만5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0.6%p 늘어난 수치이며 전체 인구가 5천127만 명에서 5천142만 명으로 0.3% 증가하는 사이 고령인구는 678만 명에서 712만 명으로 5.0% 증가했다.”는 정말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그동안 온 국민이 걱정도 많이 하고 좋은 정책도 만들어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사회적 공감대형성에도 주력했지만 모든 것이 허사인 것 같아 씁쓰름하다. 전체 인구가 증가했는데도 경제활동에 종사할 연령층인 15~64세 생산인구는 오히려 감소했다니 할아버지·할머니 인구가 손자·손녀 보다 더 많은 기이한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인구동향에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 2분기 0.97명으로, 올해 처음 1.0명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여성이 일생 동안 한 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하락 추이가 계속되면 인구 구조 불균형은 불을 보듯…
천지 앞에 섰다. 가슴이 쿵쾅대고 숨이 멎는 듯 했다. 웅장하고 푸르게 고요한 듯 힘찬 물들이 일제히 일어서 함성을 지르는 듯 했다. 말갛게 갠 하늘과 선선한 바람, 마음 같아선 태극기라도 흔들고 싶었다. 마음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며 눈을 감고 두 팔 벌려 천지를 가슴에 담았다. 눈을 감고 가슴으로 느끼는 천지는 황홀했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이 연상되고 불기둥이 치솟아 오르며 흘러내리는 것을 상상했다. 불구덩이 속에서 천지가 생기고 그 용암이 흘러 금강대협곡을 만드는 장관이 그려졌다. 아득한 순간 눈을 뜨고 천지를 보았다. 화산석을 만져보았다. 포슬포슬함이 그날의 온기가 남아있는 듯 했다. 이렇게 가슴 벅찬 순간이 살면서 얼마나 있었을까. 이대로 돌이 되어 천지에 머물러도 아쉽지 않을 것 같았다. 자연이 허락한 사람만이 천지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듯 산을 오를 때 퍼붓던 소나기가 천지 앞에 서니 거짓말처럼 그쳤다. 많은 비와 안개로 1년 중 천지를 볼 수 있는 날이 불과 40여 일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두 번 여행에 두 번 다 천지를 보았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장군봉 백운봉 천석봉 등에 둘러쌓인 천지는 99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새로운 언어, 영어를 배우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접근방식을 암시하고, 또한 지적인 경험의 확장을 의미한다. 들었을 때 그것을 이해하고, 말하고 쓸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언어를 잘 구사하려면, 우리를 강하게 몰아붙이는 확실하고 뚜렷한 충동이 필요하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 독창적이거나 비판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한 지적 호기심과 인간의 사상이 표현될 수 있는 무한한 방식에 대한 지속적이고 활기 넘치는 관심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재빠른 관찰력, 적절한 흉내와 모방능력, 좋은 연상과 일반화 능력, 오래 유지되는 기억력 등이 요구된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능력을 향상시키고, 주의집중력을 활성화시키며, 조심성의 증대와 감수성을 강화시킨다. 또한 정치적, 문화적, 과학적, 학문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게 되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오늘날 국제화시대에서 영어는 단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요구조건은 아니다. 영어는 이미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를 설득하는 국제적 사고이며 문화이다. 또한 영어는 공적인 시험의 욕구충족 이외에도 해외여행에서의 더 큰 편리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사업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영어 서신
노끈 /이성목 마당을 쓸자 빗자루 끝에서 끈이 풀렸다 그대를 생각하면 마음의 갈래가 많았다 생각을 하나로 묶어 헛간에 세워두었던 때도 있었다 마당을 다 쓸고도 빗자루에 자꾸 손이 갔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마른 꽃대를 볕 아래 놓으니 마지막 눈송이가 열린 창문으로 날아들어 남은 향기를 품고 사라지는 걸 보았다 몸을 묶었으나 함께 살지는 못했다 쩡쩡 얼어붙었던 물소리가 저수지를 떠나고 있었다 묶었던 것을 스르르 풀고 멀리 개울이 흘러갔다 이 세상의 모든 인연을 들여다보면 묶이는 꽃대와 묶는 노끈이 ‘나’와 ‘그’의 대립 항이 아니라 다같이 手動의 관계에 놓여있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부질없이 흘러가 버리는 세월을 부질없이 쓸어내는 빗자루가 우리이고 우리가 인식하는 인연이라는 것이다. 노끈의 ‘나’ 와 ‘그’의 관계는 기쁨으로 종결되는 추억담이 아니라 이별의 아픔으로 귀착 되는 인연이다. 그래서 더 크고 깊어진 눈으로 이 세상의 모든 인연을 들여다보고 되돌아보게 한다. “몸은 묶었으나 함께 살지는 못했”다고 웅얼거리는 화자의 애절함이 독자에게 그대로…
축제의 장 세계 최대 ‘구석기축제’로 뜬 관광명소 10개국 선사시대 체험 21만여명 발길 ‘농·특산물 큰 장터’‘고려인삼축제’ 등 문화유적 활용 계절별 다양한 축제 개최 지질교육의 장 2015년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 인증 민선 7기 ‘HI 러브 연천’ 슬로건 출범 김광철 군수 “재인폭포 등 관광 벨트화 미래세대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 한반도 중심에 위치한 연천군 전곡리 유적지는 1978년 겨울 한탄강 유원지에 놀러왔던 미군 병사에 의해 지표에서 석기가 발견되면서 처음 주목 받았다. 이 병사는 채집석기를 서울대학교 고(故) 김원룡 교수에게 가져갔고, 김 교수와 영남대학교 정영화 교수에 의해 아슐리안계 구석기 유물로 밝혀지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구석기 유적지로 떠올랐다. 전곡리 유적지는 전곡 시가지 남쪽, 한탄강이 감싸고도는 현무암 대지 위에 자리잡고 있다. 선캠브리아기에 형성된 변성암류인 편마암과 화강암이 기반암을 이루며 이 암반층을 강원도 평강 지역에서 분출해 임진강과 한탄강의 강바닥에 형성된 현무암이…
…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날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조상을 기리며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는 일이다. 차례는 차(茶)를 올리면서 드리는 예(禮)를 뜻한다. 예전에는 제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차를 꼽았으나, 차 대신 술과 숭늉을 쓰는 풍속을 바뀌었다. 추석 차례는 농사를 지어 새로 나는 음식을 올리면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의례다. 사당이 있는 집은 사당에서 위패를 모시고 차례를 올리나 대부분의 가정은 대청이나 거실에서 병풍을 치고 지방을 써서 차례를 지낸다. 추석 차례는 설 차례와 마찬가지로 메(밥)·탕·생선·고기·포·떡·삼색과실 등을 제물로 차리는데 햇곡으로 이를 장만한다. 만약 추석 때까지 햇곡이 나지 않으면 9월 초아흐레인 중구일로 날을 미뤄서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추석에 송편을 빚어 차례상에 올린다. 시대가 바뀌면서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이나 장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최근에는 파인애플, 망고 등 열대 과일이나 피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등 전통적인 제사상에서 볼 수 없는 음식들은 물론 조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