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옷깃사이를 스며드는 신선한 바람이 따스하다고 느껴지는 봄의 길목이다. 며칠 전 춘의산 둘레길에서 뽀드득 뽀드득 눈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여 걸으며 잠시의 소중한 여유를 가진 적이 있었다. 내심 회색 콘크리트 건물을 벗어난 곳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잘 꾸며진 산책로에 대해 감탄했다. 이마에 땀이 송골 송골 맺힐 즈음 둘레길 곳곳에 작은 동물이나 벌레를 잡기 위한 ‘끈끈이’가 보였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달려드는 짐승을 막기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무서운 이기심의 단면을 보게 된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온갖 나무와 동식물이 어우러져있는 곳이 산이고 또 피를 빠는 모기조차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있어야 할 곳이 산인데, 잠시 그곳을 빌리는 것에 불과한 인간이 자신의 편안함을 위한 이기적인 장치는 아닐지…. 내 직업의 특성상 싸우고 훔치고 부수며 또는 학교폭력, 성폭력 등의 일들을 매일같이 접하기에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사건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성숙하지 못한 태도를 볼 때마다 답답함에 한숨이 나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대다수의
국내 대학은 2월 중순부터 하순 중에 졸업식과 입학식을 거행한다. 재학생을 보내고 신입생을 받기 때문에 졸업식이 입학식보다 수 일, 혹은 한 주 앞서서 진행된다. 학부는 4년 주기로 졸업을 하지만 남학생들은 군 복무 그리고 다양한 이유로 휴학하면 6년에서 길게는 8년 정도 대학에 머무르게 된다. 기업이 재학생을 선호하는 탓에 취업을 위해 졸업을 연기해서 얻는 결과도 크지 않다. 고등학교 재학 내내 입시로 지친 신입생들의 표정은 이미 입학이라는 관문을 뚫고 얻게 된 평온함이 어른들의 눈에는 어린이 같이 보인다. 한 주기를 지나면 다시 움트는 새싹처럼 통과의례를 하고 새롭게 시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시 수 년 대학생활과 취업준비에 지친 졸업생들이 취업하여 첫 출근할 때의 표정은 다시 긴장되고 설렘으로 가득한 신입생들의 표정처럼 되겠지만,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표정이 노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제 늙어 정년이 되어 은퇴를 한 후 다행히 몸이 건강하여 노인대학에 입학하게 된다면 다시 새내기들의 표정처럼 밝아질 것이다. 감기를 몹시 앓고 나면 몸이 갓 태어난 듯 신선해지는 것을 느낀다. 감기는 지쳤던 몸을 잠시 추스르고 휴식한 후 새롭게 시작하라는 듯이…
1972년 어느 날, 세계적인 햄버거 체인 맥도널드의 창업자 레이 크록 회장이 텍사스 오스틴대학 MBA과정에서 강의를 했다. 강의를 마친 그에게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맥도널드는 무엇을 파는 회사입니까’. 그러자 그는 패스트푸드가 아닌 로케이션(location·입지)이라 답했다. 무엇을 파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입지, 즉 ‘목’이 장사의 첫째 조건임을 강조한 이 같은 일화는 지금도 창업컨설팅의 기본으로 통한다. 입지의 중요성은 장사에 많이 적용된다. 음식이 맛있고 주인이 친절한 집인데도 장사가 안 되는 집이 있는가 하면, 맛도 보통이고 서비스도 없지만 사람이 끊이질 않는 집이 있어서다. 이 또한 입지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고깃배와 그물이 있다 해도 아무 곳에서나 물고기를 잡지 못하는 이치와 같이. 맛과 친절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목’인 셈이다. 물론 세월이 변해 ‘맛따라 삼천리’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열이면 아홉은 여기에 해당한다. 상가뿐만이 아니다. 주거, 생산, 업무, 서비스 제공 등 어떠한 경제 활동이든 입지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얼마나 자리를 잘 잡느냐에 따라서 그 활동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주거지의…
울타리 /노혜경 가시를 솜털처럼 둘러치고 있는 찔레꽃 울타리를 빠져 나오며 바람은 한숨을 쉰다. 늘 그렇듯이 찢기는 것은 아프다. 찔레꽃 뿌리에 고인 물처럼 아프다. 모든 형체를 감싸안는 무정형이 되기까지 밀려나가고 밀려들어 오는 모든 기억은 아프다. - 시집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 실천시선·2015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과거는 어떻게 존재하는가요. 바로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옵니다. 그때 기억은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기억을 지워서는 안 됩니다. 현재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안부할머니들이 겪은 과거의 기억을 망각하는 일은 할머니들의 오늘을 외면하는 일입니다. 할머니들은 ‘밀려나가고 밀려들어’ 왔던 세월은 모두 아픈 기억입니다. 몸과 마음을 찢기는 아픔입니다. 시인이 한숨 쉬며 말하는 아픔의 울타리를 지금 우리가 둘러치고 있습니다. 어찌해야 합니까. ‘찔레꽃 뿌리에 고인’ 할머니들의 아픈 기억을. /이민호 시인
우리 정부는 지난달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입주기업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선제적으로 ‘개성공단 철수’라는 카드로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묵과하지 않았고 UN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끌어냈다. 개성공단이 남북한의 평화적인 상징이며 경제적 교류를 통한 통일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으나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된 자금들이 군비증강에 사용됐다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다 해도 북한정권의 잘못된 판단에 경종을 울려야 옳은 일이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적반하장 식으로 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한 망언과 ‘서울·워싱턴 불바다’ 위협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조성하며 체제결속을 다져 그 어느 때보다 북한의 도발이 우려되는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북의 도발의 의지를 꺾을 수 있는 것은 강력한 첨단무기만으로 제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위기 시 어떤 도발에도 맞서겠다는 국민 모두의 단합된 힘과 의지가 발현되었을 때 가능하다. 우리는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군의 대비태세가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고마움을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며 군을 슈퍼파워라고 믿고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3월은 각 학교에서 개학을 한다. 치열한 국제화시대를 선도해가기 위해서 젊은 학생들의 열정과 각오가 절실하다. 무한한 도전과 피나는 노력이 수반될 때에 성취의 희열을 만끽할 수 있다. 경기도는 천년의 역사 속에 발전해 왔으며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시대를 이끌어가야 한다. 창조적 혁신과 확고한 신념으로 경쟁력을 키워가야 할 때이다. 온 국민들이 시련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해가야 된다.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지로 정치, 경제, 사회발전의 터전이 되어 왔다. 특히 중국과의 활발한 교역으로 신 경제권을 확장시켜 가며 문화를 전파해간다.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경쟁력을 높여가야한다. 도에는 삼성, SK, LG, 기아자동차, 쌍용차 등 국내 주요 기업체의 수출품 공장이 집결돼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제조업 부문이 전국 점유율 50%에 달한다. 도는 전국 최고의 수출지역으로 경제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곳이다. 뛰어난 경제사회여건을 활성화 시켜서 많은 해외기업유치를 촉진시켜가야 한다. 대기업들의 투자유치를 과감하게 유도할 때이다. 편리하고 경제사회적 도움이 되는 정부와 지자체의 선도적 지원을 해준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경기도 고령친화형 마을만들기 기초연구’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의 장래 노인인구가 2040년 378만 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14년 노인인구 122만 명에 비해 3배 증가한 것이다. 심각한 것은 노인 삶의 질이 더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잔여수명’은 기대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뺀 것이다. 이 잔여수명 동안 각종 노후질환이 경제력 없고 심신이 모두 약해진 노인들을 괴롭힌다. 병치레를 하며 남은 생애를 보내야 하는 ‘유병기간’은 17년(남성 14.1년, 여성 19.6년)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모든 인류의 소망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풍족하고 행복한 생활과 편안한 죽음일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한 죽음을 맞는다면 그야말로 ‘죽어도 여한 없는 인생’이랄 수 있다. 그런데 재산도 건강도 없이 17년간이나 병을 앓으며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다 세상을 떠난다면 결코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있다. ‘고령화 사회’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일 때를 말한다.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
오늘의 제목은 ‘의무감에 시달리는 사람’입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아, 맞어! 나도 정말 의무감에 시달려!” 이런 이야기 많이 하실 것 같아요. 그 말은 많은 분들이 정말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여러분, 어느 정도의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보면 건강한 스트레스가 삶을 더 활력 있게 하니까요,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잘 해결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과도한 의무감, 그래서는 안 되는데, …해야 해!’라는 어떤 왜곡된 생각에 빠지신 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내담자 중의 한 분은 목사님 아들이었는데요, 이 분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해야 해! 나는 목사의 아들이니까 착해야 해. 나는 목회를 도와야 해. 나는 사람들에게 모범이 돼야 해. 나는 조금도 말썽을 부리면 안 돼. 엄마 아빠를 언제나 도와야 해.” 이런 생각에 과도하게 신경을 많이 쓰고 의무감을 느껴왔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는 어느 정도 그
112허위신고는 범죄이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경찰력을 현저히 낭비하고 긴급을 요하는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 112허위신고에 대해 우리 경찰은 2014년 5월 이후 경범죄처벌법을 6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로 상향 개정됐다. 더욱이 허위장난전화의 정도에 따라 끝까지 추적해 위계에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 5년 이하 징역, 1천만원 이하 벌금형과 별도로 민법 제 750조(불법행위의 내용)에 의한 민사상 손해배상제도를 병행하는 등 허위신고자에 대하여 강력 대응하고 있다. 미성년자 허위신고의 경우에도 형사능력자인 14세이상이라면 즉결심판청구가 가능하다. 지난 12일 인천 남구에서 “살인강간을 했다, 잡으러 오세요”라는 112신고가 인천 중부경찰서 신흥지구대에 접수됐다. 그러나 해당 신고는 신고자가 주취상태로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다’며 신변을 비관하여 장난삼아 허위신고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인천 중부경찰은 관할과 기능을 불문하고 신고자의 휴대전화 통신수사 및 기지국 주변 순찰차 수색 등 총력대응을 통해 끈질길 추적으로 허위신고한 피혐의자에 대해 즉결심판 회부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허위신고는 더 이상 호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