喪家에 모인 구두들 /유홍준 저녁 喪家에 구두들이 모인다 아무리 단정히 벗어놓아도 문상을 하고 나면 흐트러져 있는 신발들, 젠장, 구두들이 구두를 짓밟는 게 삶이다 밟히지 않는 건 망자의 신발뿐이다 정리가 되지 않는 喪家의 구두들이여 저건 네 구두고 저건 네 슬리퍼야 돼지고기 삶는 마당가에 어울리지 않는 화환 몇 개 세워놓고 봉투 받아라 봉투, 화투짝처럼 배를 까집는 구두들 밤 깊어 헐렁한 구두 하나 아무렇게나 꿰신고 담장가에 가서 오줌을 누면, 보인다 北天에 새로 생긴 신발자리 별 몇 개 - 유흥준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 에서 이 시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얻은 상처에 대한 치유적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삶의 진한향기가 풍겨 나오고 있으며 시와 생명에 대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이음새 역할을 느낄 수 있다. 문상객의 구두와 망자의 신발에 대한 이미지 효과가 그렇고 ‘짓밟는 게 삶이다’라는 직관적 표현이 그렇다. 망자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잡 미묘한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짓밟힘을 당하고 살았으며 혹은 짓밟고 살아 왔을까? 우리는 이 시간에도 상사와 동료, 후배들을 얼마나 밟고 있는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메르스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전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발생하는 타액 등으로 인한 비말감염 및 직접 접촉에 의한 감염경로로 추정되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아 메르스로 인한 공포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공포 분위기의 생성은 메르스 자체의 위험성도 있지만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퍼져감으로써 발생되기도 한다. 이에 경찰에서는 허위사실의 유포로 인한 불안감 증대를 막고자 허위사실 유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메르스 발병 후 얼마 되지 않아 특정병원을 명시하며 격리조치 중이라는 허위사실 메시지가 유포된 적이 있다. 이러한 허위사실 메시지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통신매체수단의 발달로 급속도로 전파되어 전 국민의 불안감을 증대시켰다. 경찰은 위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40대 남성을 명예회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명예회손’ 등 형사입건이 되어 법적인 처벌을 받는 엄연한 범죄행위다. 하지만 몇몇 국민은 다양하고 간편한 통신 매체를 이용해 무분별하게 전달
남경필 경기지사가 지난 23일 이재정 교육감을 만났다. 지사가 교육감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991년 지방교육자치제 실시 이전에는 경기도교육위원회가 합의제 집행기관으로 도지사가 당연직 의장이어서 교육감 선출문제나 예·결산 처리를 위한 회의 때는 도교육위원회를 찾았다. 그러나 공식 회의가 아님에도 지사가 교육청으로 교육감을 방문한 것은 손학규지사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배석자 없이 30여분 동안 두 기관의 협력 과제들을 논의했다고 한다. 25일에는 지사 집무실에서 지사, 교육감, 박수영 행정1부지사와 김원찬 제1부교육감이 만나 ‘2+2 협의회’를 갖고 원활한 교육협력사업 추진에 힘을 모으자고도 했다. 남 지사의 이같은 생각은 ‘교육 연정(聯政)’을 떠나 교육이야말로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8년 간 경기도와 교육청의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자주 마찰을 빚어온 것을 보아온 데서도 기인한다. 경기도의 교육국 설치문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학교용지분담금의 전출문제 등등에서 두 기관은 많은 갈등을 빚어왔었다. 이면에는 진보 성향의 교육감 등장으로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남 지사는 교육발전을
다중이용업소 화재배상책임보험은 화재발생 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3조의2(화재배상책임보험가입의무)에 의거해 다중이용업소의 화재(폭발포함)로 인한 타인의 신체 또는 재산상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할 수 있도록 건물주가 아닌 다중이용업주에게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제도이다. 기존 다중이용업소는 2013년 8월22일까지 보험가입이 완료됐으나 국민경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150㎡ 미만인 5개 업종(휴게·일반음식점, 게임제공업, PC방,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은 2년간 가입 유예기간을 주었고, 오는 8월22일까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미가입 기간에 따라 3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남부소방서에서는 영업주분들이 화재배상책임보험의 의무가입을 알지 못해 과태료를 부과당하는 일이 없도록 직능단체 간담회 및 가입 안내문 발송 등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유예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업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지난 세월호 참사이후 안전에 대한 열망과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안
경기도가 2030년까지 전력자립도를 70%까지 상승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20조원 규모의 에너지 신산업 시장을 선도해 일자리 15만개를 창출하겠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남경필 지사가 강득구 도의회 의장, 이재정 도교육감, 염태영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장(수원시장) 등과 함께 지난 25일 선포한 ‘경기도 에너지비전 2030’은 경기도-시·군-도의회-도교육청 등이 함께 ▲전력자립도 70% 달성 ▲에너지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선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0% 달성 등을 실천하자는 내용이다. 도는 앞으로 5년 동안 7천억 원을 들여 조직과 인력, 예산 등 구체적인 운영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한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에너지 생산 혁신전략이다. 1만개의 지붕을 태양광 발전소로 만드는 한편 도내 각지에 신재생 에너지타운, 에너지 자립마을 100개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산업단지를 친환경모델로 리모델링하거나 생태산업단지를 확대하며 공공기관과 아파트 조명을 100% LED로 교체하고 공공청사의 에너지자립 건물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효율 혁신 전략도 수립했다. 이를 위해 도는 태양광·연료전지·열병합 등 에너지 생산 확대, 주
“어르신은 이 시간에는 못 들어가십니다.” 지난 새벽, 미국에서 손님으로 오신 대학 총장님을 시립수영장에 모시고 갔는데 관리자가 우리를 막아섰다. “왜 그렇지요? 우리는 먼 길을 왔는데요. 그리고 이분은 미국에서 오셨는데 매일 아침 수영을 하셔서 수영을 아주 잘하세요.” “그래도 안 됩니다. 규정이 그래서.” 하지만 미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그렇게 돌아가게 할 수 없었다. “그런 규정이 어디 있나요? 한번 봅시다.” 시립수영장 직원은 수영시간 안내 포스터 밑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한 문장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작은 글씨로 “새벽시간에는 어르신과 어린이 입장은 불가합니다”라고 적어두었다. 할 수 없이 뒤돌아서는데 왠지 낯이 달아올랐다. 동행한 손님도 한마디를 보태셨다. “지금까지 내 나이가 몇인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바쁘게 살았는데, 오늘 아침 저분이 면전에서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고 지적해주는군요.” 100세 시대를 앞둔 요즘, 69세이신 그분이 이런 ‘수모’를 겪고 돌아서야 하는 상황이 당황스럽고 한편으
물안개 그윽한 품안으로 들어서는 일은 안긴다기보다는 끌려들어간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지난 밤 한 차례 쏟아진 소나기의 영향 때문일까, 새소리 머금은 숲은 더더욱 싱그러웠다. 작은 알갱이, 자갈이 섞인 황토빛 화산송이가 발밑으로 밟힐 때마다 간질거리는 생명의 힘 울컥울컥 스며드는 곳. 해질녘 다 되어 들어선 이곳, 비자림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신비스런 비밀의 화원. 1천년을 끌어안고 버텨왔을 숱한 이름자. 풀, 나무, 꽃, 생명, 또 생명들. 그들이 뒤엉켜 만들어낸 숲은 위대했다. 시차를 두고 울려주는 새소리의 추임새에 아득아득 꿈을 꾸는 야생풀들의 귓불마다 흡족함의 미소가 주렁주렁 피어나는 이곳이야말로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세계가 아닐까. 억지로 밀어내지도 않고 강제로 끌어내리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럽게 햇살 향해 자기 얼굴 더 환하게 웃기만 하면 되는 은근한 인내심. 하늘이 주는 빗물의 여유를 욕심 부리지 않고 나눠가질 줄 아는 본능적인 배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천년을 하루같이 묵묵히 걸어갈 줄 아는 그 느림의 미학만 배울 줄 안다면 무얼 더 바랄게 있을까. 초록의 숲 걷다보니 문득 지난 밤 들렀던 사람의 숲이 떠올랐다. 관광지 최고의 맛 집이라 검색된…
무예는 필연적으로 강함을 추구하게 된다. 상대보다 빠르고 강한 움직임을 통하여 일격에 제압하는 것이 모든 무예를 수련하는 사람들의 꿈일 것이다. 그 단 한방을 위해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참아가며 수련을 하게 된다. 그래서 무예를 수련하면 점점 더 몸과 마음이 단순해진다. 이는 무예 뿐만 아니라 신체 활동을 한계에까지 몰아치는 모든 행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만약 머리 속이 복잡해지면 반응시간이 더뎌지거나, 그 흐름이 무너질 수 있기에 끊임없이 자신의 속 마음을 비워내야만 한다. 특히 무예의 경우 상대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복잡하게 이것저것을 계산할 것도 없이 거의 본능에 가깝게 몸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말하는 필살기 역시 자세히 살펴보면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움직임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세상사가 그러하듯이 모든 것이 강하고 분명하다고 해서 끝이 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 강인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 신체적으로 보면 관절부위가 대표적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의 능력도 위축된다. 보통 관절의 경우는 오랜 세월동안 쉼 없이 마찰을 일으키기에 다른 어느 곳보다 빨리 그 수명이 줄어들게
철학자 칸트는 행복과 관련해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을 행복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각자 가치관이 다르고 어떤 상태를 행복한 상태로 보는지도 다르기 때문에 행복의 개념을 보편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것이 행복의 정의(定義) 지만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목표 또한 행복임에는 틀림없다. 행복의 조건으로 항상 거론되는 것이 소득, 즉 물질과의 상관 관계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은 소득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치 않다. 물질이 행복의 척도는 아니지만 필수 조건이라는 것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있어서다. 미국 경제조사국은 2년전 ‘행복과 소득, 둘 간의 포화점은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낸적이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상위 25개국의 소득별 국민 행복도를 분석한 결과 가구 소득과 행복은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소득이 낮으면 행복해지기 힘들다는 실증적 조사 이기도 하다. 반론도 만만찮다 대표적인게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미국 경제 사학자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그는 1946년부터 빈곤국등 30개 국가의 행복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