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에는 무사안일, 복지부동, 신분 보장제 등으로 비난받는 관료조직의 적폐(積弊)가 포함됐다는 지적이 많다. 여기에 더해 이른바 ‘해피아’로 대표되는 ‘관피아’의 실체도 속속 드러나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세월만 흐르면 보수가 오르고 일정 계급까지 승진할 수 있으며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된다. 이런 매력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많은 돈을 들이고 애써 공부한 자신의 전공과 관련 없이 경쟁률 수십대, 수백대 일에 달하는 공무원 시험에 도전한다. ‘공시족’이란 말이 생겼을 정도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관료 조직의 대대적인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입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관료·공직 개혁을 최우선 중점 과제로 정하고,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공무원의 특혜를 없애고, 공무원 계급제를 개선하며, 일하는 관료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무원 신분보장제에 메스를 대는 등 관료 구조 전반을 개혁하겠다는 생각이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관련 입법을 준비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세월호 참사 후 한 달여가 지났다. 우리 국민들은 유족들의 슬픔과 절망을 지켜보면서 내가 어찌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에 한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이 나라, 이 세상에서 고귀한 생명이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연(緣)을 다한다면 얼마나 서러울까? 안전이 확보된 이상향의 유토피아(Utopia)나 샹그리라(Shangri-La)는 정녕 우리 곁에 없다는 말인가. 1993년 전북 부안군 위도 앞바다에서 110t급 여객선 서해훼리호가 침몰해 29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이듬해에는 한강을 가로지르던 성수대교 48m 구간이 강물 속으로 곤두박질 쳐 32명의 고귀한 생명이 강물에 가라앉았다. 또다시 1년 후인 1995년에는 강남의 대표적 상징물이던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어 507명의 영혼이 하늘로 날아갔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가 음지에서 소리 없이 일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국정원으로 명칭이 바뀐 당시의 국가안전기획부는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이었다. 안전사고가 빈발하던 그때 정보기관에서는 국가안보의 개념을 광의(廣義)로 해석했다고 한다. 국가를 구성하는 3요소는 영토(領土), 주권(主權), 국민
여객선 세월호 침몰 대참사가 터지면서 ‘해피아’란 말이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과 마피아를 빗대어 생겨난 합성어로, 해운조합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산하단체 요직에 해수부 관료출신들이 앉아 권력을 남용하거나 부패에 연루돼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되자 이 말이 갑자기 등장했다. 이 같은 관료 중심의 낙하산 인사들의 폐해를 가리키는 신조어가 부쩍 많아졌다.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 입찰비리로 특정 대학 원자력학과 출신 간부들이 많이 구속되자 ‘원전마피아’란 말이 등장했다.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조직)’ ‘금피아(금융감독원 등 금융계 공직자 출신 조직)’ 등의 말도 같은 식으로 만들어졌다. 원래 이런 신조어는 옛 재무부(MOF) 관료 출신들이 줄줄이 금융권 및 각종 산하단체 요직에 낙하산 인사로 내려앉아 온갖 이권과 비리에 연루되자 이들을 비꼬아 ‘모피아’란 조어가 생겨나면서 파생됐다. 마피아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을 근거로 하는 대형 범죄조직에서 나온 말이다. 이탈리아 출신 사회학자 감베타가 쓴 보고서 ‘마피아 연구&rsquo
꽃들이 만발한 오월이다.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계절이 온 것이다. 화려한 외출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아름다운 이 봄 속에 서있을 나를 상상하게 되고 오랜만에 거울 앞에 선다. 주름이 잡혀오는 얼굴엔 나를 지켜온 굳은 근육들이 근심스런 모습으로 나를 향해 서 있다. 틀에 박힌 일상 속에서 과묵하게 변형된 얼굴을 보면서 가랑잎만 봐도 깔깔거리던 시절을 떠올린다. 부딪쳐오는 모든 것들이 왜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웠던지. 매일 만나는 친구들 얼굴만 봐도 왜 함박웃음이 터져 나왔는지, 힘들고 어려운 시절, 양말 뒤꿈치가 터져 하얗게 살이 나온 걸 보면서도 왜 그렇게 우스웠던지, 종일 동무들과 놀다가 코 묻은 얼굴로 먼지투성이가 되어 대문을 들어서는 아이를 보면서 배를 쥐고 얼마나 웃었던지. 아이를 등에 업고 한 손엔 큰아이 손을 잡고 새참을 머리에 이고 논밭을 가며 아이들과 웃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빙그레 미소를 짓게 된다. 참으로 웃음이 흔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과 별반 달라진 것도 없는 지금, 크게 맘껏 웃어 본 날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언젠가의 일이다. 운전을 하다가 피곤이 몰려와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눈을 붙인 일이 있다.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눈을…
세월호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전국이 온통 선거다. 카네이션을 건네줄 제자도, 받아줄 스승도 없는 이런 비극적인 스승의 날은 두번 다시 없어야 한다고 울먹이는 목소리가 6·4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직도 팽목항에서 기약 없는 아들과 딸,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고 있고, ‘적막의 도시’로 변한 안산은 언제 깨어날지 쉽사리 기약하기 어렵다. 국민을, 그리고 그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꿈꾼다는 것이 이토록 힘든 일이던가. 전 세계를 충격과 경악으로 몰아넣은 그 파렴치함과 뻔뻔함으로 점철된 잔인한 ‘인재(人災)’ 세월호 참사 속에 5천만 국민들이 한줄기 희망에 의지해 그 많은 밤들을 뜬눈으로 지새울 때 또다시 찾아든 사람이 만든 재앙들은 그저 몸서리를 치게 할 뿐이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가 노래가사에서 현실로 나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다시 4일간이나 계속된 그들의 태만이 지하철사고로 소스라치게 하더니 14일에 벌어진 수원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는 원천리천의 범람 역시 인재라는 사실만 새삼스레 기억될 뿐이
힘든 일을 하여도 대접받지 못하는 노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화’가 치밀었을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한자가 ‘화’를 의미하는 노(怒)라고 한다. 종을 이르는 노(奴)와 마음(心)이 합쳐졌으니 분(忿·성질)이 나지 않았겠는가. ‘화내는 것’을 다른 말로 분노(憤怒·忿怒)라고도 하는 이유다. ‘화나다’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부아가 나다’라는 말이 있다. 부아란 순수 우리말로 허파를 의미한다. 우리는 어떤 일이 옳지 못하다고 느꼈을 때 분노한다. 때문에 분노 표출은 부당한 대우에 항거하는 매우 정당한 행위라고 믿곤 한다. 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한 이후에 감정적으로 후련함을 느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자신이 할 일을 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마음 속 분노를 모두 분출하면 신경증이 좋아진다고 하여 한때 ‘카타르시스 치료법’이 ‘화’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오래전 일이지만 미국에서는 ‘상사 목조르기(Choking Strangler Boss)’라는 장난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사람모양 인형인 이 장난감은 왼손을 누르면 ‘아파도 야근을 해야 해!’라는 비아냥거리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목을 조르면 두 눈이 튀어나오고 팔 다리를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비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 「우리들의 양식」 민음사 1974년 9월 그렇게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한없이 메마른 가지는 물기라고는 흔적조차 없이 겨울을 지키며 숨죽여 있다가 언 눈물 녹여 마신 물기를 밖으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보송보송한 솜털로 제 몸을 감추고 있던 목련이 드디어 입을 여는 구나 알아보자. 성급하게 커다란 이파리를 바람에 툭툭 제 무릎 아래로 내려놓고 있다. 연분홍 진달래 점점이 박히고 개나리 종알종알 지저귀는 봄, 그래 봄은 왔다. 팍팍하고 물기 없어 메마른 삶, 무거운 어깨 떨치고 가라고 환한 빛을 켜 칙칙한 발 앞을 비춰주는 봄이다. 연초록 싱그러운…
6·4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인물 위주로 지역을 위해서 헌신 봉사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출하여야 한다. 지방자치는 정당이 지향하는 정책이 아닌 지역주민이 바라는 사업을 충실하게 추진해갈 수 있는 후보자 선출이 중요하다.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루어져야 하며 위법자는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 16일까지 선관위에 정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20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한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역 안전문제의 이슈가 전면에 떠오르고 있다. 해가 갈수록 선거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국민이 늘어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권자는 적극적인 투표를 통해서 올바른 일꾼을 선출하여야 마땅하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인해 조용한 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제 지방선거가 정당정치의 놀음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논의를 통해서 올바른 후보자를 선출하여야 된다. 세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인천시와 경기도의 단체장선거도 정책이행 능력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선출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가 그 지역의 축제가 되어 주민이 화합하고 토론에 참여하는 형태로 변화돼야 한다.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이력과 경력을 논의
결국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산업재해 피해자 측에 공식 사과하고 요구사항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삼성의 태도 변화를 환영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중이거나 사망한 직원들의 가족과 심상정 의원 측에서 4월9일 제안한 것에 대해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행스런 일이다. 이에 따라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특히 지난 4월 9일 유가족과, 관련단체인 반올림, 심 의원 측이 제안한 제3의 중재기구 제안을 수용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그동안 피해 당사자 및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소홀했다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을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그동안 다수의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투병하는 등 삼성전자의 백혈병 산업재해에 대한 비난과 분노가 국민들 사이에 뜨겁게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산업재해 판정을 극도로 꺼렸다. 기업이미지 때문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200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