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육원에 도착하자 눈발이 갑자기 날렸다. 겨울이 지나갔는데도 바람은 스산했다. 아마도 이 눈이 마지막 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세상의 많은 것들이 하얗게 점철되었다. 정문 초입에 들어서자 ‘교육개혁 원년! 교육만이 살 길이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안병하홀, 정종수홀, 최규식홀, 후생관 등에서도 이러한 문구가 선명하게 보였다. ‘교육만이 살 길이다.’ 이 말은 경찰지휘부가 교육에 대한 열망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국민을 섬기는 감성치안과 인문학을 중요히 여기며 경찰교육기관에서 강의하는 필자로서는 반가운 마음이다. 교육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조화와 화합을 이루며, 인류 공영의 근간이다. 특히 헌법에 명시된 인간다운 삶, 풍요로운 삶, 인권적 삶을 행복으로 견인해 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며, 각종 범죄 예방 및 타자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가능케 하는 상호 호혜적 평등을 실현하는 구심점이다. 21세기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지식인재 육성 발굴을 위해서도 교육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인문학과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어서 때론 오해를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유명한 영화감독 알
평생 한 자리를 지키는 나무, 나무는 한 자리에서 사람들을 한결같이 바라보고 산다. 게다가 나무의 공익적 가치는 홍수조절 등 연간 50억원에 달한다. 이런 나무들의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매년 4월 5일은 국민식수날인 식목일이다. 나무심기는 저탄소 녹색성장과도 밀접하다. 나무심기는 농업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다양한 감축활동과 자발적 구매를 통해 완전 상쇄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을 많이 줄여준다. 농업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는 1천500만t 정도이며, 이를 모두 배출권을 구입해 상쇄하려면 800억원 정도의 예산이 든다. 하지만 나무를 심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현 식목일은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룬 날(음력 2월 25일)과 조선의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양력 4월 5일)에 맞춰 1946년에 제정됐다. 일제 때는 4월 3일로 지정됐다가, 1960년에는 식목일을 ‘사방(砂防)의 날’로 대체하여 3월 15일로 지정하는 등 몇 번 날짜가 바뀌었다가 다시 4월 5일로 확정된 후 오늘에 이르렀다. 사실 식목일은 4월 5일이라는 단순한 날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역사적 상징성 때문에 기상상황에 맞추지 않고
화투판에 그리다 /박경희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화투를 친다 광을 팔아야 하는지 내버리고 나가야 하는지 서로 눈빛만 주고받는다 삼광이 번쩍이는 형광등이 발발거리고 아부지 언능 죽으세요 며느리 말에 발끈한 아부지 시아버지한테 언능 저승 문턱 밟으라니 허, 참나 내가 헛살았구먼 얼굴 벌게진 며느리가 말도 못 하고 화투장만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판을 엎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가만가만 눈치만 오간다 옆에서 손녀가 할아버지 죽어? 죽어? 한다 넘어진 김에 코 박는다고 며느리한테 속 안 좋았던 것을 화투판에 그린다 번들거리는 똥광 틈새로 흔들리는 며느리 눈동자 갑자기 엄니가 판을 엎는다 무슨 놈의 화투판에 저승이 나오느냐고 죽으라면 죽지 죽을 판에 죽지 않고 뭐하느냐고 저녁 잘 드시고 곡소리 나오겠구먼 꽉 찬 달이 안방을 들여다본다 출처- 박경희 시집 <벚꽃 문신> 2012년 실천문학 박경희 시인은 사라져가는 농촌의 모습을 충청도 방언으로 능청스레 펼쳐낸다. 슬픔이 밑바닥에 깔린 해학이다. 이 시에는 시아버지와 어머니, 며느리, 손자, 그리고 화투판을 들여다보고 있는 보름달이 화투장처럼 한 장의 그림을 이루고 있다. 숨어 있는 화자의 시선도 느껴진다. 정겹다. 언
※ 외부 기고는 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문화 가 - 00224<일간> 2002년 6월 15일 창간 본지는 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요즘 인천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국세청 발(發) ‘괴담’으로 분위기마저 흉흉하다. 국세청이 대표적 향토기업과 대규모 사업장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서자 위기감을 느낀 때문이다. 지난해 국세청은 인천지청 격인 ‘중부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인천별청으로 신설했다. 이때부터 신설 조직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인천지역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예견돼 왔다. 여기에 국세청의 중앙수사본부로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이나 중부청 조사3국과의 경쟁차원에서도 한 차례 세무조사 태풍이 들이닥칠 것이 감지됐다. 하지만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대상 기업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업의 사활이 걸렸다’는 엄살 아닌 비명이 새 나온다. 인천지역 최대 물류업체의 세무조사를 시작으로 인천공항공사, 한국GM에 대한 조사가 이어졌다. 여기에 유명 성형외과나 대형 병원, 전문직 등으로 세무조사가 확산될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문다. 처음에는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세원발굴 방침에 따른
바람 잔잔한 날 밭둑에 들불을 놓는다. 라이터를 그어대자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덤불들, 바람의 방향을 따라 불길도 자리를 옮겨간다. 들깨며 콩 옥수수 등 수확은 별로 없고 가지만 무성했던 것들이 잘도 탄다. 콩은 너무 가까이 심어서 줄기만 무성했고, 옥수수는 가뭄에 타고 거름이 부족했는지 꽃 피는 것부터 시원찮았다. 해바라기는 제법 무성하게 자랐는데 태풍에 대부분 꺾이고 몇 송이만 건져 씨앗은 되겠다. 풀을 감당하지 못해 깔았던 검은 비닐이며 이런 저런 것들을 긁어모으고 마늘을 덮고 어린 감나무를 감쌌던 짚을 끌어 모아 태우니 밭이 한결 정돈된 것 같다. 들불을 놓는 것은 한해 농사의 시작이며 땅 밑을 깨우는 일이기도 하다. 풀섶 어딘가에 남아있을 애벌레를 혼쭐내는 일이고, 올 한해도 잘 해보자는 땅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삽날을 깊이 박아 땅을 뒤집자 놀란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 흙이 살아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어설프게 농사를 짓다보니 모순투성이다. 초가을에 심어야할 당근을 봄에 심었더니 장마에 다 녹아 없어졌다. 작년에는 콩을 심기가 무섭게 까치와 비둘기가 파먹어서 애를 먹었다. 녀석들 어떻게 아는지 용케도 콩을 파갔다. 콩 농사 제대로 지으려
박영순 구리시장의 지시가 부당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공무원들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장에게 ‘들이댄’ 것일까? 본보 지난 25일자 1면엔 독자들의 눈길을 확 끄는 기사가 실렸다. 구리시가 시장의 민원처리 지시를 완강하게 거부한 공무원 3명에 대해 전격 직위 해제시켰다는 내용이다. 당연히 구리시는 물론 도내 모든 공직사회에 파문이 일 수밖에 없다. 좀 더 자세히 기사내용을 살펴보면 구리시가 지난 22일 유모 지방시설사무관(5급)을 비롯, 오모 지방행정주사와 김모 지방시설주사(6급) 등 3명의 간부공무원에 대해 직위해제하고 총무과로 대기발령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한 징계를 경기도에 의뢰하겠단다. 구리시장은 앞으로 안전행정부의 징계편람을 적용해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청와대를 거쳐 구리시에서 관선시장과 민선 2기, 4기, 현재 민선 5기 시장을 하고 있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박 시장이 이처럼 격노했을까? 대충 배경을 설명하면 이렇다. 2008년 구리시가 고구려대장간마을을 조성하면서 진입로 입구에 있던 A씨의 건축물이 철거당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음식점을 짓기 위해 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반려
배우 김혜수씨가 엊그제 석사논문 표절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팬들에게 사과한 후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12년 전 일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코미디언 김미화씨도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이론의 재인용 과정에서 연구자의 도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에 앞서 스타강사 출신 방송인 김미경씨도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을 접는다고 밝혔다. 김미경씨는 2007년 석사학위논문이 기준에 맞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양심을 팔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어쨌든 자신의 불찰을 인정하며 방송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세 사람의 기존 이미지와 시비가 불거진 경위가 달랐기에 같은 논문표절이지만 이들에 대한 세간의 여론에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누구에게는 동정론이 우세한 반면 누구에게는 비난이 더 강하게 쏠리기도 한다. 김미화씨의 경우 논문표절과 상관없는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 사람은 모두 결과적으로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혜수씨는 곧 촬영이 개시될 드라마 때문에 활동을 그만두지는 못하지만 학위를 반납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더 열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대중의 주목을…
구리시의 공무원 직위해제 사건이 경기도내 공직사회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구리시의 조치는 시장 지시에 불응한 일종의 명령 불복종에 따른 인사조치인 셈이다. 흔히 직무와 관련된 비리 등으로 직위해제 조치를 취한 사례는 있지만, 시장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위를 해제한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시가 토지주의 이축 민원을 놓고 시장과 담당 공무원이 각각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법리해석에 따른 상·하간 의견 차이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접근 방법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2008년에 헐린 토지주의 건축물은 법률이 신설된 지난해 3월 17일 이전에 이뤄진 행위이므로 이축허가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관계 공무원들의 판단이었다. ‘가능하다’는 시 자문변호사의 의견도 공무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다른 국민들에게 피해가 없고,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한 입법 취지도 무색했다. 박영순 시장은 공무원들이 무조건 ‘안 된다’고 한 이유를 ‘무지몽매(無知蒙昧)’에 비교했다. 구리시의 징계는 안전행정부의 징계편람
대학마다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각종 통계를 보면 졸업자의 절반이 실업자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대학 경쟁력이 이젠 취업률로 평가되는 시대다. 따라서 정부의 대학 지원금도 취업률 향상 목적으로 집중 배정되고 있다. 학생들이 취업에 실패한 경우는 대개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현장의 실무경험을 비롯해 웹 활용, 어학, 의지(노력도) 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람되지만 일찍이 농일에서부터 건설현장, 공무원, 공기업(KT), 금융(농협), 언론, 그리고 교수까지 비교적 다양한 직업을 가져 본 필자의 경험으로 비춰 봐도 그렇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하면 취업에 성공할까. 우선 현장경험 쌓기다. 이는 학기 중에도 가능하지만 방학이 제격이다. 4∼5년 대학생활 동안 취직하길 원하는 곳에서 인턴 수습을 밟기를 권한다. 맘만 먹으면 1년에 한 번 이상 졸업 때까지 4∼5회 정도 경험할 수 있다. 대학마다 현장실습 학점제도가 엄연히 있고, 거의 절반의 대학이 실습비를 대주기도 한다. 아르바이트 수입 못지않은 실습비(50만~80만원) 지급과 더불어 학점까지 부여한다. 전국적으로는 51개 4년제 대학이 이같이 실습비를 지급하는 현장실습 제도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