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대문을 닫지 않아도 도둑이 들 염려가 없다는 뜻으로, 이상적 사회를 비유하는 내용이다. 고대에는 사람들이 착하고 순해서 네것 내것 없이 사는, 도둑이 없는 세상이 있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예기(禮記)에 이런 말이 있는 게 아니겠는가. 참으로 꿈같은 얘기다. 그런 시대엔 음모가 일어나거나 협잡이 없고 도둑이 없으며, 따라서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 세상, 즉 문을 잠그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우리는 그려보는 재미일 뿐이다. 우리가 이상적 치세를 상징적으로 말할 때 요순시대에나 있었음직한 일이다. 이후엔 사람들이 많아지고 사유관념이 생겨서 세상은 차츰 사적인 사유물이 늘어나고, 네것 내것을 따지게 되면서 경계가 생겨나 집단화되고, 군대가 생기고 성곽을 쌓아 도적을 막는 데 이르게 된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그것이며 개인 재산을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제도가 마련되었으나 철저하게 지키는 길밖에는 없는 것 또한 현실의 문제다. 이제는 닫힌 문을 열고 도둑이 들어온 것도 다반사가 되었고 CCTV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세상에 노출되어 사는 것마저 당연시 돼버린 오늘 우리들의 삶에서 문을 열어놓고 살아보는 사회를 아련히 그려 볼 뿐이다. 옛말에 도불습유(道不拾
갓 떨어져 노랗게 누워있는 은행잎들 사이로 추위에 떨고 있는 아기새 발자국처럼 선명하게 찍혀있는 단풍들의 새빨간 옹아리. 더하여 자지러지게 웃어젖히는 아이들의 웃음처럼 켜켜로 얽혀 활짝 피어있는 단풍은 그야말로 꽃 중에 꽃이다. 새순을 돋아 생을 시작하여 청춘을 보내고 삶을 정리하는 그 마지막이, 그 끝이 이리 아름다울 수 있다니, 진정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다. 한때 화려했던 자신의 모습조차도 미련 없이 훌훌 던져버리고 겨울 속으로 초연히 떠날 줄 아는 그 단호한 늦가을. 왁자한 사람들 틈으로 빨갛게 불타오르는 속리산의 11월 단풍은 정말 가슴을 싸~ 하게 하는 희열을 맛보게 했다. 자기 삶의 색을 숨김없이 보여주어야 할 때가 되어버린 나이. 나에게도 그런 가을이 왔다. 그 색이 갈참나무처럼 갈색으로 드러날지, 은행나무처럼 샛노랗게 드러날지, 빨간 단풍으로 드러날지는 알 수 없는 일. 누구나 멋있게 우아하고 분위기 있는 그런 생의 가을을 기다렸을 거다. 그러나 그런 멋진 가을이 아무에게나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 삶에 가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때로는 사람들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어 그 가을을 완강히 거부하기도 한다.…
중국 고전 ‘설원’에는 ‘관리는 지위를 얻는 데서 게을러지고, 병은 조금 나아지는 데서 악화되며, 재앙은 게으른 데서 생기고, 효도는 처자에서 약해진다. 이 네 가지를 살펴서 삼가 끝맺음을 처음처럼 할지니라’며 공직자의 초심(初心)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유진기업과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비리검사와 유례없는 특검(특임검사)을 창설하여 내부 범죄를 자신들이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모습을 지켜보며 ‘무소불위’가 무엇인지 피부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한국 검찰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영장청구권이다. 5·16 이후 제5차 개정 헌법(1962년)을 통해 한국 검찰은 수사와 관련된 영장청구권 조항을 최상위법 헌법 제12조 3항과 16조 제2문에 규정하여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다. 그간 검찰은 이를 악용하여 2005년 비리연루 고위공무원, 2006년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비리 등 국가적으로 중대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독점적 영장청구권 지위를 이용, 스스로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검사범죄를 수사하겠다는 무늬만 특임검사는 국회에서 임명하는 특별검사와 달리 임명주체,
요즘 절화시장에서 인기 있는 꽃을 하나 꼽자면 안스리움을 들 수 있다. 안스리움은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처럼 수수한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하트모양의 꽃잎은 단단하고 은은한 윤이 나는 게 무척 매력적이다. 지금까지 분화로만 가꾸고 선물했던 안스리움을 절화로 개발해 시장을 석권한 경기도의 한 농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최초로 절화 안스리움을 재배하는 농가인데, 이 농민의 손길을 거친 안스리움은 전국에서 가장 건강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지면을 빌려 그의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 첫 번째는 측고가 낮으면 잎의 온도 및 꽃의 온도가 올라가 꽃의 성장에 지장을 주는 점에 착안해 온실의 측고를 4m 이상 올려 견고하게 한 것이다. 또 스티로폼 베드를 직접 만들어 설치하여 안스리움이 좋아하는 습한 상태를 유지하는 등 최적의 재배 조건을 만들고 있다. 꽃과 대화하듯 안스리움의 특성 하나하나를 챙겨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농장주는 매일 아침 꽃들과 인사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모두 환한 얼굴로 인사하는데 그 중에서 안색이 좋지 않은 꽃을 보면 반드시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한다. 부족한 면은 채워주고 넘치는 부분은 나눠주면서 이렇게
커피향 가득한 힐링콘서트 바흐 커피칸타타 시작 연주 합창단원 무대 자신 상처 치유 연속성 공연 자리매김 하길 노랑 단풍잎이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매우 분주하게 옷을 갈아입는 자연심포니의 색(色)의 향연이 우리에게 감성을 느끼게 한다. 이 계절에 커피라는 단어가 주는 여유, 행복과 아련한 추억의 회상 등을 담은 ‘커피향 가득한 힐링 콘서트’라는 주제로 수원시립합창단의 휴먼콘서트가 열렸다. 계절의 낭만에 항상 우리에게 삶의 친구 같이 함께하여온 그 향기는, 특히 갈바람이 옷깃에 스며드는 입동(立冬)지제의 계절인 요즘 우리의 코끝에 더욱 맴돌곤 한다. 커피는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열대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학명이 Coffea arabica인 커피나무 열매의 씨를 볶아 갈아서 만든 가루가 이제 우리의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 신체의 일부를 카페인과 기타 알칼로이드의 작용으로 신체의 순환계·신경계에 생리적 효과도 발휘한다. 또한 대뇌와 심장 활동을 촉진시켜 이뇨작용을 돕기도 한다. 그래선지 따뜻함이 그리운 이 계절, 그 향기는 잊을 수 없는 오랜 친구가 되어 사람의 마음을 끌리게 하는 묘한…
사람은 누구나 행복(幸福)해지길 원한다. 그러면서 늘 위를 쳐다보며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그런데 부러운 대상 중에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몇 안 된다. 오히려 행복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 가운데 환한 미소로 행복하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혼란스럽다. 행복을 과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결과가 최근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과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은 미국 온라인 뉴스사이트인 ‘라이브 사이언스’는 행복해지는 6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우선 문화생활을 즐기면 행복해진다. 예술, 문화, 스포츠, 신앙생활, 봉사활동 등을 활발히 하면 행복감을 느끼며 두 번째는 강아지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소유감과 자부심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문학술지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관련된 51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좋은 일을 더 많이 생각하고 매사에 감사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이 행복하다니 놀랍다. 네 번째는 돈을 자신을 위해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눠줄 때 행복이 커진다고 하며, 다섯 번째는 외향적인 성격이 행복한 것을 많이 기억하거나 나쁜 기억도 낙관적으로 받아들여 행복해 한다. 마지막은 덴버대학 심리학과 이리스 마우
밖은 눈보라다 무게라곤 없이 그저 휘몰아치는 저 희고 쬐끄만 가시여우들 아무 데나 붙어서는 금세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 흙이 되는 구미호들 그것들을 배경으로 유리 안에서 동백 한 송이 핀다 어제만 해도 수상한 봉오리였던 것이 한 달 전만 해도 대롱 속 실성실성한 물이었던 것이 일 년 전에는 흙이었던 것이 백 년 전에는 돌멩이였던 것이 흑암(黑暗)이었던 것이 무슨 꽃처럼 한 길 가지 위에 난짝 올라 앉아 인(人).간(間).을 홀린다 갓난아이처럼 빠알갛게 울며 /이경림 - 시집 『상자들』- 2005년 랜덤하우스중앙 우리를 홀리는 것들을 시인은 “여우”라 부른다. “아무 데나 붙어서는 금세 물이 되고 바람이 되고 흙이 되는” 변신의 귀재. 눈보라 치는 겨울 창밖, 무게 없이 휘몰아치는 눈송이는 가시여우, 구미호다. 유리창 안에는 눈보라를 배경으로 “동백 한 송이 핀다”. 물이었던, 흙이었던, 돌멩이였던 것이 “가지 위에 난짝 올라 앉아” “갓난아이처럼 / 빠알갛게” 울며 우리를 홀린다. 그래서 동백 한 송이 앞에서 눈길을 돌리기가 그리 어려운가 보다. 일상에
현직 교사로서 몇 년 전부터 독도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독도관련 강의를 듣기도 하고, 관련 문헌 등을 기회가 되는대로 수집하고 있다. 나의 관심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당연한 믿음과 애정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 하나를 인식하게 되었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인 증거가 곧바로 국제법적으로 우리 땅임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실적 문제가 여기에 있다. 역사적 사실이 곧 국제법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청된 강사가 1998년 11월 23일에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에 대한 사실을 언급하자 학생들의 분위기에 일대 반전이 일어났다. 학생들은 이 협정으로 독도가 한일 ‘공동관리구역’으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고 있었으며, 그 동안 역사적으로 당연히 우리 땅이라는 사실만을 알고 있던 학생들은, 독도 침탈을 위한 일본의 국제적 노력, 그리고 역사적 사실이 곧 국제법적인 인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다문화시대에 즈음하여 본교에도 다문화가정 출신 몇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 중 한…
유치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교육당국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5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내년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때 아닌 자녀 입학 고통에 시달린다고 본보가 보도한 바 있다(11월 27일자). 학부모들은 경기도 유치원 정책을 등한시한 교육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요즘은 내년 3월 입학할 유치원 원생모집이 한창이다. 실제로 최근 마감한 분당 공립 S유치원의 경우 원아 130명 모집에 726명이 신청,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원 광교신도시 산의초등학교 병설유치원도 54명 모집에 96명의 어린이가 입학 원서를 제출해 입학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생 130명을 모집한 오산 세교유치원에도 716명이 지원해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입시도 아니고 유치원 입학이 이렇게 고통의 관문이 된 데는 사태파악을 못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경기도 교육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우선 경기도내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데 기인한다. 도내 유치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단설 및 병설 공립유치원 1천46곳, 사립유치원 988개 곳에 16만6천여 명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만 3~5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