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정승은 소신과 관용의 리더십을 갖춘 조선의 최장수 재상 겸 청백리 표상으로, 지금까지 교과서·오피니언 칼럼 등에서 읊고 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 세종 13년(1431) 4월 21일과 9월 8일, 황희의 뇌물 수수에 대한 세종의 발언과 사헌부의 보고서에 기록돼 전한다. ‘썩어서 못쓰게 된다’는 부패(腐敗) 어원은 라틴어로 ‘부수’는 행위(rumpere)’이며 ‘함께(cor)’ ‘파멸하다(rupt)’의 합성어다. 흔히 공무원들의 범죄행위를 지칭할 때 부정부패라는 단어를 쓴다. 사전적 의미의 부패란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부패균에 의해 유독한 물질과 악취를 발생하게 되는 변화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물학적 당연한 변화를 공직의 부패와 연관시킴으로써 죄의식으로부터 멀어지려고 무의식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중일 3국의 부패 통제는 미흡하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각국 공공부문의 청렴도를 평가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는 전 세계 182개국 중 일본 14위, 중국 75위, 한국 43위이다. 또 미국의 여론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가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행정소송에 잇따라 패소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연중 영업에 돌입하자 동네상권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대형마트의 영업을 재규제하기 위해 조례개정을 추진하는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 지자체는 미온적이었다. 그래서 골목상권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경기도내에서도 수원, 성남 등 16개 시·군은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재개에 필요한 유통산업기본법 시행령 조례 개정에 뒷짐을 지고 있어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지자체는 최근 대형마트와의 소송에서 법원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조례 개정에 대한 행정절차를 문제 삼은 만큼 기본적인 행정절차를 차근차근 밟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만큼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만은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던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상생방안을 내놨다. 대형 유통업체 대표들은 22일 지식경제부 중재로 전국상인연합회 및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 대표들과 만나 매달 2차례 이상 휴무하고 신규 출점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내달 15일까지는 가칭 유통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구체적
본보는 지난 22일 ‘수원시 여자축구단 해체 안타깝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수원FMC의 해체를 안타까워한 바 있다. 그리고 비인기 종목에 대한 스포츠팬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런데 23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FMC 여자축구단 해체를 유보해달라고 수원시설관리공단에 권고했다. 또 이날 소집된 공단 이사회는 팀을 계속 운영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따라서 해체 위기에 처해있던 수원시설관리공단 여자축구단(수원FMC)이 활로를 찾게 됐다. 염 시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수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과 여자축구단의 중요성을 감안해 당장 해체하기보다 ‘유보’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토로했다. 수원FMC 해체 보도가 나간 뒤 여론은 들끓었다. 일부 매체는 ‘곧 대선인데, 염 시장이 속한 민주통합당에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위에 말하고 싶다’라는 수원FMC 감독의 ‘반농담 반진담’까지 보도했을 정도다. 또 일부선수들의 ‘염태영 수원시장이 선거 운동 시절 지원을 약속했고, 이로 인해 거주지를 수원으로 이전했는데 배신감이 크다’는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도 인용하면서 집중 성토했다. 어찌됐거나 염 시장의 해체 유보 권고와 이사회의 의결로 수원FMC 여자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기순환 과정에 따른 현상인지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 과정인지 그에 맞는 적절한 해법이 필요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진원지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지역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유럽 국가는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제로 성장을 한 데 이어 2분기에는 0.2%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동안 선진경제권의 부진에도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중국도 올 들어 전년동기와 비교한 성장률이 1분기 8.1%, 2분기 7.6%, 3분기 7.4%로 떨어지면서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에 비해 2.5%에 그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2% 수준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2%대 성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은 원래 경기순환 과정에 따라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게 마련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동안에는 성장률이 높아지고,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하는 동안에는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는 세계경제가 경기
24일 강화군 불은면에 위치한 ‘옥토끼 우주센터’에는 400여 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박수와 함성을 질렀다. 26일로 예정된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염원하는 응원이었다. 흔히 나로호로 불리는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는 이미 2번의 실패를 맛봤다. 처음 ‘우리기술로 우주로 나아가자’는 의지로 사업이 시작된 것이 2002년이었으니 얼추 10년의 시간 동안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2009년 8월 25일 1차 시도는 ‘페어링의 분리실패’로 나로호는 성공 발사됐으나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제 궤도에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절치부심 끝에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했으나 이륙한 지 137초 만에 통신이 두절돼 실패했다. 두 번의 실패과정에서 우리 기술진의 무리한 추진이 도마에 올랐다. 발사 전에 발사를 미룰 상당한 수준의 결함이 발견됐으나 성과주의에 함몰돼 발사를 강행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두 번의 실패로 우리 기술진 또한 많은 깨달음과 노하우 그리고 사명감을 새롭게 했으리라 믿는다. 이제 모든 국민의 염원을 실은 나로호는 26일 3차 발사를 앞두고 최종 마무리에 들어갔다. 특
‘대한민국은 초고속 인터넷통신망을 구축한 정보화 선진국으로, 인터넷이 생활 필수품화 돼 있다. 이로 인해 정보화의 순기능이 강조되지만 그 역기능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그 역기능 중의 한 종류가 사이버 폭력으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사이버폭력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언어, 이미지, 기타 기술적 수단을 사용해 정신적·심리적 압박을 주는 등 상대방의 통신환경을 저해하거나 현실공간에서의 피해를 유발하는 폭력행위’로 정의된다. 유형은 사이버 명예훼손, 개인정보 침해, 성폭력, 사이버 스토킹, 협박·공갈 및 기타 폭력행위로 인간의 인격권·자유권 등 기본적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범죄이다. 몸을 만지거나 성적 부끄러움을 갖게 하는 말과 행동인 성추행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도 1만5천362명에 이르렀다. 이는 피해 경험 학생의 9.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서술형 문항의 응답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 때는 여학생 치마 들치기 등이 추행의 유형이었지만 중·고교에서는 성폭력으로 커지는 경향이다. 이런 범죄는 예전 부모 세대와는 달리 인터넷 메신저, 커
지난 토요일 ‘정치혁신 국민 대토론회’에 시민 패널로 참여했다. 정치혁신의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가 정치혁신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어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저는 정치혁신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거대 담론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서두를 풀었다. 사실 우리는 중앙정치, 중앙 정당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정보를 주고받으며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민의 생활과 직접 관련된 지방정치, 지방정부의 시정에 대해서는 눈 감은 채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거대담론에 빠지게 되면 이에 대응한 구체적인 활동을 실천하기 어려우므로 논의가 허망해질 수 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운동하라.’ 이것은 무수히 많은 학자들이 얘기하는 활동 원칙이다. 설령 우리가 중앙정치, 한국정치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치더라도 지역적 활동 단위를 가져야만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이 중요하고, 그래서 ‘지방자치’가 대단히 중요한…
완연한 가을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가을의 대표적인 별명 중 하나는 바로 ‘독서의 계절’이다. 혹자는 가을은 비독서의 계절이라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독서의 계절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밖에서 활동하기 좋고, 세상은 온갖 색채들로 물들어 아름다워지니 책을 읽기보다는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떠나고자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따로 독서의 계절을 정해놓을 만큼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는 독서가 우리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독서는 창의성 계발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뿐 아니라 간접 경험을 통한 상상력, 이해력, 사고력의 증진을 도모하는 활동이다. 또 청소년들의 학습능력을 기르고 인성교육을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세종대왕, 허균, 링컨,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각 분야에서 나름 일가를 이룬 이들 가운데 독서광이 많다는 점도 독서의 이로움을 방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OECD 가입 국가 중에서 독서율이 가장 낮다. 지난해 ‘2011년도 국민독서 실태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 성인이 1년 동안 읽은 종이책은 9.9권으로 매년 그 수가 감소하고 있고 1년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
필자가 고교생이었을 때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 당시 용산역 근처에 교통고등학교가 있었는데, 그 고교의 골목에서 고급승용차가 좌회전 신호를 보내면서 나오려 하고 있었으며 시내버스는 직진 중이었다. 그곳에 서 있던 교통경찰관은 신호가 직진표시를 하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직진 우선 원칙에 따라 버스를 먼저 보냈다. 그러자 골목에 있던 고급승용차 안의 귀부인인 듯한 여자가 나와 교통경찰관의 멱살을 잡더니 “너, 왜 그렇게 버릇이 없어? 야, 자식아! 우리 집 양반이 지금 타고 계신데 버스를 막고 어르신부터 먼저 보내드려야지”라고 말하면서 질질 끌고 길가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주변의 사람들도 분개했지만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남편이 경찰관보다 높은 관직에 있다고 소위 유세(有勢)를 떨던 그런 모습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필자를 속상하게 하는 기억 중의 하나가 됐다. 그런 현상은 요즈음에도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교통질서는 지위고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다.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되는 것이고 신호가 없다면 경찰관의 신호에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의 길거리 풍경이다. 운전을 하고 가거나 버스를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