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는 일종의 편의점이자 음식점이고 만물상이며 사교클럽이었다. 1970~1980년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에 다녔던 중년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주로 학교 앞에 자리 잡은 문방구는 어린 눈으로 보기에 ‘없는 것이 없는’ 만물상이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준비물을 잊었어도 문방구에 들리면 이미 주인아저씨가 준비물을 챙겨놓았고, 돈이 없으면 ‘신용거래(?)’도 가능했다. 좁은 평수였지만 고사리 손들이 필요한 것은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이었다는 기억이 새롭다. 하교 길이면 문방구는 간이음식점으로 변모한다. 수업을 마친 후 출출한 배를 부여잡고 집으로 향하던 악동들은 떡볶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바지춤에 숨겨두었던 용돈을 기꺼이 꺼내들었다. 알록달록한 값싼 간식과 호기심어린 눈을 자극하는 장난감들이 널려있어 문방구를 그냥 지나치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물론 코흘리개들의 용돈이 너무 뻔한 시절이어서 초저가의 간식들이 자리잡다보니 ‘불량식품’의 온상으로 지탄받기도 했다. 또 이곳에서는 새로운 만남과 약속들이 자연스레 이뤄지기도 했다. 저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가 헤어진 동무를 이곳에서 만나 놀러가기 위한 팀을 꾸리기도 했고, 축구시합을 위한 대진표가 논의되기도 했
不矜細行終累大德 자잘한 일을 한 것 가지고 자랑하다간 결국 큰 덕을 허물게 된다 사서오경 중 서경(書經)에 나오는 글이다. 하찮은 일을 손대면 그동안 자신이 쌓아 올린 덕까지 흠집이 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이다. 중국 은나라 때 이야기다. 은나라 무왕에게는 사람만한 큰 개가 있었다. 무왕은 개를 좋아해 잠시도 떨어져 있지 않고 개하고 시간을 보내는 데 빠져 있자, 대신으로 있던 그의 동생 소공(召公)이 한낱 동물에 빠져 국정을 돌보지 않은데 대해 무왕을 향해 시 한수를 남겼다. “아아 아침부터 밤까지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나니 조그만 일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에 누를 끼치게 되리니 아홉길의 산을 만들면서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공이 무너진다네.” 사소한 일이라고 삼가지 않고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겨 국정을 소흘히 하다보면 어렵게 쌓아 이룩해 놓은 나라도 무너지게 될 수 있다는 경고 이었던 것이다. 장자(莊子)는 말한다. 어떤 사람을 진인(眞人)이라 말하는가. 옛날의 진인은 불행한 운명을 만나도 거슬리려 하지 않았고, 성공했어도 자랑하지 않았으며 일을 부려도 모함함이 없었다. 이런 경지에 이른 사람은 비록 실수를 해도 후회함이 없고 일이 뜻대로 돼도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이 복잡하고 기능화돼 가는 급변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건물은 하루가 다르게 누가 더 높게 지을 수 있는가 경쟁하듯 올라가고, 업종의 다양화 등 기존과 다른 환경으로 인해 요즘 발생하는 화재는 대형화재로 가고 있는 추세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소방에서는 이런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2010년을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화재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 2011년을 ‘화재피해저감 정착의 해’로 인명피해를 대폭 감축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런 성공적인 추진에도 정작 시민들을 구하는 최일선의 현장대원의 안타까운 희생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게 됐고, 2012년 ‘국민생명 보호정책’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지표를 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의 핵심은 화재사망자 감축 지속추진을 위한 ‘화재피해저감정책’과 소방활동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현장안전관리정책’으로 이뤄져 있다. 세부 추진내용을 살펴보면, 선진형 화재안전기반 구축을 위해 기존의 소방시설이 전무한 ‘단독주택, 연립, 다세대주택’에 단독경보형감지기 및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소방출동로의 확보, 소방활동 안전사고 줄이기를 위한 안전관리 종합대책 추진 등이 포함돼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 뒷차기로 국민에게 감동을 준 국회의원 당선자 A씨가 학위논문 표절로 곤경에 빠져있다. IOC 위원으로 교수로 활동하다가 국회의원 당선자로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IOC 윤리 위원회에서도 조사에 착수하고 조치가 필요한 지 해당대학교로부터 명확한 자료를 받아 결정하겠다고 한다. 해당 대학교는 예비조사를 통해 A 당선자가 2007년 제출한 박사 논문이 표절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A 당선자는 소속 당을 탈당하고 교수직도 사의를 표명하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펜싱 부문 2연속 금메달을 획득했고, IOC 위원이자 2010년 8월 헝가리 대통령에 당선된 팔슈미트가 20년 전 박사학위 표절 시비로 4월 2일에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두 사람이 학창 시절에 논문 표절이 이렇게 무서운 줄 알았더라면 그런 위법적인 행동을 했겠는가? 괜찮겠지, 남도 하는데 하는 안일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지금 사회적 문제인 청소년의 성폭력과 학교 폭력도 그냥 재미로 한다고 한다. 사건 후에 감옥간다는 것도 모른다. 가정이 파탄난다는 것도 모른다. 가해자로 진학도, 취업도 어렵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4월 21일 새벽시간 비가 올듯한 날씨가 행사 참관을 조금은 걱정이 되게 했다. 이날은 안동시(안동시의회) 초청으로 안동 시민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한 날이다. 오전 5시를 몇 분 넘긴 시간에 의회사무국 직원 몇 명과 같이 시의회 앞에서 출발한 우리 일행은 8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행사장인 안동 시민운동장에 도착했다. 낮은 야산에 둘러쌓인 시민운동장은 비로 인한 엷은 안개, 행사장 음악소리와 어울어져 특별한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개막식장에 참석하기 위해 가늘게 뿌리는 빗속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안동 시민운동장 안으로 들어섰다. 정면으로 보이는 행사안내 전광판에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안동시민체육대회’란 전광판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행사 개막식 참관을 위해 본부석에 올라가니 김백현 안동시의회 의장과 이숙희 운영위원장이 반갑게 맞아줬다. 이숙희 위원장과 나란히 지정석에 앉아 그 동안에 있었던 의정활동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드디어 오늘 행사의 꽃인 지역별 입장식이 시작됐다. 안동시는 약 17만 인구에 24개 읍면동의 도·농 복합도시이다. 개막식 입장은 그런 복합도시의 기능을 살려 군악대, 시기를 선두로 풍산읍, 중구동, 와룡면, 명륜동, 북
지난달 29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건물에서 고교 2학년생 김모(17) 양이 투신해 숨졌다. 독서실에 있던 김 양의 공책에는 ‘나는 죽는다. 집에 가면 자세한 유서가 있다’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집에서 발견된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에는 ‘나의 자살을 학교폭력과 연관짓지 말아 달라. 리스트컷 증후군(손목을 통해 자살 시도)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있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12월 급우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투신한 중학교 2학년생의 자살 이후 9명의 학생이 투신해 7명이 숨졌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같은 자살이 유행병처럼 번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입시 지옥’에서 허덕이는 중고생들의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이 느끼는 스트레스 인지율이 19세 이상 성인보다 높다. 서울의 중고생 가운데 무려 43.4%가 평상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스트레스 인지율은 여학생(50.3%)이 남학생(37.2%)보다 높았다. 19세 이상 성인의 스트레스 인지율 30.6%와 비교해 보면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최근 1년…
이젠 분노하기에도 지친다. 국경을 넘어와서 불법어로행위를 하는 자국민들을 관리 단속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친 이상한 나라 중국에 지친다. 더 맥 빠지는 것은 자국의 영해 내에서 공무를 수행 중인 공무원이 불법어로작업을 하던 중국 어민들에게 공격을 받아 죽거나 중경상을 입어도 중국정부에 형식적인 항의만 할 뿐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이 한심스런 정부다. 자국의 시위대에겐 인정사정 없이 무력을 사용해 해산시키고 사법조치하는 정부지만 이상스럽게도 국경을 넘은 중국의 범법자들에겐 관대하다. 중국이 그렇게 두려운가? 대한민국은 엄연히 중국과 대등한 독립된 국가다. 그들의 일개 변방 성이 아니다. 그런데 참 우리나라 정부는 관대하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불법어로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이청호 경사가 중국선원들의 공격으로 숨지자, 잠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듯 했으나 바뀐 것이 없다. 지난 30일도 그렇다. 이날 오전 불법 어업을 하던 중국인 선원들이 휘두른 흉기에 한국 단속요원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방 40마일 해상에서 어업감독 공무원 4명이 중국 어선의 불법어로활동을 발견하고 도주하려던 어획물 운반선을…
양심선언을 사전에 찾아보면 ‘감추어진 비리나 부정을 양심에 따라 사회에 알리는 일, 대게 권력 기관이 저지른 비리나 부정을 사회적으로 폭로하는 선언’ 이렇게 설명한다. 이처럼 된다면 어느 전직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대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를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거룩한 양심선언이 하필 선거 때만 되면? 왜 하필 인사철을 앞두고? 왜 하필 주주 총회를 앞두고 봇물처럼 터질까? 우습다. 선거가 두 번 있는 올해는 양심선언 강조기간인가?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1974년 지금부터 약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 때, 그 양심선언은 하나의 충격이었다. “소위 유신 헌법은…….폭력과 공갈과 국민투표라는 사기극…… 반대한다.” 이렇게 밝히고 말미에 “이외에 어떠한 말이 나오더라도 나의 진정한 뜻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강박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주기 바란다.” 서슬 시퍼런 정권에다 대놓고 폭력, 공갈, 사기, 대담한 표현을 했다. 더구나 앞으로 다른 이야기가 있으면 고문이나 다른 방법으로 훼절됐으므로 결코 내 생각이 아니다. 선을 그어버렸다. 참으로 양심선언이란 말은 피 묻은 수의(壽衣)를 입은 순교자나 할 수 있는 거룩한 말로 느껴졌다
이번 총선을 지켜보면서 본인은 우리 사회가 선거철 동원됐던 많은 선거운동원 및 자원봉사자들이 사회를 위한 봉사에 나선다면 세상이 바꿔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에는 바른생활을 배우고, 사춘기인 중학교 때는 도덕을, 성장기인 고등학교 때는 윤리를 배운다. 그런데 요즘 세상을 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면에서 기대와 희망은커녕 본인의 잘못은 감추고 뉘우칠 줄 모르며, 자기 밖에 모르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바른생활, 도덕, 윤리를 배운들 무엇하겠는가. 모든 것이 총채적인 사회적 병리현상에서 오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쇄락해져 가는 가치관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장 눈앞의 현실도 중요하지만 인간과 도덕이 조화를 이루는 내면적인 성장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값지게 하는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공동체 실천을 소중히 여길 때 아름다운 세상과 만나게 되며, 미래가 보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생겨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직하고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특정 시민단체만 하는 운동이 아니라 생활인들이 모여 올바른 방향을 찾고, 실천하는 덕목으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