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기’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나는 때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가 안팎에서 동시에 쪼아대야 한다는 뜻의 ‘줄탁동기’는 고사성어 라기보다는 송나라 때 발행된 ‘벽암록’에서 유래된 불교용어다. 이러한 줄탁동기를 인구에 회자시킨 것은 한때 JP라는 이니셜로 불리며 한국 정치사의 큰 획을 그은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다. 아마추어 화가의 수준을 넘어선 그림솜씨뿐 아니라 한학(漢學)에도 조예가 깊었던 JP는 정치인생의 고비고비 마다 촌철살인하는 비유와 고사성어를 인용해 자신의 결단을 밝히는 풍류를 즐겼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연합을 앞두고 JP는 신년휘호로 ‘줄탁동기’를 택했고 이를 알아들은 DJ는 JP와 연합해 DJP정권을 창출, 20세기말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꿨다. 이후 ‘줄탁동기’라는 말은 사제지간은 물론 조직의 상하, 조직대 조직 사이에 상호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할 때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21세기 초, 격변의 한반도를 바라보며 ‘줄탁동기’의 의미가 새삼스러운 것은 한반도의 평화가 북한의 손에만 있
事豫則立不豫則廢 어떤 일이든지 미리 준비하면 성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 할 수 있다 무슨 일이든지 미리 앞서서 준비해두면 반드시 그 일은 성취 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앞서서 준비하는 생각이 없으면 실패하게 된다. 중용(中庸)에 말을 할 때도 사전에 준비가 있으면 궁지에 몰리는 일이 없고 어떤 일을 행함에 있어 준비가 있으면 어려움을 격지를 않으며 행위가 있기 전에 준비를 갖추면 뒤에 후회가 없다. 사람됨과 일을 행하는 도리에 있어 먼저 원칙이 있으면 막힘이 없다고 했다. 미리 준비해 놓으면 근심이 없다.(有備無患, 유비무환) 더구나 인생에서 미리 확립해야 할 것은 성실함과 준비성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사회 어느 곳에서도 성실한 인재를 져버리는 곳은 없으며 그들의 성공담을 우리는 매체를 통해서 알게 된다. 반대로 성급하게 시작해 조급한 마음으로 성공을 향해 뛰어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일시 성공을 한다 해도 왠지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는 것이다. 즉 공을 높이는 것은 뜻에 달려 있는 것이며, 일을 확장시키는 것은 그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 훌륭한 일 큰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志)와 근(勤)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지는 목표이다. 분
코끝이 찡하고 귓불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옷깃을 여며도 살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을 막을 수가 없다. 골목을 뛰쳐나온 바람은 낡아 허름해진 현수막을 찢고는 가로수로 올라가 나뭇가지를 흔들다. 이맘때쯤 되면 몸도 마음도 분주하다.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보다는 송년회 모임이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에 빼곡히 적혀있다. 학교 동창모임, 산악회, 협회, 친목회, 가족 모임 등 어찌 그리 모임의 형태도 이유도 색깔도 많은지 일주일에 서너 번은 약속이 잡힌다. 줄일 수도 없고 불참할 수도 없는 모임들이다. 천태만상의 모습들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을 다치고 서운함을 느낀다. 결국에 혼자 삭이고 말 것이면서도 한동안 가슴앓이를 하게 된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한테 일수록 더 많이 느끼는 것 같다. 12월이 되면 유독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강산이 변하는 세월 쌓은 정을 한꺼번에 허물었다.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책임이랄 것도 없는 어처구니없는 일에 사람 관계를 놓쳐버렸다. 단 한 번도 그 사람과 안 보고 살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헤어질 거라는 생각
우리 농업은 오랜기간 인구문제, 고령화, 농산물 경쟁력 약화, 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늘어나고 있다. 농가소득과 부채 문제 이에 더해 농지가격 하락과 유휴농지 증가 등 농지시장의 불안정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며, 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농지의 활용을 극대화시키고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농지은행’ 제도이다. 농지은행에서는 농지에 대한 종합적 역할 담당을 위해 지난해부터 이농(離農)이나 전업(轉業) 또는 고령으로 은퇴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해 전업농 등에게 장기임대해 농업경영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지매입비축사업’, 올해 1월부터는 고령농업인이 농지를 농지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동안 매월 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농지연금사업’이 도입돼 1년만에 가입자수 1천명을 돌파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농지연금’은 농지 외에 별도의 소득원이 부족하고 영농규모도 작아 노후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 거주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고령농가가 소유하고 있는 농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농지에 계속 영농을 하면서 평생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일종의 역모기지 제도로서 농지연금에 가입하고자 하는 농업인의 자격요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주고, 나에게 잘해주던 우리 형, 고마워.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지난 20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A군의 유서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유서를 얼마 읽어내려가지도 못하고 눈가에 번지는 눈물을 가눌길이 없었다. 유서를 읽은 국민들의 마음 똑같았으리라. 우리모두의 책임이다. A군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아이들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빈발해 우리 가슴을 매우 아프게 한다. 이 사건들을 개인적 차원, 예외적 사례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사
수원·화성·오산 연합시화전 개막식과 2011 수원문학 제20집 출판기념 및 시상식이 지난 20일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렸다. 이번 시화전은 26일까지 이어진다. 그동안 도내 각 문협지부나 동인회, 학교 문예동아리 등 단체들은 연말, 혹은 지역축제가 열리는 봄날이나 가을을 맞아 시화전을 열어왔다. 시화전은 1960년대부터 자주 열려 1970년대에 붐을 이뤘다. 시화전이 열릴 때면 지역의 문학인과 문학청년, 학생, 시를 좋아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작은 문학 축제의 장을 형성했다. 시화전이 열리는 기간 동안 밤마다 술잔을 앞에 놓고 문학과 인생을 이야기 하는 것은 낭만적인 풍경이었다. 가난하긴 했지만 마음만은 풍성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시화전은 보기가 힘들어졌다. 문학인들 사이에서조차 낭만이 사라졌다. 그러고 보면 가난과 예술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듯 하다. 독재정권의 정치적 탄압도 술빵에 들어가는 막걸리처럼 오히려 문학인구를 늘리고 한국문학을 확장 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문학은, 시는 그런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학교문예동아리나 문학동인회, 문학단체의 시화전이 더욱 보고 싶다.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11년 한해가 저물
지난 11월 12일 뉴세븐 원더스재단은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며칠 전, 경제일간지의 한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는 중국 바오젠 그룹 관광객 1만명 유치에 힘입어 지난 12월 16일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 목표를 달성했다. 외국인 관광수입도 1조3천500억원으로 지난해 7천억원의 2배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성산일출봉 등 천혜의 자연이 이끌어 냈겠지만 제주도 곳곳이 청결하고 제주 시민과 상인들의 친절함이 한 몫을 거들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바당올레 횟집을 경영하는 성호경 제주 9코스 올레지기는 “제주도는 섬이다 보니 사람들 말씨가 투박한데 말끝에 ‘요’를 붙이자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왜? 보다는 왜요? 가 조금 더 외지인들에게 친절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제조 곳곳이 어떻게 해서 깨끗하게 됐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동네 주민과 봉사단체가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1994년 12월 옹진군에서 안산시로 편입된 대부도. 대부 해솔길을 만들기 위해 대부도를 다녀보면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있다. 집 앞을 청소하자는 필자에게 본인이 버린 쓰레기가 아니라고 강변을 하고 일부
요즘 게임산업계에 기린아로 떠오르는 스마일게이트라는 기업이 있다. 이 업체가 출시한 게임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올해 매출액은 1천800억원대, 영업이익은 무려 1천4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지난 7월 스마일게이트는 벤처캐피털을 인수하면서 엔젤투자자로 나섰다. 유망한 예비창업자와 창업초기기업이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투자하고 노하우도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보다 한발 앞서 지난 4월에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실리콘웍스가 또 다른 벤처캐피털을 인수해 후배 기업인들의 창업을 돕는 데 팔을 걷어 붙였다. 엔젤투자의 특성을 볼 때 수익성만을 염두에 두었다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스마일게이트와 실리콘웍스의 새로운 시도는 우리 경제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흔히들 우리나라에서의 창업은 갓난아이(창업기업)가 정글(창업생태계)에 내던져진 상황과 유사하다고 한다. 2000년대 초 벤처붐 붕괴 이후 줄곧 위축되기만 했던 기업가정신과 청년창업이 이제야 조금씩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세계 제일의 벤처창업 생태계로 평가받는 실리콘밸리에 비하면 격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실리콘밸리는 대학-엔젤투자자와…
하남시가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시끌하다. 예년에 없던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정단체 지원비가 도마에 올랐다. 하남의제21협의회운영비, 하남희망연대 사업비, 문턱없는 밥집 예산 등이다. 법적으로 지원대상이지만, 모두 선심성 예산 논란을 빚고 있다. 그런데도 이 예산들은 결국 일부 증액되거나 유지됐다. 여기에 환경기초시설 현대화사업비 예산 1천134억원은 고스란히 삭감했다. 이 사업은 이교범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약사업이다. 이미 기공식까지 마치고 계속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결과적으로 시의회가 승인하지 않아 ‘사업은 있고 예산은 없는 꼴’이 됐다. 기공식에 참석한 시의회가 축사까지 해 놓고,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집행부의 반응이다. 더 황당한 것은 삭감 이후 일부 의원들 입에서 추경예산이 거론됐다는 사실이다. 예산을 삭감한 의원들이 스스로 추경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추경예산의 의미를 알고 말했는지도 의문스럽다. 앞서 하남시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여·야가 서로 위원장을 하겠다고 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거기에 의원들의 회의진행 능력과 경력이 무시된 채 자리나누기식으로 돌아가며 위원장 감투를 쓰고 있다. 하남시의회는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