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추진력이 거침이 없다. 한나라당이 4.27 재보궐선거 이후 너도나도 ‘복지’ 운운하며 좌클릭 하고 있지만 오 시장은 한치의 기리낌도 없이 복지 포퓰리즘은 망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는 한나라당내에서 ‘왕따’ 당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정치적 이념은 높이 사줄만 하다는 평이 많다. 남경필 의원이 당권도전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놓고 정치적으로 풀어가라고 말했다가 오 시장측으로부터 즉각 반발을 산 것도 그의 강한 의지력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초·중·고등학생 무상급식을 내걸고 6.2 지방선거에서 다수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의 시의회에 정면 승부를 걸고 나설 수 밖에 없는 작금의 상황을 자신의 정치적 생명를 걸고서라도 돌파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무상급식 주민투표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한나라당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상급식의 파괴력을 감지한 한나라당내 대부분의 인사들이 무상급식을 포함한 복지선점에 너도나도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오 시장의 싸움은 외로울 수 밖에…
수학여행(修學旅行)을 순수한 우리말로 바꾸면 ‘배움 나들이’. 얼마나 정취 있는 말인가?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추억이 떠오르겠지만, 뭐니 해도 집단추억(集團追憶)은 수학여행이 으뜸이다. 어느 학교 졸업앨범을 보더라도 반드시 수학여행 사진이 한 두 페이지 자리 잡고 있다. 수학여행의 목적은 대강 이러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공부를 강요해야 하는 선생님과 공부외적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성적경쟁의 관계를 떠나 우정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또 단체생활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된다. 그러나 담배를 비롯해 정말! 배우지 말아야 할 어른들의 흉내를 따라 해보고, 경험해 본 것도 수학여행이다. 모든 것이 다그러하듯 잘 쓰면 양약(良藥)! 못쓰면 독약(毒藥)! 얼마 전 서울 모 중학교에서 240만원짜리 수학여행을 계획했다. 외국여행으로 국제 감각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 했는데, 결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취소했지만 정신 나간 사람들이다. 240만원 이라고 하면 국립대학 한 학기 등록금과 맞먹는다. 우리나라가 잘 살긴 잘사는 모양이다. 과거 신혼여행이라 해도 제주도는 꿈도 못 꾸고 대부분 부산 앞바다가 기껏 이었는데, 지금 통계는 고등학교 8
잘 아는 선배에게는 어여쁜 대학생 딸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 아가씨가 성격, 외모, 공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소위 말하는 ‘엄친딸’이다. 그래서인지 주위에 따르는 청년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선배는 연애를 통해서도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에 딸의 이성교제에 관해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취해 왔단다. 그런데 얼마 전 선배는 딸이 두 명의 남학생과 동시에 사귀는 것 같아 작정하고 진지한 대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얘야, 엄마는 연애도 인생공부라 생각해. 그동안 지켜봤는데 동시에 두 사람을 만나는 건 아니지 않니?” “엄마, 그건 오해야. ○○는 내가 진지하게 사귀어 보고 싶은 남자고, △△는 그저 친구일 뿐이야.” “그런데 네가 친구로 생각하는 △△도 너를 단지 친구로 생각하고 만나는 거니?” “음... 걘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아.” “그럼 걔한테 너무 가혹하지. 네가 친구로 잘해주는 걸 걔는 네가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로 오해할 수도 있잖니. △△한테는 네 호의가 희망고문이 될 수도 있어.” “희망고문? 그럴 수도 있겠네. 다음에 만나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게.” 이제 보름 남짓 지나면 공인으로서의 각오를 다지며 시의회에 발을 들여
바야흐로 1가구 1차량 시대가 다가오는데 반해 차량을 주차할 공간은 모자라다 보니 운전을 하는 사람에게 주차는 결코 간단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음식점이나 목욕탕에 가더라도 주차시설이 잘 돼 있는지부터 확인하게 된다. 얼마 전 만두국을 잘하는 집으로 유명한 한 식당에 갔다. 그 곳은 도로변에 위치한 식당으로 따로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차를 끌고 간 일행은 주인에게 주차공간이 없냐고 묻자 도로변에 주차하면 자기네들이 알아서 해주겠다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보니 차량은 주정차를 단속하는 무인 단속카메라를 피해 의자로 번호판이 가려져 있었다. 만두국은 맛있었지만 그 주인의 얌체행동으로 마음 편한 식사는 아니었다. 종이나 비닐로 덮기, 상품 쌓아두기, 트렁크 열어 두기, 입간판이나 의자 등으로 가리기 등 불법 주차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량번호판을 교묘히 가리는 얌체운전자들을 종종 보곤 한다. 이들은 잠깐 세워 놓는데도 단속이 돼 어쩔 수 없이 가렸다고 이야기한다. 잠시 볼일을 보기 위해 도로변에 차를 세운 사이 스티커를 발부받은 경험은 운전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억울해서, 잠시 편하자고 차량번호판을 가려 주차하는 얌체행위를 해서는 안 된
요즘 주택이 말성이다. 은행 빚을 얻어 아파트를 산 가구주들은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죽을 맛이다. 갖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대출금을 갚으려고 해도 아파트는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 붙어 요지부동이다. 국책은행과 외국계 신용평가회사에서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에 대해 계속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주택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고 주택 가격은 내리막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고된 전국의 아파트 실거래 건수는 총 4만8천77건으로 전월 대비 13.5% 감소했다. 같은 달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3천805건으로 역시 20%나 줄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반면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전.월세 가격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전세 시세 상승률은 서울 4.25%, 수도권 7.78%, 신도시 7.02% 등이라고 한다. 하반기에는 더 큰폭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하니 서민들이 집 없는 설움을 뼈져리게 느껴야 할 판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만 모두 네 차례의 부동산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1.13 전·월세 안정화 방안, 2.11 전·월세 안정화 보완 방안, 3.22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5.1 건설경기…
일본에서 발생한 엄청난 지진에 이은 쓰나미,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등으로 전세계는 지금 방사능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원전건설은 물론 기존 원전을 대상으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국가들이 많다. 아울러 발전용 연료전지, 풍력발전, 태양열 등 친환경 대체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력발전도 원자력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력발전은 바닷물의 조석간만의 차이를 발생하는 수위 변화를 이용해 수차(水車)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시켜 발전하는 일종의 수력발전이다. 수력발전은 우리나라 서해안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해안 지형 특성상 조석간만의 차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시화조력이 건설 중이고 가로림조력이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천만조력과 강화조력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중에 인천만조력발전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과 GS건설이 총 사업비 3조9천억원을 들여 인천 영종도~장봉도~강화도를 방조제로 연결하는 발전용량 1천320㎿ 규모의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시와 지역 주민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해 환경을 파괴한다며 강하게
최근 전지구적 기상이변 및 재해발생 증가, 옥수수, 밀 등의 세계 식량가격 상승 추세, 세계 1위의 농산물 수입대국 중국의 곡물수입량 증가 등으로 세계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인류의 식량안보에 대한 위험이 이슈화되고 있다. 우리에게 IT 업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는 빌게이츠는 수년 전부터 사하라 이남지역에 재배가능한 가뭄에 강한 옥수수 품종 개발을 위해 아프리카농업기술재단(AATF)에 미화 4천7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품종 개발을 위해 전통육종기술과 함께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이유로 생명공학 작물에 엄격한 태도를 보여 왔던 유럽에서는 올해 초 지난 10년간의 실험결과 GMO에 대한 위해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고, 유럽의회에서 GMO 규제권한의 회원국 위임을 결정하는 등 규제, 공공인식 분야에서 유연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세계 종자시장은 약 340억 달러로 연평균 10%씩 성장 중에 있으며, 이중 GM 종자가 112억 달러로 33%를 차지하고 있는데, 자본, 유통망, 첨단 BT 기술로 무장한 다국
6월은 산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푸른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확 다가서는 쌉싸롬한 풀냄새, 푸른 잎에 적당히 반사되는 태양, 바람이 낸 길을 따라 산을 오른다. 헤프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만큼 핀 들꽃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이 발길을 잡는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오지의 산이다. 산으로의 접근이 만만치 않은 까닭인지 아직은 알려지지 않아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 신비로움을 가득 품고 있어 정글 탐험을 하는 듯 짜릿함을 안겨주는 산이다. 오래 전 선비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넘었을 희미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계곡을 만나고 그 계곡을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오르게 된다. 울창한 숲, 한 아름은 족히 될 법한 나무들, 장마와 태풍에 쓰러졌을 나무가 길을 막아서곤 한다. 허리를 숙여 나무 밑을 빠져나오고, 길을 막고 있는 나무를 건너는 일 또한 만만찮다. 축축 늘어진 다래나무가 이마를 때리고 잠깐 한눈을 팔다보면 이끼에 나동그라져 무릎이 깨지고 엉덩이에 멍이 들기 일쑤다. 일행 중 누군가는 뱀을 피하고 누군가는 벼락 맞은 나무를 보면서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자연이 인간을 쉽게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친
시경(詩經) ‘소아(小雅)’편에 ‘밭두렁에 오이가 있는데 절여서 조상님께 바치세’라는 구절이 있다. 바로 오이지다. 물론 시경에 나오는 오이는 지금 우리가 먹는 오이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지금의 오이는 시경이 편찬된 훨씬 후인 기원전 2세기 무렵에 동아시아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한나라 때 외교관인 장건(張騫)이 서역에서 오이를 가져와 퍼뜨린 걸로 나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경에 나오는 오이는 동아시아에서 토종으로 자라는 참외 종류였을 것이다. 광주(光州) 신창동에서 발굴된 기원전 1세기경 유적에서 오이씨가 발견된 것은, 오이가 전래된 시기를 삼국시대 이전으로 앞당기거나 오이가 대륙을 통하지 않고 해로(海路)를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음을 보여준다. 고려시대 이규보(李奎報)가 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보면 ‘염지’라 하여 ‘무를 소금에 절인 음식을 겨울 내내 반찬으로 삼았다’는 글이 나온다. 여기서 ‘지’는 ‘물에 담근다’는 뜻이다. 김치란 이름은 이 ‘지’가 고려말기에 ‘저(菹)’로 변하여 쓰이다가, 조선 초기에 ‘딤채’가 되고, 구개음화(口蓋音化)로 인해 ‘김채’에서 지금의 ‘김치’가 됐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