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인천의 한 지방자치단체인 구(區)에서 연락이 왔다. 지역에서 재건축, 재개발을 위한 송전선로 이설과 관련해 조합 측과 반대하는 지역주민이 오랫동안 갈등했던 사안인데, 연말을 기해 조합과 관련한 인허가 사항의 부득이한 변화로 인해 반대 주민의 민원이 심각하여 방법을 찾고 싶다는 것이었다. 발단은 십여년 전 노후한 빌라를 재건축하기 위해 인접한 고압송전선로를 옮기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재개발 조합은 이설비용과 관련한 한전과의 법정싸움에서 1차 승소판결을 얻었음에도, 재개발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이설비용을 조합의 부담으로 해 진행했다. 그러나 이설될 선로가 정해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선로주변에 초등학교가 있으며 아이들의 건강권과 관련 이설반대를 하고, 지중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이 비상대책위를 구성됐고 이들과 조합은 자녀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일정한 기금을 마련했다.이런 과정의 시간이 5~6년이 흘렀고 자녀들의 등교거부 등 지역사회 최대 갈등현안으로 부각됐다. 이후 최대 쟁점이 됐던 지중화에 대해 전임 시장, 국회의원 등 지역사회의 정치인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걸림돌이었던 재정적인 문제도 해결될
어머니 산소에 다녀오다 몹시 목이 말랐습니다. 이미 묘원 휴게시설을 떠나 온 터라 가까운 거리에서 마실 물을 얻기 어려웠지요. 한 번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자 점점 더 물을 찾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지나 길가 매점에서 0.5리터 물 한 병을 사서 급히 마셨습니다. 그 시원함이란, 아시는 분은 다 아실 것입니다. 작은 물 한 모금에 활기를 찾은 겁니다. 문득 나는 어머니의 젖으로부터 지금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얼마나 어머니의 젖을 얻어먹었는가를 셈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어머니로부터 여덟섬 세말의 젖을 먹고서야 비로소 사람이 된답니다. 여든 세말 어머니의 젖을 먹고 나서야 사람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이지요. 여든 세말을 리터로 환산 해보니 1,494리터가 됩니다. 0.5리터짜리 물병 3천 병 정도의 젖을 어머니로부터 받아먹은 겁니다. 지나치는 길에 가게에 쌓여있는 패트병 더미를 보며 3천 병 정도의 규모를 어림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높이가 키를 훌쩍 넘을 만큼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아, 내가 저만큼 많은 젖을 어머니로부터 빼앗아 먹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꽉 막혀왔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님 살아 생전에 제 할 도리를 제대로 못했으니 참
제89회 어린이날을 맞아 존경하는 학부모님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새싹들은 언제나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어린이’의 어원을 ‘얼인 이’로 풀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영혼을 뜻하는 우리 말인 ‘얼’, 그 자체로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라는 말을 만드시고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뜻은 우리 어린이들의 맑은 영혼이 온전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 속에서 이렇게 소중한 존재인 어린이를 교육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어린이들을 존엄한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온전한 인격적 성장과정을 돕는 기쁨보다, 척박한 교육현실에서 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된다는 본능적인 조바심으로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자녀교육의 고민을 더욱 깊게 합니다. 분명한 것은 어린이가 행복하지 않을 때, 부모도 행복할 수 없고 우리 사회 또한 함께 불행해진다는 사실입니다. 과도한 경쟁교육은 누군가를 끊임없이 ‘낙오자’로 전락시키고 공동체적 가치를 상실하게 하면서 결과적으로 모
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고 잔류하는 부처와 위원회를 모아 과천청사로 옮기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경기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당초 경기도는 과천청사 활용방안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희망해 왔다. 도는 지난해 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전에 나섰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대기업과 연계해 구축되고 해외연구인력도 도입하는 만큼 도는 정부청사가 이전하는 과천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적지로 내세웠다. 도는 이를 위해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과학벨트 핵심 시설인 ‘중이온 가속기’를 관악산에 배치하는 내용의 타당성 용역을 계획했을 만큼 구체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수도권을 배제키로 결정함에 따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가 무산됐다. 도는 앞서 지난해 8월 과천청사 부지 67만5천여㎡를 교육과 R&D중심지역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등 국내외 명문대를 유치하고 R&D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과천청사 부지에 조성해 달라고 정부에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비록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가 무산
드디어 수원에도 소극장이 생겼다.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신풍초등학교 앞에 있는 레지던시(창작마을) 건물 지하에 지난달 27일 수원시민소극장이 개관된 것이다. 건평 70평, 객석 110석 규모로 아담한 이 소극장은 수원시가 예산 일부를 지원했고 극단 성 대표인 연극인 김성열 씨를 비롯한 지역 연극인들이 직접 실내에 페인트를 칠하는 등 공연장을 꾸몄다. 소극장의 객석은 지인들의 십시일반 모금으로 마련됐다. 각 의자마다 성금을 낸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어 더욱 의의가 크다. 수원시민소극장 만들기를 주도한 김성열씨는 그동안 지역에서 가장 많이 소극장을 만들었던 사람이다. 이제 50대 후반으로 20대부터 10년에 한번 꼴로 소극장을 만들고 그의 표현대로 ‘말아 먹은’ 인물이다. 수원에도 수원시민소극장 말고 또 하나의 소극장이 있다. KBS드라마센터 안에 있는 소극장이 그것인데 지역연극인들을 위한 배려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1년에 한번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공연장으로 쓰이거나 서울 극단들의 상업적인 연극 무대로 쓰일 뿐이다. 수원시민소극장이 소중한 것은 이제 수원의 연극인들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만만치 않은 대관료에 주눅 들지 않고 마음껏 연극을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고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1992년 기후변화협약부터 2010년 멕시코 ‘칸쿤합의’를 거쳐 더욱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우리도 뒤늦은 감은 있지만,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해 녹색성장에 필요한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녹색산업 관련 예산사업도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녹색거품’ 지적도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녹색기술 선점을 위해 녹색성장은 이미 범세계적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이다. 영국은 18세기 산업혁명을 주도해 막강한 경제대국을 이루다가 침체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21세기 현재 ‘그린 혁명’ 계획으로 2020년까지 약 180조원의 투자를 집행할 것을 천명했다. 또한 EU는 정부 재정 지출의 63.7%를 녹색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 향상, 친환경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기업들도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다. 대기
올해를 기점으로 수원시에는 더 이상 중견기업이 존재하지 않게 됐다. 지난해까지 대기업 틈에서 유일하게 고용인원이 500명에 달했던 중견기업 ㈜이라이콤이 올해 종업원 수가 300명 이하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제조업종의 경우 상시근로자수가 300~999인 이내인 사업장을 중견기업으로, 300인 이하를 중소기업으로 분류한다. 수원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수원에 소재한 제조기업 중 종업원 수가 301명 이상인 업체는 모두 6개사. 삼성전자, 삼성전기, SKC, 삼성LED,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코리아, 이라이콤 등인데 이 중 이라이콤을 제외한 5개사가 대기업 계열사다. 하지만 이라이콤이 올해 제조라인을 중국으로 이전, 고용인원이 300명 이상 줄어들면서 수원시에는 더 이상 중견기업의 존재를 찾을 수 없게 됐다. 지난 2000년에만 해도 수원에는 금강고려화학, 이랜텍, 삼화콘데서공업, 세화 등 10여개 사에 이르는 중견 제조 기업이 존재했지만 불과 10년 만에 중견기업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된 셈이다. 이들 중견기업 대부분이 수도권 규제,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해외 또는 지방으로의 공장 이전을 결정했기 때문. 반면 50인 미만 소기업의 수는 지난해 92
양주시 공무원들의 청렴도 정도는 경기도내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경기도 31개 시·군 중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권인 30위를 기록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청렴도 조사라는게 시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고 해결한 민원인들을 찾아내 아주 세세한 질문을 던져가며 나온 결과인 점을 감안한다면 시.군 민원 공무원들간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선 시·군은 매년 청렴도 조사결과 발표에 민감할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렴도가 떨어지는 해당 자치단체의 단체장들은 좌불안석이다. 다음해라도 청렴도를 끌어 올려 시민들로부터 다신 신임을 얻기 위한 주문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양주시가 내놓은 청렴도 평가 방식은 고위직에 대한 마음을 움직여 보자는 것이다. 현삼식 양주시장은 이달 안에 세무과, 청소과, 도시과 등 시청 내 재산등록부서 5급 간부 공무원 9명을 대상으로 직무 수행과정에서의 청렴성(직무청렴성),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솔선수범(사회수범성), 법규 준수 여부(준법성) 등 크게 3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이들은 직무수행, 부당이익 수수 여부, 청렴실천, 건전한 사생활, 세금 납부, 교통법규 위반 징계 등에 대해서 평가를 받게 된다.
내 책상 위엔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키스’가 액자에 다소곳이 세워져 있다. 화려하지만 끊임없이 역동적이며, 관능적이고 육감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초조한 느낌을 주는 이 그림은 클림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키스’에 버금가는 클림트의 작품이 ‘유디트’다. 오스트리아 빈의 벨베데레 궁의 미술관에 ‘키스’와 함께 걸려 있는 ‘유디트’는 몽환(夢幻)적이다. 검은 머리가 비현실적으로 크게 부풀려져 있고, 그 배경으로는 황금색의 평면적 문양들로 장식돼 화려함을 더해준다. 그리고 붉게 상기된 볼과 지긋이 내려다보는 눈은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직전, 그 느낌의 근원을 탐색하려는 눈빛과도 같다. 구약성서 외경(外經)에는 아시리아의 용장 홀로페르네스가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을 포위하자 유대인 과부 유디트가 그의 처소에 잠입해서 목을 벴다는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한 유디트 치명적인 매력은 예술가들의 단골 소재가 됐다. 클림트 이전에 르네상스 시대 카라바조와 조르조네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들은 칼을 들고 있는 유디트와 목이 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