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이 아니다. 상고(商高)를 졸업할 무렵 마지막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엄숙하게 “내가 이제껏 아는 지식은 모두 전수(傳授)했다고 생각하는데, 하산(下山)하기 전 마지막 저울 속이는 법을 안 가르쳐 주었구나. 돈 버는데는 뭐니뭐니 해도 그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자동차 교습소에서는 “만일 사고가 났을 땐 무조건 우겨라. 인상을 최대한 험악하게 쓰고 목소리는 최고로 크게, 잘잘못을 떠나 우선 상대방을 제압하라.”는 것을 가르쳤다. 우스개 소리라고 돌릴 수 없는 이런 우리의 과거가 분명히 있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불교적 속담이 있다. 이 아름다운 속담을 한 때는 엉뚱한 한량(閑良)들의 작업용 멘트로도 곧잘 사용됐는데 어쭙잖은 인연을 들춰서 “이것도 인연인데 차나 한잔합시다.”라며 접근했다. 대부분 여성들이 ‘인연’이란 말을 내세우면 약해지는 법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속담이 요즘 변했다고 한다. 옷깃만 스쳐도 법(法)으로 하자. 불황 탓일까? 각박하게 변하는 세태를 보는 것 같아 매우 씁쓰레하다. 겁난다. 향기가 나던
뉴타운으로 대변되는 도심재개발 사업으로 어릴 적 골목길 동네 풍경이 사라졌다. 그 동네풍경의 한 가운데에는 언제나 재래시장이나 구멍가게가 소박한 모습으로 힘겹게 앉아 있었다. 도시화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 우선 부동산 간판이 최대한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서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우리 현대사의 마지막 그림, 골목길 풍경은 점차 사라져 간다. 구멍가게에 얽힌 서민들의 애환이 그런 정도의 애잔한 추억으로 남겨지는 뒷 켠에는 기업 형 대형 유통업체들의 엄청난 집중포화가 휩쓸고 지나간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막대한 자본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지방 상권은 물론 골목길 구멍가게 풍경마저 싹쓸이하고 있다. 재래시장이나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에 엄청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수원 영통시장은 반세기 이상의 오랜 상권을 지닌 경기도 내 최고의 상권이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웬만한 점포의 권리금이 2억 원을 웃돌기도 했다. 시름시름하더니 올 2009년 들어서는 2억 원의 권리금은 ‘제로’ 상태로 돌아왔다. 권리금은커녕 그냥 준대도 장사할 사람이 없다. 재래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린 것이다. 지방정부에서는 계속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 놓고 있지만 이제 백약이 무효인 상태가 된…
학교 과학실은 열악하고 편파적인 요소가 많았다.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강조되지만 아직까지도 과학교육에 대한 분위기는 처지는 느낌이다. 어린시절부터 과학을 이해하게 되면 급변하는 주위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추게 된다. 현대사회가 변화와 변혁의 시대인 만큼 과학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한다.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또 급격히 증가하는 인구와 거대한 도시권의 성립에 따른 변화 속에서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대 과학지식의 양은 10년을 주기로 2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종래의 과학교육으로서는 팽창하는 정보량을 모두 기억할 수 없는 처지에 와 있다. 뿐만 아니라 지식은 항상 수정되고 어떤 것은 소멸된다. 과학은 이러한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이해되도록 교육되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의 과학교육은 만물의 이치를 끊임없는 실험·관찰을 통해 습득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경기과학교육 계획 4대 전략에 따라 ‘과학교육 내실화 추진 계획’이 마무리되는 2012년께는 경기과학교육의 수준이 질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도교육청은 과학수업과 평가방법을 개선하고 과학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해 각
가족이 있거나 없거나 요즘은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홀로 사는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활주변이 허름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는 바퀴벌레가 기어다니고 곰팡이가 핀 쪽방에서 하루하루를 소일하는게 전부인 노인들이 많다. 극도의 박탈감 속에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노인들을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각급 행정기관이나 기업, 봉사단체에서는 홀로사는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베풀거나 건강검진을 통한 노인사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이는 일과성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 노인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항구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움직임도 많이 있지만 ‘청년백수 100만 시대’에 노인들에게 돌아갈 일자리가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겨울 춘천시에서는 월세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온 60대 노인이 숨진지 한달 정도가 지난후에 집주인에게 발견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 노인은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여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몸이 아팠으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어떠한 연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가족과의 연락을 끊고 홀로…
국내 최대의 돔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안산시의 계획이 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해 표류 위기에 처해지면서, 그동안 이 사업에 많은 기대를 가졌던 시민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안산시의회는 지난 14일 제16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2009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한 결과 전체 의원 22명 중 찬성과 반대 11표 동수로 안타깝게 부결됐다. ‘2009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에는 안산시 단원구 일원 시가화 예정부지 9만9000여㎡에 문화복합 돔구장과 구청사 등을 건립하는 계획이 담겨 있다. 돔구장 건립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문인수(43·민주당) 의원은 “돔구장 건립은 안산시에 필요한 일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업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공사비 산출내역이 불분명하고 돔구장 운영비에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비판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찬성 의사를 표명한 주기명(47·한나라) 의원은 “일본 삿뽀로돔의 경우 시와 기업간의 공동운영으로 연간 90억엔 매출에 20억엔 흑자를 낸 사례가 있다”
진나라가 멸망하기 직전 왕을 모시던 관리 서덕언은 거울을 둘로 쪼갠 뒤 아내 낙창공주에게 주고, 1년 뒤 수도 장안에서 만나 거울을 맞추어 보기로 했다. 589년에 진나라가 멸망하자 낙창공주는 포로가 되어 수나라 문제(文帝)의 오른팔인 양소에게 넘겨졌다. 겨우 목숨을 건진 서덕언은 일년 뒤 장안으로 갔는데 깨어진 거울을 금화 열냥에 사라고 외치는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를 거처로 데려다 거울을 맞추어 보았더니 딱 들어맞았다. 서덕언은 온전하게 된 거울을 주어 돌려보냈다. 거울을 받은 낙창공주는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하였다. 사연을 알게 된 양소는 그녀를 남편에게로 돌려 보냈다. 생이별했던 부부가 다시 만나는 것을 파경중원(破鏡重圓)이라고 하는 까닭이 여기 있다. 사정은 다르지만 최근의 개성공단 사태가 파경 지경처럼 보인다. 지난 주말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우리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6.15를 부정하는 자들에게 6.15의 혜택을 줄 수 없다”며 저들이 통치한 사항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으면 “개성공업지구에서 나가도 무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개성공단에는 우리 기업 100여 개가 입주해 있고, 북한 근로자 3만9000명이 월평균 73달러의 임금을…
아이들의 맑디맑은 눈동자와 해맑은 미소를 보노라면 피곤한 몸과 마음이 한순간에 사라지곤 한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 그러나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다.’ 역설적인 표현이면서도 그들의 순진무구함과 무한한 잠재력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의 재능을 살리고 제대로 교육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몫이다. 꾸중보다 칭찬이 당연히 효과적이다. 칭찬은 하되,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의 자만심을 키워서는 안 된다. 아이의 재능을 살리고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제대로 된 칭찬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아이의 능력과 잠재력을 키워주자. 책을 잘 못 읽는 아이에게 ‘너는 참 목소리가 좋아’라고 말해 장점을 부각시켜 책을 잘 읽게 할 수 있다. 이처럼 칭찬은 아이의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재능을 살려주는 ‘특효약’과도 같다. 둘째, 자신감과 자아 존중감(self-esteem)을 길러준다. 칭찬을 받음으로써 아이는 자신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에 나가서도 마찬가지이므로 어려서부터 칭찬받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셋째,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행동하게 한다. 부모나 교사의 권위에 따라 아이들이 움직이는 것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명령에 따라 수동적으로…
중국의 역대 임금 중에서도 어질기로 유명한 요 임금이 어느 지방으로 순행할 때 일이다. 그 지방의 한 관리가 요를 맞아 인사를 드렸다. “성인이시여, 무병장수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요 임금은 “수명이 길어지면 욕된 일도 많아지니 그것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관리는 다시 “부구가 날로 더해지시길 빕니다”하자 요 임금은 “부가 늘면 욕심이 느는 법, 그것은 불필요하다”고 하였다. 관리는 마지막으로 “다남(多男)을 빕니다”하자 요 임금은 역시 “다남하면 그 중 부족한 이가 있어 걱정이 많을 테니 이 역시 필요없다”고 하였다. 물질도 아닌 말에서조차 초연할 수 있는 요임금은 지도자로서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물질에 대한 요 임금의 청렴함을 지켜본 관리는 말했다. “저는 당신을 성인으로 우러렀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그저 군자 정도밖에 되지 못함을 알았습니다. 부가 늘면 가난한 백성에게 나눠주면 될 것이요, 무병장수 하면 제 몸에 고민없이 세상을 고민할 수 있습니다. 다남하면 저들에게 제 몫의 일을 주면 될 것인데, 임금께서
현대교육의 첫째 목표는 다양한 비전을 갖추기 위한 미래를 가르치는 일이다. 교육이 오직 대학을 잘 들어갈 수 있는 지식과 방법만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미래사회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고 상황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곳이 학교라는 말과 같다. 그래서 언제나 중단되지 않는 우리사회의 화두는 단연 교육이다.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곧 미래국가 성장 동력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사교육비 절감방안이 졸속처리된 결과였다 해서 정치권에서조차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로를 통한 여론조사인지는 몰라도 미래계획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학부모, 학생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왜 이 같이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을 집행부서와 한마디 상의 없이 먼저 불쑥 발표했는가에 대한 불만이다. 아무리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도 여당이나 교과부 등의 갈등이 먼저 불거져 볼썽사나운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은 한 사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관계부처 간의 긴밀한 의견교환은 물론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수렴도 중요하다. 정권이 바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