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주의(主義)’니 ‘이념’이니 하는 것들이 어떤 특정 목표의 수단으로 악용될 때 인간의 존재는 한낱 거대한 도그마의 톱니바퀴에 끼어 인간성을 파괴당한 채 소모품으로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예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동서양의 최근세사에서도 그 예를 이따금씩 볼 수 있다. 러시아 볼셰비키의 피의 혁명, 히틀러의 나치즘, ‘대동아 공영을 위한 성전(聖戰)’과 ‘천황폐하의 황은(皇恩)에 보답한다’는 명분 아래 어린 청소년들을 가미가제 자살폭격기에 태워 내몰고, ‘구슬 가루처럼 찬란하고 아름답게 부서진다’는 옥쇄(玉碎)라는 집단자살을 강요한 일본군국주의의 광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북한 매체들이 최근 지난 8월의 집중호우 때 자신이나 자녀들의 목숨보다 김일성 ·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부터 구해낸 ‘자랑스러운’ 사례들을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광부 김승진씨는 집이 물속에 잠긴 상태에서 자식을 희생시키고 초상화를 구했다”고 했다. 임업설계연구소 설계원 김덕찬씨의 경우 산사태가 집을 덮치자 아내에게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먼저 건네고 자신은 흙더미에 묻히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또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죽어가는 다섯 살 난 딸을 버리고 초상화를…
공직사회 철밥통이 사라진다고 언론이 주목했던 서울시 공무원인사가 한고비를 넘고 있다. 지난 4월 4일 102명을 현장근무지로 보낸 서울시가 이들 중 24명을 최종 퇴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10월 4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공직을 떠나는 24명 중에는 자진퇴직이 10명, 퇴직예정이 7명, 해임이 3명, 직위해제가 4명으로 발표됐다. 철밥통을 깨고 공직사회를 개혁하겠다는 서울시의 처음 발표가 무색하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공무원들을 법에 보장한 정년까지 근무를 시켜야 한다는 법을 존중하면서 개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쉽기 않은 결단과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의 발표는 처음 기대와는 달리 변죽만 울리고 남은 것이 없는 실망만을 안겨주고 끝나 버렸다. 서울시의 이번 결과를 보면서 “빚 좋은 개살구 격으로 성과 부풀리기나 업적 부풀리기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모두가 바라고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무능 공무원 퇴출이 생색내기식이 아닌 실속 있게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언론의 지적을 공직 개혁을 기획하고 추진하려는 모든 기관과 기관의 담당자들은 명심해야 한다.(본보 10월 12일자 참조) 공직개혁이 현 단체장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요즘 일선 시·군과 의회마다 의정비 인상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의 경우 55.7%를 인상한 4천236만원, 인천광역시 옹진군은 무려 131%를 올린 5천328만원으로 책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나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부산에서는 시민운동단체들이 ‘5%내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의회와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경기도내 일선 시·군 가운데 제일 먼저 의정비를 책정(잠정결정)한 고양시의 경우 14.4%를 인상한 4천250만원이고 수원시는 요즘 의정비를 어떻게 책정할 것이냐를 놓고 합리적인 ‘묘수’를 마련하고 나섰다. 필자는 지난 2005년 1회 의정비 심의의원으로서 수원시 의정비(당시는 첫해로서 2006년도분과 2007년도분) 심의에 참여했고 10명의 의원들은 5회에 걸친 심의와 갑론을박끝에 3천780만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의장측 추천인사 5명 중 대부분은 5천만원대를 주장했고 시장측 추천인사들은 3천600만원대를 제시했다. 심의의원들은 결국 수원시 영통구에 사는 1천100여명의 평균 연봉을 기초자료로 10년 이상 전문직 종사자의…
10월은 3일 개천절, 5일 세계 한인의 날, 9일 한글날로 배달 민족의 우월성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달이다. 지난 4일 베이징 6자 회담에서 북한이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를 끝내고,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같은 날 평양의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의 실현을 위한 8개항을 선언하면서, 해외동포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합의했다. 다음 날에 열린 ‘제1회 세계 한인의 날’의 기념식에는 해외동포 500여명이 참석했다. 한글은 28자를 창제 반포할 당시 훈민정음이라 이름 붙였지만, 그 후 언문, 언서, 반절, 국서, 국문, 조선 글 등으로 비하되다가 개화기에야 한글이라고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한글은 큰 글, 세상에서 으뜸가는 글이라는 뜻이다. 한글은 3모음과 5자음으로 시작된 10개의 모음과 14개의 자음을 조합하기 때문에 배우기 쉽고, 24개의 문자로 약 1만2천개에 가까운 음을 적을 수가 있다. 1997년 유네스코에서는 알파벳보다도 우수한 훈민정음을 세계기록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21세기 정보사회는 정확한 정보의 양과 질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래서 문
지난 10일 아침 취재 중인 기자에게 문화재청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같은날 본보 종합 2면에 실린 ‘동산문화재 보호구역지정 문화재청 ‘완전폐기’ 방침’이란 제하의 기사를 읽고 전화를 했다고 용무를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반론보도나 대안보도의 형식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기사 쓰는데 도움이 될 정도의 자료를 보내줄테니 앞으로 참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오후에 다시 한 번 문화재청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기사를 읽은 분들이 문의가 자주 와서 반론 보도문을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실어야 한다”고 정중히 요구했다. 기자는 기사가 나가기전 문화재 제161호인 만년제 관련 취재를 하고 있었다. 우연인지 전날 도내 불교계와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도문화재조례개정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도청 앞에서 1천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문화재보호조례 개정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문화재보호구역을 축소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변지역 난개발로 문화재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히게 될 것”이라며 개정안의 즉
로이터통신은 11일 영국의 한 출판사가 “인류를 멸망시킬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때까지 60분이 남았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거나 전화 통화를 하며 마지막 순간을 보내겠다”, 13%가 “가만히 앉아 샴페인이나 마시며 운명을 받아들이겠다”, 9%가 “마지막 섹스를 하겠다”, 3%가 “최후의 기도를 하면서 보내겠다”라고 대답했다고 보도했다. 사랑 또는 섹스는 강렬하다. 1709년 4월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 뜰에서 우물을 파던 인부의 곡괭이에 쇠붙이가 걸렸다. 그것을 계기로 수많은 고고학자들이 대대적인 탐사를 벌여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한 폼페이의 전설이 하나둘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수많은 유물과 화석 중에서 발을 포개 앉은 채 꼭 껴안고 죽은 남녀의 시신이 나왔다. 불덩이 속에서도 한 몸이 돼 마지막 사랑을 불태웠던 남녀의 운명이 눈물겹다.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사건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이란 제목으로 만든 영화는 남성 주연 도슨 역을 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여성 주연 로즈 역을 한 케이트 윈슬렛의 순결하고 애절한 연기와 셀린 디옹이 부
필로폰 대마초 등 성인들이 구하기 쉬운 마약류를 손에 넣기 힘든 청소년들이 이 보다 습득이 쉬운 본드 등을 통해 약물중독을 일으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들어 경찰에서는 본드, 부탄가스 등을 비닐봉지에 짜 넣고 코로 흡입해 환각작용을 일으키고 있어 형사입건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들은 본드, 부탄가스 등을 주로 인근에 소재한 슈퍼, 철물점 등에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판매업주는 본드 등을 판매하는 데 있어 고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으나 실상 정말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것인지 환각제로 이용하기 위해 사용하기 위한 것인지 구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본드흡입에 대한 피해 중 가장 심각한 것을 꼽자면 신경계 세포에 대한 악영향을 들 수 있다. 본드흡입은 뇌에 피해를 입혀 조직이 손상돼 기억력이나 암기력, 판단력, 지능지수의 저하로 이어진다. 또 뇌의 손상으로 인해 성격을 포악하게 만들기도 하며, 습관성 중독 증상을 일으켜 마약과 같이 쉽게 치유하기 힘들어 진다. 본드를 흡입하는 과정에 저산소증이나 질식사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환각상태에 있는 청소년들이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사실로 입증되는 불행한 사태가 12일 대한민국 세종로 정부청사 곳곳에서 발생했다. 국민 참여정부라는 이 정부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복무하고 있는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를 봉쇄하고 합동 브리핑 센터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자료만을 기사화하라는 요구를 언론과 국민에게 강압적으로 주입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은 국민은 당초 이 정권이 집권했을 때 그들을 지지했거나 지지하지는 않았더라도 개혁정책에 선별적인 호감을 표시해온 사람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기대는 무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국정홍보처가 기존 기자실의 폐쇄를 통보한 시한은 당초 11일이었다. 그들은 11일에 이어 12일까지 국무총리실 및 11개 부처 기사 송고실에 자물쇠를 채우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것은 언론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인 자유로운 취재활동과 자유로운 기사 작성의 자유에 자신들이 자주 쓰는 용어인 ‘대못질’을 하고 기자 즉 국민을 추방했다는 점에서 프랑스 역사상 테르미도르의 반동(反動)에 버금가는 횡포요, 기자들이 가진 문서를 불태우지만 않았다 뿐이지 기사 송고실을 봉쇄함으로써 취재활동과 기사작성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중국 진시황의 분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북측의 요구에 따라 서해갑문을 시찰하고 돌아왔다. 북한의 서해갑문은 20년 전에 대동강 하구에 방조제를 막아 담수호를 조성해 막대한 산업용수와 넓은 간석지를 확보, 산업화를 이룩한 북한의 자랑거리다. 남측이 제안한 하천골재의 활용은 물론이고 하구 범람도 막고, 갑문으로 5만 톤 선박이 드나드는 방조제이다. 한강하구처럼 조석간만의 차가 큰 하천하구에서는 방조제 없이 하상 준설만으로는 하구 범람을 막을 수가 없고, 방조제 없이 인공 섬을 만들면 더 큰 범람을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북한까지 합쳐 17개 노선의 운하를 발표하고,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운하와 한강하구 간석지에 여의도의 10배가 되는 인공 섬을 건설한다는 공약을, 범여권의 이해찬 예비후보는 한강하구의 모래를 퍼내어 상습적인 홍수를 예방하고, 개성에서 팔당까지 운하를 확보한다는 공약을 내걸고, 주운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골재를 팔아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지난 11일에는 한국학술연구원에서 한강하구에 1억9천만평의 간석지를 매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매립에 필요한 토사확보와 매립토지의 산업화에 필요한 용수문제를 간과하고 있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되새기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서서히 인식하고 있다. 또한 공동체 속에서 의미 있는 미술을 선보이기 위한 실험들이 새로운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이고 있다. 공공미술은 자본의 흐름과 유행에 민감한 미술시장의 분위기에 비해 새로운 미술의 사회적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술인들 스스로 미술관에 갇혀 있던 전통적인 미술의 습속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욕구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하는 맥락에서 공공미술이 현재 미술계 담론의 균형을 잡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최근 몇 년간 시도돼 온 다양한 공공미술은 문예 진흥기금과 같은 제도적 지원을 배경으로 활발해진 면도 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여러 폐해를 안고 있는 미술장식품의 한계를 넘어 지역과 공동체 속에서 의미 있는 미술을 선보이기 위한 실험들이 새로운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만들어 지고 있다. 공공미술은 공청회나 사업설명회를 통해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주민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을 거쳐 도시의 미관을 효율적으로 아름답게 하자는 것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