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더미에 병들어 가는 지구. 그럼에도 대부분의 패션업계들은 유행을 선도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다. 이에 반기를 든 업체가 있다. 스페인의 에코알프(Ecoalf)다. 지속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회사는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2009년 창립한 이 회사는 재활용에 전념하며 이 분야의 선구적 역할을 주도한다. 경제적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많은 브랜드와 달리 에코알프는 생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 브랜드의 여정은 세 명의 어부가 한국산 트롤선(저인망어선)을 이용해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시작됐다. 현재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태국 등 60개 이상의 항구에서 약 3,500명의 자원봉사 어부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해저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려 분류하고 재활용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원사를 생산해 낸다. 이들은 ‘지구에 B는 없다.’는 슬로건을 외친다. 하나 뿐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에코알프는 더 높은 수익을 희생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개발을 추구한다. 수익성이 환경 문제보다 우선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업계에서 생태적 가치에 집중하는 이 업체의 노력은 가히 칭찬해 줄 만하다. ‘에코알프’라는 회사명
‘부음알림’이란 문자메시지를 자주 받는다. ‘부고알림’도 꽤 있다. 한자어인 부음(訃音)과 부고(訃告)에 우리말 알림을 덧댄 말이다. 차츰 공식용어처럼 굳어지는 모양새다. 언론 등의 담당자들이 한자에 덜 익숙해서 빚어지는 상황이리라. 비슷한 사례, 장례의 절차인 발인(發靷)을 어떤 이들은 ‘발인식’이라고 ‘식’을 붙여 쓴다. 발인이 상여(喪輿)를 떠나보내는 의식(儀式)이니 좀 우스꽝스런 뜻(모양)이 됐다. 췌사(贅辭)나 췌언(贅言)이라고 한다. ‘췌’는 군더더기란 뜻. ‘역 앞’인 역전(驛前)에 ‘앞’을 덧붙인 역전앞 같은 말이 그것이다. 처갓집도 있다. ‘없어도 될 말’은 어쩌면 ‘옳지 않은 말’일 수 있다. 허나 언중(言衆)들이 자주 쓰면 ‘틀린 말’이라고 단번에 치부해 버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나 작가 등 언어를 생산하거나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최소한 이를 (손으로 잡아 쥐듯) 파악(把握)하고 있어야 한다. 왜 그러냐고? 뭘 쥐느냐고? 訃(부)는 ‘죽음을 알린다.’는 뜻의 단어다. 한자는 하나하나가 독립된 낱말이다. 말씀 언(言)과 점칠 복(卜) 두 단어가 만나 새로운 한 단어를 이뤘다. 그림에서 비롯한 한자를 짜서 맞추는, 특유한 문자
농촌유학은 해외유학 가듯 도시의 학생들이 농(산어)촌으로 유학을 가는 것이다. 현재 전라남북도, 강원특별도와 농촌유학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농촌유학을 ‘서울 학생이 일정 기간 흙을 밟을 수 있는 농촌의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마을-학교 안에서 계절의 변화, 제철 먹거리, 관계 맺기 등의 경험을 통해 생태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2021년부터 올해까지 105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고 한다. 도시의 과밀, 과잉을 덜고, 지방의 과소, 결핍을 채우면서 도농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으로 그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경기도 상황은 어떤가? 초등학생 수는 2023년 기준 75만 명이 넘어 서울 학생 수의 2배가량이다. 경기도의 초등학교 학급 1인당 학생 수는 23.1명, 서울시는 21.3명이다. 경기도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5.1명, 서울시는 13.5명이다. 경기도의 초등학교가 서울시보다 과밀도가 더 높다. 수원, 용인, 고양은 백만 명이 넘는 도시지만 연천, 가평은 소멸위기지역으로 각각 인구 약 4만, 6만에 그친다. 그만큼 과밀지역과 과소지역의 편차가 크다. 서울시가…
1980년대의 은어로 여성들은 ‘돈키호테’를 좋아한다고 했다. 돈 많고, 키 크고, 호감이 가고, 테크닉 좋은 남자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사는 게 도무지 재미가 없고 흥미도 없는 사회적 현실 속에서 웃자고 한번 해 본 얘기다. 러시아는 전쟁 중이고 핵무기를 보유한 북쪽에서는 별별 괴상한 짓거리를 다 하고, 일본은 독도를 제 것이라고 그들의 교과서에 못 박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나라의 진정한 친구는 없는 것 같다. 한국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나라요 우울한 사회가 되었다. 많은 사람이 혼자이고 경쟁자는 있어도 진정한 이웃은 없는 것 같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나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나이 든 분이 지상에 발표한 글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그는 헬스장을 다니면서 코치(PT)에게 ‘회원님 오늘도 성장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고 한다. 노년의 인정욕구를 새로운 삶의 길에서 맛보며 삶의 활력을 찾았다는 것이다. 성장이라는 말은 학원가에서나 체육인들이 신장과 근육을 이야기할 때나 썼다. 국가적으로는 5·16 군사 정부 시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때부터 성장과 속도의 강조가 우리들 두
모든 기업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공익과 사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다만 언론사는 특히 공익을 강조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대리하기에 언론의 자유를 누리며 사익 추구의 정당성을 갖는다. 제4부로서 언론사는 공익을 우선해야 하지만, 기업으로서 언론사는 적절한 수익이 필요하다. 언론사의 존재 이유인 공익과 존재 근거인 사익 사이에는 항상 딜레마가 있다. 저널리즘 가치가 강조되는 지점은 대부분 공익이다. 이를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기업으로서 언론사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매년 우리나라 언론산업 규모를 조사한다. 2023년 발표에서 2022년 기준 종이신문, 인터넷신문, 방송, 뉴스통신을 포함하는 언론산업의 사업체는 5774개로 파악됐다. 종사자는 63,475명, 이중 기자는 3만 7435명이었다. 매출액은 10조 7138억 원이었다. 여기에서 각각 종이신문은 3조 6703억 원, 인터넷신문은 8319억 원, 방송은 5조 8877억 원, 뉴스통신은 3238억 원으로 확인됐다. 5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해 보자. 2017년 언론산업 사업체는 4296개에 불과했다. 5년 동안의 극적 변화는 인터넷신문이 추동했다.…
제22대 총선은 4월 10일 실시되었다. 제22대 국회는 5월 30일 임기를 시작했고, 6월 5일 개원했다. 제1당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수는 170석, 범야권 의석수는 총 192석이다. 민주당은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 과방위원장까지 11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했다. 민주당의 4선 정청래 의원은 제22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한 바로 ‘다음날’인 5월 3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국회에서 발의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내용은 동일하고, 제안이유도 거의 동일한데,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로 인격권이 침해된 경우에 법원이 손해액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배상을 명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의 첫 문장을 보면 그 글이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다. 제1야당이 개원도 하기 전에 발의한 법안을 보면 그 정당이 나아가려는 방향을 알 수 있다. 나는 2021년에 논문을 한 편 쓰면서 민주당이 당시 발의했던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생각이 다소 바뀌어서 위헌이라고 할 수 있는지 자신은 없다. 그러나 해악이 많은 법이고 서둘러 통과시킬 법이 아니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누가 이 제도를 가장 열렬히 환영하면서 적극적으
손가락에서 채혈한 몇 방울의 피만으로 약 250개의 질병을 진단하는 ‘에디슨키트’를 개발했다는 회사가 있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테라노스’, 창업자는 엘리자베스 홈즈라는 스탠포드를 중퇴한 여성이었다. 언론과 각계각층의 지지를 업고 2015년에 이르자 테라노스는 주가총액 90억달러로 실리콘밸리 최고의 스타트업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홈즈의 신화는 월스트리트저널 존 캐리루기자의 탐사보도에 의해 희대의 사기극으로 귀결된다. 에디슨키트가 진단했다는 결과는 다른 대기업의 기기로 검사한 것이었고 처음부터 만능키트는 없었다. 결국 2022년 11월 홈즈가 징역 11년 3개월을 선고받고 사건이 일단락되자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사기극이 가능했던가를 궁금해했다. '젊고 신비로운 천재 미녀CEO', '여자 잡스'라는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에 키신저, 루퍼트 머독 같은 유명인들의 지지가 더해 거품이 치솟았지만 더 큰 문제는 실리콘밸리 테크언론들의 행태였다. 테라노스가 개발했다는 기술에 대해 질문하면 홈즈는 "에디슨에 적용한 극비 기술은 외부로 유출시킬 수 없다"며 구체적 답변을 거부했지만 언론들은 놀라울 정도로 별다른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기자들이 어떤 기
오물이 문제다. 마구 버린 쓰레기가 쌓여 여기저기 악취를 풍긴다. 고양이가 뜯고, 바람에 날리고 플라스틱이 인류를 위협한다. 그런데 이런 오물을 북쪽에서는 풍선에 매달아 남으로 띄어 보낸다. 이에 맞서 남쪽도 풍선을 달아 북으로 보낸다. 하늘 공중에서 오물 전쟁이 한창이다. 하늘을 날고 있는 오물은 안방인 듯 남북을 자유로이 오간다. 이곳에 확성기까지 가동되면 공기도 오물이 된다. 오물은 전염병을 일으키고 전염병으로 새로운 약물이 개발된다. 약물에 적응하지 못하면 바이러스가 생명을 위협한다. 코로나19로 사람이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입과 코를 막고 가는 곳마다 열 체크를 해야 했던 불편한 날들이 있었다. 오물과 약물은 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요즘 SBS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커넥션이 있다. 커넥션은 주로 범죄나 음모에 관련된 사람들이나 조직들의 비밀스러운 협력관계 등을 말한다. 드라마는 마약을 먹는 사람과 먹지 않는 사람의 전쟁을 보여준다. 중독되지 않은 사람을 중독 시키는 협력관계 커넥션은 살인과 음모로 뒤엉켜 있다. 마약은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 환각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 싸우고 죽이는 인간 오물이 된다. 오물은 몸속에 퍼져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해당 논란의 발단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제공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최초의 영부인 단독 외교’라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서는 누가 옳은지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해당 논란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은 합리적인지, 민주당 지도부는 왜 조용한지 하는 부분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김정숙 여사 특검을 발의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의힘 의원들 상당수는 이를 반기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렇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에 대해, 일단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즉,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 실시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 특검을 주장하면, 자신들의 논리 구조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셈이 된다. 김정숙 여사 관련해서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이 이미 고소했기 때문에, 해당 수사 결과를 보고 그 이후 특검을 주장해야 논리적 타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만일 자신들은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면서
사회서비스는 지역사회에 뿌리를 두고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 개인 또는 사회 전체의 복지 증진 및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사회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2024년 신규사업인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을 수행할 지역으로 충남 당진시 등 5개 지역을 지정하였고 이 지역에 적용될 ‘스마트기저귀 센서 기반 요양돌봄 서비스’ 등 복지기술을 보유한 6개 기업을 선정하였다. 동 사업은 사물인터넷(IOT), 정보통신(ICT),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 등의 신기술과 및 돌봄 로봇 등의 제품들을 활용한 서비스 모델을 지역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효과를 검증하고 지역 주민의 이용과 확산을 유도하게 된다. 복지부의 ‘스마트 사회서비스 시범사업‘은 첨단 기술이 결합된 서비스를 지역에 제공해 보면서 기술의 실증 및 현장 활용 지원을 통해 더욱 고도화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 12월 발표한 '제1차 사회서비스 기본계획(’24~‘28)'의 주요과제인 '복지기술 활용을 통한 공급기반 혁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종 선정된 기업은 보유 기술과 제품 등을 사회서비스 형태로 기초지자체 단위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