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래미상 후보에 선정되었고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계속 상위권에 올라있다.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다. 심지어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일본의 전 오사카 지사 하시모토는 자녀들이 하루 종일 BTS 노래를 듣는다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다. 팬덤 현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는 전 세계에 조직되어 있으며 매우 활동적이다. 영국의 아미 회원들은 BTS의 웸블리 공연 때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고 질서유지에 나서는 등 헌신적인 봉사를 했다. 당연히 대중문화 평론가나 연구자들은 BTS 현상을 좇아 분석하느라 바쁘다. 현상을 분석한다는 것은 눈으로 본 것(appearance)에 대해 본대로 기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눈으로 본다는 것은 실체의 한 조각을 볼 뿐이고, 어제와 오늘이 다를 수 있다. 더구나 사람마다 다르게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직접 본 것에 대한 신뢰가 높기 때문에 그걸 실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보이는 것은 실재(實在)가 아니다.’ 라는 문제의식도 없다. 현상과 실재가 동일하다면, 사유도 분석도 연구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대중
신문기사에서 본 글이다. 쥐들의 수명이 짧은 것은 심장 박동 수에 있다. 거대한 코끼리의 경우 1분에 심장이 25번 뛰지만, 작은 생쥐는 1분에 600번이나 뛴다. 생쥐는 겨우 2~3년밖에 못 살고 코끼리는 75년까지 살지만, 평생의 심장 박동 수는 동일하게 약 15억 회라는 것이다. 이는 생명체의 심장박동수와 수명과의 관계성을 설명한 말이다. 독수리의 평균수명은 40년인데 일부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30년의 수명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38세쯤에 결심을 하고 한겨울 설산 정상암벽에 올라가 무거워진 깃털을 뽑아내고 부리를 바위에 쪼아 빼버리며 발톱마져 벽면을 긁어 뽑아낸다는 것이다. 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추위를 이겨내면 부리가 나고 발톱이 자라고 새로운 깃털이 생겨나서 제2의 생을 이어간단다. 그래서 독수리 중 일부는 70년을 산다고 강의에서 들었다. 革新(혁신)이란 가죽을 부드럽게 한다는 말이다. 혁신하려면 고통이 따르고 시간이 걸리며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 요즘 자주 보는 방송 중 하나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2명이 교대로 수일간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사업실패, 건강악화 등 어려운 여건에서 산속에 들어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인품과 도덕성이 훌륭한 덕망있고 능력있는 분을 체육회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그동안 수없이 물의를 야기하고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온 대한체육회는 어떤 단체인가? 올해가 한국체육역사 100년이 되는 해이다. 100년의 역사를 지내면서 국가발전과 국위선양에 헌신해 온 체육계 지도자들의 사기와 긍지를 살려줘야 하는데 작금의 체육계 현실은 총체적 난국이다. 2016년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되고 통합체육회의 수장을 선출한 지 벌써 4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대한체육회는 한국체육의 미래 100년을 어떻게 가꾸어 갈 지를 논의하는 공청회 한번을 개최하지 않았다. 매일같이 보도되는 폭력, 성폭행, 경기단체 비리 등 체육계의 온갖 비판여론은 체육인 들의 마음에 큰 상실감을 주었고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켰다. 내년 1월 18일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회장을 뽑는 선거인단은 전국에서 무작위로 선출된 2,000여명의 체육인들로 구성된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대한체육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체육인들의 복지욕구와 권익향상의 열망, 그리고 생활체육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중대재해법은 하청-재하청의 구조로 진행되는 산업현장에서 사업주들의 무책임으로 덧없이 스러지는 생명을 구하기 위한 입법이다. 더 이상 여당은 야당 핑계나 대고, 야당은 반심(半心)을 써서는 안 된다. 지금의 정치권 행태로는 또다시 시간에 쫓긴 졸속 입법이 걱정된다. 입법의 효력은 미미하고, 부작용만 불거지는 골칫덩어리 법을 만들지 않을까 진작부터 걱정이다. 여야 정치권은 한시바삐 신속하게 마주 앉아 합심해야 마땅하다. 단식 중단을 요청하러 농성장을 방문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년 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가 비참하게 희생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에게 제대로 한 방 먹었다. “야당이 법안 심의를 거부하는 상태라 여러 악조건이 있다”고 변명하는 김 원내대표에게 김미숙 씨는 “여태까지 여당이 다 통과시켰잖아요. 그 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꼭 야당이 있어야 해요?”하고 날카롭게 반박했다. 중대재해법이 가져올 산업계의 환경변화를 깊이 헤아릴 수밖에 없는 정부·여당으로서 신중한 접근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마감하는 올해는 우리의 삶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더 심화된 양극화의 음지에서 한줄기 햇빛을 향한 ‘소리없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메아리치고 있는 세밑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 정치권은 ‘여의도 산성(山城)’안의 딴 세상에 살고 있다. 4.15총선에서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릅쓰고 28년만에 최고의 투표율(66.2%)로 성의를 표했지만 돌아온 것은 그저 공허함이다. 소위 ‘추-윤 갈등’(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코로나가 그나마 조금 남겨놓은 것 조차 모두 앗아간 느낌이다. 최고의 검객(율사 출신)들이 뿜어내는 장풍에다 여의도 응원단의 박수 소리에 산성 밖의 초간삼간 무너지는 소리는 떨어지는 낙엽 정도나 될까. 박수만쳐도 일자리 걱정없고 수입도 줄어들 걱정없다. 티끌이 드러나 좀 쑥스러울때 이내 상대쪽에서 대들보가 나와주고, 여하튼 좀 심하다 싶으면 꼬리자르기(탈당 등)하면 몸통을 보존하는데 문제가 없다. 때만 되면 혁신한다 물갈이한다 요란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다. 우리 정치...방법은 없는 것일까. “내 기억의 용량은 무한하기 때문에 당신이 말한 것을 잊거나 말을…
구하기 어렵다는 그의 공연 표를 구해서 잠시 좋았다. 얼마 후 공연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가요란 3분 안에 인생의 의미를 노래하는 장르이다. 인기 가수와 인기곡에는 그 이유가 분명히 있다. 나훈아는 1966년에 데뷔하여 지금도 활동하는 가수로 단연 톱클래스에 자리한 가수이다. 그의 노래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는 노래들이다. 한국의 한의 정서를 신바람 나게 풀어내는 그의 미성에는 중독성이 있다. 그의 구성지게 넘어가는 절묘한 창법은 작곡의 완성을 마감한다. 누구나 열창을 하지만 그저 부르는 노래가 아닌 노래를 음미하며 자신 및 팬들의 감정을 끌어내는 그의 능력은 탁월하기만 하다. 이른바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내가 꼽는 그의 최고의 노래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곡이다. 그러나 그 노래를 자주 부르면 눈물을 쏟을 수도 있다. <고향역>은 원곡이 <차창에 어린 눈물>인데 당시 금지곡이 되었다가 묻히기가 아까워서 고고풍으로 재편곡해서 그의 히트곡이 되었다. <두 줄기 눈물>도 자주 부르길 권하지 않는다. 분명 눈물을 흘리게 돼있다.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 역시 부르다 보면 눈물을
영월 동강을 끼고 걷다 올려다 본 깎아지른 바위의 민낯이 영락없는 도깨비 얼굴이다. 도깨비 뿔 삐딱하게 박은 채 우글쭈글하게 인상을 찡그린 모습이 마치 강줄기를 호령하듯 쩌렁쩌렁 호탕한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도 보여 엉겁결에 두 손 모아 합장을 하고 말았다. ‘비록 코로나19의 기세에 눌려 도망쳐왔지만 어쨌든 힘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제발 살맛나게 해주세요.’라며 빌고 또 빌어본다. 도깨비를 떠올린 순간 나는 왜 겁부터 났을까, 아니 왜 무언가를 빌어볼 생각을 했을까. 그건 아마도 어린 날의 경험과도 관계가 있을 듯 보인다. 억지떼라도 쓰는 날이면 어른들은 여지없이 ‘도깨비가 잡아간다.’라며 겁을 주기도 하고 그림책을 읽어주거나 옛날이야기를 들려줄 때도 도깨비 목소리는 늘 무섭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들려주었으니 도깨비라는 존재가 무서웠을 수밖에. 또한 동화 속 도깨비는 말만 잘하면 도깨비방망이로 대궐 같은 집도 지어주고 보물도 만들어주고 부자도 되게 해주고 나쁜 사람 벌까지 줄 수 있었으니, 나에게 도깨비는 어쩌면 두려우면서도 큰 힘을 가져 신비스러운 이중적인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사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신의 것도 아니고 인간의 것도 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대오에서 이탈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윤석열호 검찰이 통제를 가하려는 정권에 맞선 싸움이 법원의 도움으로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한다는 기개와 합쳐져 정의의 사도로 추앙받고 있는 현실이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처분 효력정지 재판에서 다뤄야 할 쟁점은 절차가 현저히 위반됐느냐의 여부, 징계처분 사유에 대한 소명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느냐의 여부, 만일 나중에 징계처분이 법원의 본안재판에 의해서 취소된다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느냐의 여부다. 본안에서 다뤄야 할 사안을 가처분 재판에서 다루는 것으로 꼬리가 몸통을 치는 격이다. 정경심씨 재판은 오랫동안 변론절차를 거쳐서 판결선고가 이뤄졌다. 나름 타당한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다만 판사의 시각에서 유죄라고 하더라도 양형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판사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의 양형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반성하지 않는다고 몰아세우는 것은 재판절차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진실은 하나님만이 알 수 있는 것이므로 판사는 자신의 판결이 잘못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