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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때 시선(詩仙)으로 불린 이백(李白)이 어린 시절, 학문 정진을 위해 입산했다. 그러나 곧 공부에 취미를 잃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산을 내려오게 됐다. 길을 가던 중 냇가에서 바위에 도끼를 갈고 있는 한 노파를 만났다. 이상하게 생각한 어린 이백이 물었다. “할머니,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신 것입니까?” “바늘을 만들려고 그런다. ” 대답을 들은 이백이 기가 막혀 “도끼로 바늘을 만든단 말씀입니까?” 하고 웃자, 노파는 가만히 이백을 쳐다보며 꾸짖듯 말했다. “얘야, 비웃을 일이 아니다.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이 도끼로 바늘을 만들 수가 있단다.” 이 말을 들은 이백은 크게 깨달았다. 그 후로 한 눈 팔지 않고 글 공부에 정진, 결국 중국의 3대 시성이 됐다. 그래서 생겨났다는 고사성어 마부작침(磨斧作針).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지금도 널리 쓰인다. 어제(4일) 2020년 수능 채점표를 받아든 모든 수험생들이 긴 시간 이런 심정으로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 15명의 만점자는 더욱 그러 했으리라. 그들의 노력이 어떠했는지 미루어 짐작도 간다. 하지만 어디 만점자들 뿐 이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이지만 갑자기 부모님 상을 당하게 되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황망한 가운데 장례식을 치르고, 문상객을 맞이하고, 돌아가신 분을 묘소에 모신다. 그간 잘못한 일도 생각나고, 가신 분에 대한 아련한 추억도 생각나서 감정이 앞서고 합리적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다. 바쁜 장례식, 삼우제가 지나면 상속인들 간 재산의 분할과 상속세 신고 등의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상속재산이 10억원 이상이라면 상속세 절세방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상속재산은 고인이 보유한 예금이나 부동산 등이 대상이지만, 사망에 따른 보험금, 퇴직금, 신탁재산도 상속재산에 가산된다. 상속인에게 10년 이내 증여한 자산과 비상속인에게 5년 이내 증여한 자산도 상속재산에 합산된다. 증여재산가액은 증여 당시의 가액이 되며, 이미 납부한 증여세는 상속세에서 공제해 준다. 그러나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산세가 부과되며 이는 공제되지 않는다. 또 상속 전 2년 이내에 자산을 처분하거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도 그 용도가 명백하지 않으면 상속재산에 포함 된다. 상속개시 전 1년 이내 자산을 처분한 가액이 2억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 그 가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사용처를 소명하지
중·고등학교 담임교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기간제교사의 고용불안과 처우개선에 대한 교육계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더구나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10명 중 7명이 정교사가 기피하는 업무를 떠맡는 등 정교사와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전교조는 오후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 교사는 정규직 교사와 동일한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호봉승급 뿐 아니라 정근수당, 퇴직금 산정, 성과상여금, 복지제도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전교조가 기간제 교사들의 권리에 관한 실태 파악하기 위해 전국의 유?초·중·고 기간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교 내에서 정교사와 다르게 차별을 경험한 기간제 교사가 74.8%에 달했다. 부당한 경험의 유형으로는 기피 업무담당 요구가 75.9%로 가장 많았고, 각종 위원회 피선출?선출권 박탈(59.3%), 방학?연휴 등을 전후한 쪼개기 계약(37%), 정교사와 달리 방학 중 근무기간 차별(23.0%), 계약기간 만료 전 계약 해지(17.4%) 등이 뒤를 이었다. 또 기간제 교사들은 처우
행복한 하루 /배영옥 단풍나무에 기대앉아 백설기 먹고 물 마시고 토마토 몇 조각 먹는 사이 기껏 거미 두 마리 큰 개미 서너 마리 작은 개미 수십 마리 다녀갔다 며칠 전에 잘려나간 단풍나무 그림자 아래였다 - 시집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 / 문학동네·2019 2018년 6월 11일 배영옥 시인은 ‘이미 오래전부터/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아직 말하지 않음으로/나의 모든 것을 발설하였으므로//내가 끝내 영원으로 돌아간다 한들/아무도 나를 탓하지 않으리라’라는 시인의 말을 남기고 소천하였다. 그리고 2019년 6월 11일 시인의 유고시집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가 출간되었다. 나는 이 시집 중에서 가장 짧은 시를 골라 읽었는데 공교롭게도 ‘행복한 하루’였다. 잘려나간 단풍나무는 이미 생이 다한 상태다. 그런 나무의 그림자 아래에 기대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한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눈에도 잘 안 띄는 개미들만이 왔다가 간 그런 시간. 사람이나 개미나 다 같은 거라고,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살아있는…
경기도청 북부청사 경기평화광장 개장 1년 경기도청 북부청사에 조성된 경기평화광장이 개장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1월23일 개장한 이래 약 1년 동안 22만 명이 넘는 도민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경기평화광장은 경기북부의 대표적인 소통·문화·휴식 공간이자 북부권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경기평화광장은 경기도가 북부청사 주변 공간을 도민의 휴식처로 제공하기 위해 2017년 4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총사업비 169억원을 들여 조성한 것으로, 이곳에는 광장 2만2천968㎡(6천947평), 북카페 850㎡(257평), 토크홀 216㎡(65평), 갤러리 630㎡(190평) 규모의 시설들이 마련됐다. 이후 도는 지난 4월부터 경기도민 평화마켓을 시작으로 물놀이장, 야외 영화제, 문화공연, 북콘서트, 강연, 전시회 등 경기평화광장에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행정기관에 대한 도민들의 심리적 문턱을 낮춰 도정 참여도와 관심을 높이고, 주변 상권의 수익 증진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기평화광장이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운영됐는지 살펴봤다. 개장 후 1년간 도민 22만명 발길 평화마켓&middo…
경기도와 수원시를 비롯한 도내 11개 시군이 3일 골목상권 보호와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점포 입지 개선 협약을 맺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장덕천 부천시장, 윤화섭 안산시장, 최대호 안양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등 8명의 시장이 직접 참석해 협약서에 공동 서명했다. 우원식 국회의원과 방기홍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이사장 등도 동석해 협약식을 지켜봤다. 이날 협약의 주용 내용은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대규모점포의 입지를 제한하는 등 소상공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면적 3천㎡ 이상의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쇼핑센터 등 대규모점포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국의 골목상권 곳곳을 잠식하고 있다. 유별나게 ‘전국 최초’를 강조하는 우리나라 행정관청의 호들갑이라고 해도 좋다. 이 협약은 개별 시·군 단위가 아닌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가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해 손을 맞잡은 국내 첫 번째 사례로써, 앞으로 효율적인 대규모 점포 입지 관리 방안이 마련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골목상권의 위기는 심각하다. 서울시의 경우 최근 4년 동안…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자주 씻는 것 밖에 다른 예방법이 없다. 말은 쉬운데 실천은 안되는 손씻기를 철저히 해야만 ‘노로 바이러스(노바) 감염증(Norovirus infection)’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노바 감염증은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이라고 의학계는 정의한다. 나이와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고 집단 설사를 동반한다. 그래서 단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더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 시설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도내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 노바 감염으로 추정되는 집단 설사 발생이 증가하자 경기도가 ‘노바 예방 주의보’를 발령했다. 도가 밝힌 노바의 특징은 이렇다. ▲예방백신이 없다 ▲환경에 대한 저항성이 커 일반 소독으로는 살균이 어렵다 ▲냉장이나 냉동 상태에서 장시간 생존이 가능하다 ▲소량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환자와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이다. 대책없는 바이러스다. 그러니 도가 제안한 예방수칙도 단순하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할 것 ▲집단 내 환경관리를 꾸준히 실천해 주변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것, 이다. 손을 잘 씻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말이다
신출내기 교육부 직원으로 어느 도 연구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원장이 연구원 시설을 둘러보자고 했다. 원로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 조심스럽게 따라나섰는데 조용한 곳에 이르러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40년간 혼신을 다해 온갖 시책의 구현으로 남다른 성과를 거두었지만 퇴임이 임박하자 그간 뭘 했는가 싶은 공허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네요.” 숙연해서 뭐라고 대답하기가 난처한 그 회고는 이렇게 이어졌다. “그러다가 교단생활 마지막 해인 올해, 좋은 수업자료를 공급해서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과정 운영에 가까운 정책일수록 사업의 성과와 보람이 커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 것만은 다행이죠.” ‘교육연구기관의 대표가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말을 교육부 말단 직원에게 꺼내는구나’ 그의 뒤를 따르며 생각한 것은 참으로 주제넘게도 겨우 그것이었는데 내내 잊히지 않는 그 원로의 말씀은 애송이에게 선물한 생생한 교훈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안타깝게도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이었다. 이런 일화도 있다. 어느 교육연구소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우리나라 교육이 어떤…
12월의 문을 연다. 이 문을 닫을 즈음 한해를 통으로 과거의 서랍에 넣어야 한다. 올해 다짐을 한 것이 얼마 전인데 시상식이니 송년회니 연말 초대장이 책상에 쌓인다. 서로 짜 맞춘 듯 일주일 간격이다. 더러 두 건의 모임이 겹쳐 부산하다. 아무 성과 없이 한 해의 마지막에 다다른 것을 후회할 기회도 주지 않는다. 모임에 입고 갈 옷도 걱정이다. 작년 모임에 입었던 옷을 올해 또 입고 가기가 그렇다. 매년 같은 고민은 옷이 많아도 쓸 만한 옷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찾아보면 나올지 몰라 옷장을 연다. 포화상태인 옷장은 기다린 듯 스웨터를 발밑으로 툭 떨어뜨린다. 더 이상 아무거나 끌어안을 수 없다는 엄포다. 결국 주저앉아 옷장을 정리한다. 구석에 있는 옷들을 꺼낸다. 몇 년이나 햇빛을 보지 못한 유행 지난 옷들이 촌스럽다. 십년 전의 유행어를 들을 때처럼 웃어야 될지 말아야 할지 어색하다.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를 보는 기분이라고 하면 맞을까? ‘르망’이나 ‘세피아’, ‘레간자’. 그때는 분명 세련되고 멋졌는데 말이다. 버리는 일이 쉽지 않다. 유행이 지난 정장은 특히 더 그렇다. 다시 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