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정쟁으로 첨예한 갈등만이 난무하고 정파간의 대립으로 국론 분열이 심각한 지경이다. 사회 통합이 간절한 이때에 원효의 화쟁 정신이 요원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섬나라 일본이 불난곳에 부채질 하는 격으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제외’ 국으로 배제해 버린지도 여러 날이 흘렀으며 이 ‘화이트리스트 충격’ 에 한국의 기업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치권은 오직 당리 당략만을 일삼으며 입법기능조차 다 하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한 지경이다. 지난 세기 미국도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였다고 생각할 때 소련에 의해 우주탐사선 개발에서 역공을 당했고, 스푸티니크호의 충격에 좌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국익을 우선으로 애국심을 모아 다시 국력과 경제력, 기술력을 집중해 세계 최초 달착륙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현재 일본과의 외교력 실패의 원인은 정치권의 단순한 감정과 이성을 잃은 대응으로 악수를 두게 된 원인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왕에 벌어진 일이고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문학과 과학기술력이 최고조였으며 대마도 왜놈을 응징했던 세종시절과 같은 새로운 르네상스의 혁신과 혁명적인 운동이 일어나 과학한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전환점
최대명절 한가위가 지났다. 하지만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과수밭에는 낙과가 나뒹굴었고 시설하우스는 파손됐다. 출수기에 접어든 벼는 쓰러졌다. 우리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을 듯하다. 예로부터 “기술개발로 이로운 기구들을 만들어 활용해야만 국부(國富)가 증진되어 백성들이 넉넉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농촌의 고령화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농법을 실천하는 곳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성시에 있는 조합원 1천850여 명 규모의 작은 팔탄농협이다. 65세 이상이 52.7%를 차지해 전국 평균보다 높다. 해마다 그 수가 늘어난다. 주 소득원이 논농사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벼농사는 힘이 많이 든다. 나종석 조합장은 “어떻게 하면 노동력을 줄여가며 벼농사를 지울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했다. 벼 직파재배를 선택했다. 우선 직파재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전국의 우수 재배지를 찾아 나섰다. 물론 관내 농업인들을 앞세워 갔다. 호응이 좋았다. 2017년 일곱 농가가 참여했다. 1.9ha(5천800평)에 벼 직파재배를 했다. 노동력 절감과 수량 증대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나왔다. 2018년에는 18농가에 20.9ha(6만
동해안 /기혁 노숙을 하던 파도가 발자국을 씻어준다 씻은 것들을 곱게 펴서 때 묻은 맨발에 신겨준다 들것이 도착한 다음에도 하얗게 하반신을 뽐내는 투신 출생지의 맞춤과는 달랐지만 앞코의 물광은 여전했다 햇살이 구경꾼을 비집고 한 번씩 새 신을 샀다고 한 번씩 밟아보잔다 - 기혁 시집 ‘소피아 로렌의 시간’ 우리는 많은 것을 묻히며 산다.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달라붙는 것들이 많다. 발밑을 비롯해 전신에 온갖 말들과 거짓과 갈등과 모함 등이 나를 감아온다. 그로 인해 발생되는 슬픔은 서로의 관계에 있어 우리가 얼마나 삭막하고 각박한 세계를 경험하고 사는지를 알게 해 준다. 우리는 바다를 찾는다. 훌훌 그 비좁은 세계에서 맛보는 온갖 감정을 날려버리고자 탁 트인 공간을 찾는다. 저 끝을 알 수 없이 펼쳐진 바다,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깊이와 색을 지닌, 우리의 시야를 밝게 넓혀주는 데 있어 바다만 한 것이 없다. 시인은 그러한 동해안을 찾아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포말을 쏟아놓는 그 하얀 눈부심이 발자국을 씻어 준다고 한다. 들것이 도착한 다음에도 하얗게 하반신을 뽐내는 투신과 앞코의 물광과 햇살의 새신이라 하는, 바다를 다
분단 극복과 한반도 비핵화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된다. 남북평화협력에 대해 어떤 해법을 가져올지 궁금하다. 경기도와 경기연구원이 19~20일까지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2019 DMZ 포럼’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9.19 공동성명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베트남 인권운동가 판티 킴푹 여사, 미국의 평화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여사가 기조연설을 한다. 킴푹 여사는 베트남전 당시 폭격으로 등에 화상을 입고 옷도 못 입은 채 공포에 질려 뛰어가던 사진의 주인공이다. 스타이넘 여사는 전세계 여성운동과 여성 평화운동의 대모(大母)다. 2015년 전세계 여성운동가들과 함께 DMZ를 북에서 남으로 넘어와 주목을 받았다. 이 지사는 ▲도민이 참여하고 혜택받는 남북교류 ▲서해경제공동특구 추진 ▲DMZ의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 등 경기도형 남북교류 3대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킴푹 여사는 그 사건 이후 겪은 트라우마와 평화운동가로 변신해가는 과정을 증언하며 남북 분단 극복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스타이넘 여사는 전쟁과 분단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에 중요한 까닭을 설명한다. 포럼은 특별세션과 기획세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도는 가을입구로 들어섰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가을 축제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내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수원 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등이 잇따라 시민·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가운데 요란스러운 소문을 내지 않았지만 내실 있는 축제가 준비되고 있다. 내일(20일)부터 모레까지 수원종합운동장 내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경기도민속예술제다. 올해로 22회를 맞는 이 행사는 경기도문화원연합회(회장 염상덕 수원문화원장)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원이 주관하는데 경기도내 30개 시·군민들이 참여해 지역의 고유한 민속예술을 펼친다. 이 행사는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에 대한 도민의 관심도를 높이고 올바로 이해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뿐 만 아니라 민속예술 교류를 실시함으로써 상호 실력을 향상시키고 지역 간의 화합도 도모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도내 각 지역의 고유한 전통과 정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민속놀이, 민속무용, 민속극, 소리 등 전 분야 민속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경연을 통해 대상 1팀이 한국민속예술제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지난 제21회 경기도 민속예술제 대상은 ‘화성 두레농요’로 출
영국의 ‘테이트 모던’은 1981년 공해문제로 문을 닫은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0년 5월에 건축가 헤르조그와 드 뫼론(Herzog & De Meuron)이 재탄생시킨 영국이 자랑하는 현대 미술관으로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인 피카소와 자코메티, 마티스, 르네 마그리트, 백남준 등 거장들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지금에야 현대미술의 메카로 자리하고 있지만 개관 전의 상황은 전문가를 비롯한 사회전반의 분위기는 맹비난의 일변도였다. 비견(比肩)하자면 스페인의 빌바오가 ‘구겐하임 빌바오’를 특색 있고 번듯하게 지어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반면, 런던의 그것은 도시의 흉물인 발전소를 뜯어고쳐 미술관으로 만들려한다며 발상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렇듯 국가적 골칫거리였던 폐공간이 개관과 함께 대영박물관과 내셔널 갤러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영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여 연간 500만 명이 넘게 찾는 세계 속의 미술관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는 것을 누가 상상했겠는가! 살펴보면 우리는 이 공간이 도시재생과 문화재생의 성공모델로 자리하기까
붉은 신호등 앞에서 차를 멈췄다.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샌들, 운동화, 구두가 하얀 선을 밟으며 우르르 간다. 저 신발들은 수없이 많은 바닥을 밟고 왔으리라. 아무렇지 않게 걷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것은 아니겠지. 그 바닥을 지나 여기까지 왔을 테니까. 바닥은 평평하게 넓이를 이룬 면이다. 공간의 가장 아랫부분으로 높은 건물의 각층마다 바닥이 있고 작고 네모난 상자에도 있다, 호수나 바다에 가라앉아 닿게 되는 것도, 추락해 파멸하는 곳도 바닥이다. 걸음마를 하여 첫 걸음을 내디딘 것도, 삶의 마지막을 맞는 물리적인 공간도 바닥이다. 바닥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할 때 쓰인다. 빚을 지거나 생활이 어려워져 닿게 되는 곳이다.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나앉았다거나 밑바닥 생활을 했다고 한다. 주가가 떨어질 때도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고 한다. 주로 어느 날 갑자기 내려앉는 경우가 많다. 아픔이 숨어 사는 곳이다. 한이나 슬픔은 아래로 내려앉는 경향이 있는지 아린 것들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바닥에 쌓인다. 말 못한 상처와 슬픔이 가슴 밑바닥에 침몰한 배처럼 가라앉은 심리적인 공간이다. 물리적이면서 심리적인 말이다. 시장바닥, 건달바닥처럼 한동안 몸담았던
‘인구오너스(demographic onus)’.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즉 젊은 사람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늘어나는 기점을 의미한다. 우리는 2017년 이 상태에 돌입 했다. 15~62세에 이르는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 3천763만 명을 정점으로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로 30여만 명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삼화 될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연금 수령자는 늘어난다. 생산을 해도 소비가 늘지 않고 경제 성장은 둔화된다. 국가로서는 납세자가 줄어들고 의료복지 비용은 늘어나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도 1990년대 9천만여 명이었던 생산가능 인구가 7천만여 명까지 줄면서 이런 과정을 겪었다. 알려진 대로 우리의 청년인구의 감소는 그 심각성을 이미 넘어섰다. 2018년 청년 인구(15~29세)는 910만여 명으로 줄었다. 1990년대 1천310만 명까지 늘어났다가 매년 12만~13만 명씩 감소하는 추세다. 2030년에는 700만 명…
최근의 장관 청문회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힘 있는 부모가 자녀 성공에 어떻게 역할을 하는지를 국민들에게 여실히 보여줬다. 상당수의 교수·의사·정치인·고소득층 등 사회지도층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특권을 누리고 반칙을 저질러 일반 국민들의 계층이동을 위한 사다리를 망가뜨리고 있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계층 간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고 본다. 서울 집값은 연봉을 다 모아도 13.4년 걸린다. 미국 뉴욕이나 일본 동경보다 소득 대비 집값이 훨씬 높다. 5년 전만 해도 8.8년 꼬박 모으면 한 채를 살 수 있었는데 최근 4년 사이에 76%가 올랐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소득격차를 대물림하고 계층 간 이동을 제약하며 세대·계층 간 갈등을 불러오는 요인이 된다. 경제 전체적으로 젊은 세대가 노령 세대를 위해 세금을 내는 것과 같다. 젊은이들이 가족을 이루고 살 집을 마련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느는 것이니 이들이 집 가진 노령세대로 부를 이전 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부동산 값이 내리면 기업의 투자비용, 임차비용 등이 내려가 장기적으로 경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고, 젊은 세대의 집 마련을 앞당겨 출산율도 높일 수…
‘촛불혁명’이라 함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으로 주말 저녁 촛불집회를 이어가면서 이루어진 일련의 사건을 말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요구는 정권 초반인 2013년 때부터 있었다.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세월호 침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문제 등으로 퇴진요구가 점점 높아졌다. 그러다가 2016년 9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최순실의 관여가 드러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절정이었다. 시위도중 사망한 백남기 농민 사건도 일조했다. 그 해 10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퇴진시위가 이어졌고, 결국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듬해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으로 박근혜 시대는 막을 내렸다. 사람들은 이 과정을 ‘촛불혁명’이라 부르게 됐다. 그런데 이를 ‘촛불혁명’이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정치권에서는 ‘촛불정신’이라는 말도 자주 사용되는데, 촛불정신은 또 무엇인가? 여야가 바뀐 요즘 야권도 촛불을 들고 나섰고, 대학생들도 촛불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촛불은 상대방에게 최고의 위협을 상징하는 무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