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종 /김지헌 신선한 아침을 선사하고 싶었다 온갖 빛 공해 소음 공해 속 지구를 흔들어 깨워 좋은 것 먹이고 예쁜 옷 입혀 산뜻한 하루를 시작하게 하고 싶었다 햇살이 탁자의 얼룩을 드러내고 탁자 위 자명종은 마냥 지겨운 표정 하루에 한 번 울려대는 것 말고는 평생 시간을 탕진하는 중이다 탁자 위에 자명종이 있다.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각에 자명종을 울리지만, 그는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는 듯 마냥 지겨운 표정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아침을 선사하고 싶었고, 온갖 빛 공해 소음 공해 속에 방치된 지구를 흔들어 깨우고 싶었다. 단조로운 오전을 생기 있게 만들고, 산뜻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그런 역할과 의무에 충실하고 싶었다. 바로 저기, 손닿을 듯한 거리에 자명종이 있다. 그것은 매일 같은 시각에 울리지만, ‘울림’과 동시에 침묵에 빠진다. 일상에 함몰되어, 자신의 붕괴를 스스로 지켜봐야 하는 고통, 그러나 그 ‘고통’ 또한 무기력한 시간일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은 무수한 ‘나’의 삶이고, ‘내’가 처한 실존이라는 점이다./박성현 시인
처음 3만여 명의 관객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200만명이 넘는 누적관객을 보유하며 대한민국의 대표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2004년 1회부터 2019년 제16회 축제까지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총 1천105개 팀의 재즈뮤지션이 참여했을 정도로 인기있는 축제다. 특히 ‘자라섬’이라는 수려한 환경에서 음악을 선보이는 이 축제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만의 자랑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올해 16회를 맞아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자라섬에서 개최된다. 올해 축제에는 한국·덴마크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국가 포커스 프로그램으로 덴마크를 조명한다. 그 일환으로 주변 국가의 재즈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것은 물론, 덴마크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한 감각적인 포스터를 선보였다. 자라섬재즈의 메인 포스터는 해마다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북한강을 둘러싼 ‘자라섬’이 품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곳에서 펼쳐지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깊고 울림있는 ‘재즈’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이뤄지는 ‘축제&rsquo…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결국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이를 막지 못한 방역 당국을 탓하는 것보다 시급한 것은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릴 만큼 심각한 병이다.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17일 파주시 한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는데 방역 당국은 이병률이 높은 이 질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방역에 나서야 한다. 1920년대부터 아프리카에서 발생해온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유럽이나 남아메리카 등지에도 과거에 발생한 바 있는데 이 질병을 완전히 근절하는데 3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는 냉동상태에서도 1천일을 버티고, 건조시켜도 1년 가까이 살아남을 정도로 끈질기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데 북한,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이 돼지열병으로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발병이 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파주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병이 무서운 것은 폐사율이100%에 달하는데다가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은 돼지열병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냉동 돼지고기 비축
‘2019 경기도문화의전당 광장축제 시즌2 예술인축제’가 18~1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다. 지난 8월 23일 시즌 1 ‘오픈 하우스’를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시즌 2’를 준비했다니 놀랍기도하고 의아하기도 하다. 하기야 ‘시즌 1’에 2만여 명이 참여해 도내 문화예술계가 떠들썩 했으니 자신감이야 충만할 것으로 짐작한다. 여기에 경기도가 야심차게 진행하는 ‘공공자원 도민환원’ 사업이라 관심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이 사업은 ‘도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공시설물을 원래 주인인 도민에게 돌리고 공공시설 활용도와 존재가치를 높인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도는 이 축제를 통해 “광장의 개방·공공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작품발표의 기반을 지원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지역은 물론 국내·외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무심사(無審査)는 기본이다. 여기에 스스로 통제가 가능해 생생하고 자유로운 주제들을 담은 작품들로 채워진다니 기대된다. 특히 전당이 제공한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무한상상을 펼칠 예정이어서 더욱 궁금하다. 말 그대로 ‘예술표현의 자유지대’에서 예술혼이 빛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겠다. 이 행사의 원칙은
보길도와, 횡간도, 제주도에서 다시 예버덩문학의 집에 입실했다. 생각이 많아서 마음이 괴로운 것인가, 아니면 마음이 괴로우니 생각이 많아지는 것인가, 자주 알 수 없는 신열과 통증을 겪는다. 섬 생활의 고립감, 늘 변덕스러운 날씨, 높은 물가며 섬사람들의 배타적인 경계심에 적응해야 할 불편함도 있었지만 도시사람들 곁에서 떠나 지내는 마음은 더 잃을 것도 아까운 것도 없었다. 말을 하지 않고 설득과 이해를 요구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행복감이 이렇게 평온한 것인가 하는 제주도에 대한 그리움이 든다. 창작촌에는 필자를 비롯, 작가예비 지망생을 포함 5명이 살아간다. 인간애와 따스함도 깊어서 정 깊은 인연으로 입주환영식이라고 할까, 소슬한 가을바람을 만끽하며 각기 좋아하는 음악을 선곡하며 밤의 시간을 보냈다. 혼자 섬에서 보내는 때와 다르게 밥을 먹는 질서도 필요하다. 문학촌에서는 방송과 신문을 접하지 않아서 좋다. 어쩌다 세상안부를 열면, 경제는 매우 어렵고 냉랭한 바깥세상들이 감지된다. 내 기준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없었는지, 어떤 잣대나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과 차별하는 일은 없었는지, 상대를 인정해 주는 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20여년 동안 세무업무를 하면서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1월은 바로 25일까지 부가가치세 확정신고가 있다. 각 거래처의 부가세를 신고하기 위해 직원들과 쉴 틈없이 일을 한다. 25일이 지나면 2월초까지 면세사업자 사업장현황신고를 해야 한다. 지금은 신고기한이 2월 10일로 늦춰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거래처들이 주로 면세사업자인지라 사업장현황신고도 늘 정신이 없다. 어찌 어찌하여 면세사업자 현황신고를 한다. 이때는 주로 구정연휴와 기간이 겹친다. 신고가 끝나면 2월 중순이 된다. 3월 10일까지 각 거래처의 근로자들의 연말정산을 해야 한다. 또한 2월말과 3월 10일까지 각종 소득에 대한 지급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직원들은 연말정산으로 정신이 없다. 지급명세서도 기간 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제출불성실 가산세가 제출하지 않은 금액의 1%이니 한 업체라도 제출하지 않으면 그 금액이 어마어마하다. 하나라도 빠지지 않고 제출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제 3월말까지 법인세 신고기간이다. 법인들이 세무법인들의 주 거래처들인데 법인 사장님들과 법인세 신고를 잘 논의해야 한다. 법인세 신고시 제출된 재무제표는 법인의 대출과도 연관돼 있어서 사장님들과 각 계
흔히 극작가로 알려진 영국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는 154편의 소네트를 쓴 시인이기도 하다. T.S. 엘리엇은 단테와 셰익스피어를 비교하면서 단테가 인간 영혼의 깊이와 높이를 노래한 시인이라면 셰익스피어는 인간 정서의 폭을 노래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셰익스피어 문학의 불멸성은 시공을 초월한 인간의 보편성을 탁월하게 표현한 데 있다. 내 애인이 자기가 진실하다고 맹세하면 / 난 그녀를 믿어요,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 그녀가 나를 세상물정모르는 / 젊은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 내가 한창때가 지난 나이임을 그녀도 알건만 / 나를 젊은이로 생각하기를 헛되이 바라면서, / 나는 그녀의 거짓말을 믿습니다. / 둘 다 뻔한 진실을 감추고 있지요. / 하지만 왜 그녀는 부정한 여자라고 말하지 않는지요? / 그리고 나는 왜 늙었다고 말하지 않는지요? / 오, 사랑의 본질은 믿는 체 하는 데 있고, / 성숙한 사랑은 나이를 따지지 않는 법이지요. / 그러기에 나는 그녀에게 그녀는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 그리고 서로의 결점에 대해 거짓말로 서로를 위로합니다. - 소네트 138, ‘내…
살바도르 달리의 1946년 작 ‘성 앙투안의 유혹’은 아주 기묘하고 매력적인 그림이다. 하기는 달리의 작품 태반이 그의 꿈과 몽상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리고 있으니, 이러한 작품들 대부분이 매우 기묘하다고 할 수 있다. 달리는 괴상망측한 형태를 고안해 내는 일에 관한 한 초인적인 힘을 지닌 인물이었고, 대중들은 달리가 쏟아내는 꿈과 환상 속 장면들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그의 폭발적인 상상력에 감탄하곤 했다. 그중에서도 ‘성 앙투안의 유혹’은 프랑스의 대문호 귀스타프 플로베르의 동명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이다. 화면의 왼쪽 하단에는 벌거벗은 성 앙투안이 앙상한 십자가를 들고 절규에 가까운 저항을 하고 있다. 그의 몸은 손에 쥐고 있는 십자가처럼 앙상하기만 하다. 그가 십자가를 쳐들며 격렬히 저항하고 있는 대상은 성 앙투안이 바라보고 있는 환영이다. 말과 코끼리의 짐승 떼가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고, 그것들은 이교도들의 신전,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나체의 창녀와 여인의 상반신을 등에 짊어지고 있다. 앙상한 성 앙투안의 몸에 비하면 여인의 나체는 매우 육감적이며, 그 포즈는 도발적이다. 짐승들의 다리는 길게…
해바라기 /하상만 해바라기 꽃의 절반은 꿀이 없는 가짜 꽃이다 꿀벌을 모으기 위해 가장자리의 절반이 필요하다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 그게 해바라기의 생존법이다 가짜가 절반을 넘어서면 꿀벌은 점점 꽃을 찾지 않는다 가짜가 전부가 되면 꿀벌은 죽을 수도 있다 그전에 다른 꽃을 찾아갈 것이다 센 볕에 목을 비틀며 해바라기는 그럴듯함의 수위를 조절한다 살아갈 수 있는 거기까지의 그럴듯함,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해바라기와 꿀벌도 모두 살아 있다. - 시집 ‘간장’ 중에서 해바라기는 큰 꽃 안에 아주 자잘한 꽃을 빼곡히 담고 있다. 해바라기 씨 하나하나에 다 꽃이 달려있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꽃 하나하나가 다 향기를 만들어낸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얼마나 비경제적인가. 그러니 꽃이 향기를 맡고 올만큼만, 딱 그만큼만 향기를 퍼뜨리면 된다. 살아갈 수 있는 거기까지의 그럴듯한 수위 조절이 해바라기 생존법의 최고 핵심이다. 우리도 세상을 살면서 어떤 일을 할 때 자신의 한계치에서 가장 적당한 수위를 조절해야 할 때가 있다. 자신의 능력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면 곧 지쳐서 그 일을 그만두게 된다. 또 자신의 능력에 비해 너무 적은 일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이우종)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양주시, 포천시, 양평군에서 경기도립예술단과 함께 다양한 공연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예술축제 ‘경기아트페스티벌(GAF)’을 개최한다. 경기아트페스티벌(GAF)은 경기도문화의전당 5개 도립예술단(극단, 무용단, 국악단, 경기필, 팝스앙상블)의 찾아가는 공연인 순회공연을 연간 고유사업인 경기아트페스티벌(GAF)로 브랜드화해 확장 및 새롭게 선보이는 공연예술축제이다. 축제는 도립예술단의 역량을 집중해 선보이는 문화나눔행사로, 경기도 산하 시·군의 문화복지사업 진흥과 지역민의 문화향유기회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축제는 평화의 상징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Let’s DMZ 행사와 연계해 다양한 문화, 예술이 함께하는 페스티벌로 진행된다. Let’s DMZ는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져,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과 DMZ의 평화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경기도 행사이다. ▲ 9월 공연예술로 풍성해진 양주 천일홍축제 경기아트페스티벌 IN 양주 9월 경기아트페스티벌은 양주시에서 주최하는 천일홍 축제와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