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사막 /황경식 땅끝 저 너머 무엇이 있을까 입술 굳게 다문 지평선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길을 돌아갔다 금빛 징 깨어지듯 울려 퍼지고 어디선가 쓸쓸한 짐승들 엎디어 있으리라 추억의 길다란 혓바닥이 살구빛 침을 흘리고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산적(散炙)처럼 꿰인 해 붉은 피 흘리며 익어 간다 그림자들 여기저기서 수런거리고 발목까지 어둠에 젖어 있는 길은 비틀거리며, 저 혼자 앞으로 나아가고 이곳이 아닌 저곳이 더 많이 궁금해질 때, 내가 서 있는 곳은 ‘사막’의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식물이 잘 자라기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밤에는 건조한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 나무는 말라가고 동물은 죽음으로 발견되는 곳, 내가 서 있는 곳은 ‘지평선’처럼 입을 닫고 쉬이 속내를 보여줄 것 같지 않아요.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 길을 /돌아’갑니다. 사막의 낯선 손님이 되어 사막에 소음을 내는 주체가 되어 말입니다. 간절히 간절히 원하는 일. 짐승들이 몸을 감추는 길을, 야생의 공포가 적막 속에 출렁이는 길을, 우리는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산적散炙처럼 꿰인 해’를 닮아가지만, 실은 막…
휴대폰에 “결제완료”라는 문자 받아본 적이 있나요? 갑자기 사용하지 않는 카드 결제 문자메시지가 휴대폰으로 전송된다. 이를 문의하는 피해자에게 “명의도용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청 또는 검찰청 수사관을 연결시켜 주고, 가짜 수사관은 “안전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요구한다. 최근 보이스피싱 수법이다. 전화금융사기, 즉 보이스피싱 사건은 2006년 최초 국세청 과징금 환급 빙자 사건을 시작으로 2018년 상반기까지 전국 누적 피해규모는 총 16만 건, 1조 5천억 원 상당으로 매년 약 2만 건, 2천억 원 상당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재산적 피해뿐만 아니라 국부유출, 사회 전반의 신뢰 저하 등 2·3차 피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범죄라 할 것이다. 실례로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의 전화에 사건 관계자는 “네가 경찰이면 난 검찰”이라고 말하며 진짜 경찰을 믿지 않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됐다. 경찰이 총력전을 벌이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젊은 여성층, 노인층, 학생층 등 전 국민, 전 연령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보
드디어 경기도 수원·용인·고양시와 창원시의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다. 이들 도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지만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다. 이들은 그동안 ‘특례시’를 요구해왔다. 특례시란 기초자치단체 지위는 유지한 채 광역시 급 행·재정적 권한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다. 특례시는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으로써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의 중간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행정안전부는 대도시 지방정부에 중앙 정부의 권한 일부를 넘기는 ‘특례시’ 도입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10월 30일 발표했다. 행안부는 이 개정안을 11월 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12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경기도의 경우 이재명 지사가 지난 9월3일 국회에서 “지방자치 분권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특례시를 만들면 다른 시·군 지역의 주민들은 완전히 엉망이 된다. 현재 상태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혀 특례시를 추진해 온 대도시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조직·인사·재정 등에 특례를 부여하는 ‘지방분권법 일부개정법률안’(김진표 의원)과 ‘지방자치법일부개정안
국가인권위원회·여성가족부·국방부가 참여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은 31일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 총 17건과 연행·구금된 피해자 및 일반 시민에 대한 성추행·성고문 등 여성 인권침해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5·18 관련 성폭력 행위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5·18 때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력과 고문의 실상에 대한 피해자 증언은 올해 초에야 나오기 시작했다. 광주항쟁 당시 가두방송을 했다가 성폭행과 모진 고문을 당했던 김선옥(60) 씨의 용기에서 비롯됐다. 그녀의 증언은 광주 5·18 자유공원 야외광장에서 지난 5월 개막한 ‘5·18 영창 특별전-스물세 개의 방 이야기’에 담겼다. 이번 공동조사단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군복을 착용한 다수의 군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실려 가는 모습,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만행을 당한 여성 사체를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위국헌신(爲國獻身)을 본분으로 삼아야 할 군인들이 총부리를 시민에게 겨누는 것도 모자라 연약한 여성들에
1980년대 초 한국의 오락실 안에서는 “뿅뿅”, “뾰로로롱” 하는 전자음의 단조로운 음절이 도돌이표가 있는지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다른 소리도 간간히 들리긴 하지만 오락실의 주제곡은 “뿅뿅” 소리로 대표되었다. 이 때문에 필자도 친구들과 오락실을 갈 때면 ‘뿅뿅’ 하러 가자는 말로 당연스레 오락실을 가자는 말을 대신했다. 당시 이 ‘뿅뿅’ 소리의 정체는 다름아닌 「갤러그」 게임에서 나는 소리였다. 2년 전 무더운 여름 극장가 스크린을 강타하며 상영됐던 픽셀이란 영화속을 들여다보면 우주선에 실려보낸 메시지 속 아케이드 게임을 선전포고로 잘못 판단한 외계인들이 아케이드 게임의 모습을 하고 지구를 침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여기서 갤러그 게임이 3D 스크린 기술로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필자가 어렸을 적 갤러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고 오락실의 수익은 갤러그기기의 숫자에 좌우되었으며 아예 오락기가 모조리 갤러그로만 채워진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외에 거미, 벽돌깨기, 엑스리온, 너구리, 팩맨 등 여러 가지 게임이 있었지만 갤러그의 명
최근 SNS나 스마트폰 채팅 어플 등을 통해 영상통화로 음란행위를 유도, 이를 녹화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요구하는 이른바 ‘몸캠피싱’ 범죄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몸캠피싱은 성인 남성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피해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경찰서에도 월 두세 건 이상의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몸캠피싱은 주로 랜덤채팅방에서 피해자와 대화하며 화상채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화상이나 음성채팅을 하면서 목소리가 안 들린다는 등의 핑계로 앱을 설치하라고 요구하는데 그 파일이 바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는 악성코드 프로그램(*.apk)이다. 그리고 상대 피해자에게 “알몸을 보여주겠다”라고 채팅을 유도하면서 미모의 여성이 나와 자신의 알몸을 먼저 보여주고 상대 남자에게도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한 후 행위영상을 녹화하고 심어두었던 악성코드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낸 후 돈을 주지 않으면 동영상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시작한다. 따라서 이런 몸캠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서 출처 불명의 실행 파일을 다운받은 후 설치하는 행위를 삼가야 하며,
매스컴을 통해 올해 4월경 독일 명소로 유명한 레스토랑 야외테이블에서 시민들을 향한 차량돌진 테러사건을 접한 기억이 있다. 사건은 정신질환에 의한 자국민에 의한 테러로 확인됐으며 이러한 자생적(자국민) 테러리스트는 특정 조직이나 이념이 아닌 정부에 대한 개인적 반감 혹은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소외 등을 이유로 스스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여타 테러에 비해 적발이 어렵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범의 전유물이었던 차량테러가 일반화됐으며 언제든 차량을 이용해서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노리는 ‘소프트타깃’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사를 읽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실제 보스톤 마라톤 폭발물 테러사건과 같이 미국 이주자가 인종차별 등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저지른 자생적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고 2016년 7월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최근 2년 동안 독일, 영군, 스페인, 캐나다에서 무방비 군중을 대상으로 한 차량돌진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테러 도구의 실용화라는 점에서 테러정세가 변화하기도 했다. 지역축제가 한창인 이때 축제현장에 가보면 수천 명의 인파가 한곳에 몰린 것을 볼 수 있다. 그곳에 차량이
용인공생 용인에서 가볼만한 곳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대부분 에버랜드나 민속촌일 것이다. 하지만 용인은 수 많은 문화자원들이 묻혀있는 곳이기도 하다. 용인은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농복합도시다. 수지구와 기흥구는 주거 밀집지역, 용인시 전체 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처인구는 주로 농촌지역이다. 용인의 문화자원 대부분은 바로 농촌지역인 처인구에 몰려있다. 용인하면 떠오르는 게 에버랜드가 아닌 문화관광지로 탈바꿈 시키고 싶어 만들어진 단체 용인공생. 북한주민들이 가고싶은 여행지 ‘용인’ 1위 에버랜드, 2위 처인성 꼽아 큰 가마터 등 많은 문화자원들 방치 “우리 힘으로 알려보자는 사명감 들어” 뜻 맞는 다양한 주민들 동참 활동 본격화 경기도 마을공동체육성사업에 선정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 개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창업팀도 신설 용인공생 도금숙 대표의 목표가 바로 용인을 문화관광지로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 도 대표에 따르면 시가 확인한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남측의 가고싶은 여행지 1순위로 꼽힌 곳이 에버랜드다. 이어 2순위는 용인의 처인성. 1·2순위가 모두 용인이었다. 처인성은 고려시대 때 몽골과 전투가 치열했던 곳으로 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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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대부분 몽실학교 출신 청년 구성 자치배움터서 함께한 구성원 그대로 성장 작년 7월7일 7시 ‘777파티’로 첫 모임 결성 설립 총회 거쳐 올해 2월 정식 법인 등록 마을문화 만들기·학습공동체 운영 사업 현재 몽실학교 내 북카페 잠시 사용 중 마음 놓고 활동할 공간 부족해 “아쉬움” 요즘 청년들은 자기 살기에 바쁘고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로 경쟁하고 치열한 사회 속에서 청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때도 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청소년들은 20살이 되면 대학에 진학하거나 꿈을 찾아 일찍 직장을 갖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면 교육, 문화, 경제 활동의 이유로 마을을 떠나 타 지역으로 나가는 청년들이 많다. 이런 사회현상 속 의정부의 20대 초·중반 청년들이 모여 ‘스무 살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스무 살이 협동조합 이한솔 이사장은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 보다 청년들이 이 협동조합이라는 공간 안에서 청년들끼리 무엇인가를 이뤄내 보자는 욕구로 시작했다. 조합원 대부분은 몽실학교 출신 청년들이다. 몽실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기관으로 학생자치배움터를 화두로 만들어진 곳이다. 옛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