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제18회 만화의 날 행사 다양 1996년 11월 3일 창작의 자유를 주장하기 위해 여의도 광장에서 ‘만화 심의 철폐를 위한 범 만화인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유해 매체물 규제에 대한 법률안’으로 청소년 정서를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만화가 유해매체로 지정되고, 만화 심의와 서점에서의 유통이 금지되는 등 제재가 심해지자 만화인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기 위해 시작됐다. 1997년 7월 청소년보호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자 8월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행사 중 ‘범 만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창작의 자유 수호, 심의 철폐 등을 주장하며 11월 3일을 만화의 날로 정했고 이후 만화인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기념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킨 일본·미국 등의 사례를 통해 만화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1999년부터 한국만화가협회 등 관련 단체가 공동주최하고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작품성과 창작성이 뛰어난 작품을 ‘오늘의 우리만화’로 선정·발표하는 등…
초지일관(初志一貫)이란 처음 세운 뜻을 변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뜻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바보스러우니만큼 초지일관했던 사람들이 있다. 이태석 신부는 좀처럼 입학하기 어려운 의대를 졸업한 의사였다. 그러나 청소년 시절부터 그의 꿈은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신부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장래가 보장되는 의사임에도 신부가 되어 낯선 아프리카 수단에서 병들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다. 정작 자신이 대장암 말기 환자라는 것도 몰랐고 결국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교세 확장과 자신의 권위를 높이는 데만 몰두하는 성직자들이 이 신부의 삶을 곰곰이 반추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연한 인종주의(Apartheid) 철폐를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백인들의 핍박을 받았으며, 급기야 케이프타운의 로벤아일랜드 감옥에서 27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그는 백인과 정부에 대해 증오심을 품지 않았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의 정치를 폈다. 오늘의 한국정치를 들여다보면 정적에 대한 분노의 드라마를…
순록 /김춘리 골목이 한 마리 순록이라면 제 뿔에 화들짝 놀라는 민망한 계단 강을 건너려 다닥다닥 붙은 담벼락엔 뿔 냄새가 치열하겠지 서로 다른 생선 냄새가 나가는 모퉁이 술 취한 사내는 전봇대 곁에서 사냥꾼처럼 순록의 발자국을 더듬겠지 툰드라의 순록을 떠올리겠지 갈증이 자라 붉어지는 뿔들 삽시간에 달려들어 눈밭을 핥는 화해 야생의 본능으로 순록의 눈이 맑아지겠지 소금 이끼를 먹은 순록에게서 노린내가 나듯 골목을 벗기면 진동하는 지린내 한밤중 몰래 누고 가는 오줌을 받아먹는 골목은 순하고 민망하겠지 계단은 화들짝 놀라고. 순록은 가장 온순할 것 같은 포유류, 골목을 말하고자 치환의 방식을 빌은 은유의 이 시는 그저 길게 드러누워 순한 되새김질이나 하는 골목의 암묵적 역할 내지는 초식성 습성을 암유하고 있다. 골목이 순록으로 치환되는 순간 계단은 민망하게도 제 뿔에 놀라고 강을 건너려 담벼락을 뿔로 들이받기도 하겠다. 골목은 그러나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한 게 아니라 끊임없이 내닫는다는 발상이 시베리아 눈밭이나 툰드라를 누비는 순록의 기능적 유사점으로 대비되어 시의 질료가 되었을 것이다. 골목은 야생이며 야행의 본질을 지녔나 보다. 술 취한 사내의 귀갓길, 또는
먼저, 젠더(性) 폭력에 관한 간단한 정의를 살펴보면 성별 차이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괴롭힘을 의미한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여성 인권이 신장되었고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점차 자연스러워졌다. 그와 함께, 그동안 관습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이성을 향했던 말과 행동들은, 현대에 이르러 평등의 이념에 반한다는 것을 문제 삼아 젠더폭력이라는 이름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젠더 폭력의 유형에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등과 함께 최근 문제시되는 데이트 폭력이나 사이버 성폭력 등이 있으며, 형태와 수단은 기술발달에 따라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일찌감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방안을 마련해왔다. 예를 들면, 데이트 상대의 가정폭력 전과 또는 폭력과 관계된 전과를 조회할 수 있는 영국의 클레어법, 데이트 폭력 상황에서 가해자를 의무체포하여 피해자와 격리시켜 피해자에 대한 보호를 향상시킨 미국의 ‘여성폭력방지법’ 등이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젠더 폭력(데이트폭력, 가정폭력, 성폭행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상대적으로 매우 미약하다. 현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젠더폭력 근절을 규정하고 있으며, 시대
정부가 30일 중앙정부의 기능·재원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는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작년 기준 7.6대 2.4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2020년 7.4대 2.6, 2022년에는 7대 3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 추가 세 부담 없이 지방소비세율을 2019년 15%, 2020년 21%로 높여 2년간 11조7천억원을 지방세로 확충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기능이양·교부세 감소분 등을 빼면 6조6천억원의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면서 “지역의 일은 지역의 권한·책임·재원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재정분권안의 목표인 만큼 중앙과 지방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재정분권은 2019∼2020년 1단계, 2021∼2022년 2단계로 추진된다. 그리고 지역 간 세원 불균형에 대한 보정장치를 마련해 어느 지역도 현재보다 불리해지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가 당초 요청해 온 6대4 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매우 미흡하다.2016년 결산기준으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모두 포함한 지자체의 재정자
2009년 3월 7일, 한 여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 후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녀의 이름은 장자연. 고인은 유서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고 불리는 문건을 남겼다. 이 명단에는 이른바 성상납 대상자 30여명의 이름이 들어있었다. 이들에게 100차례나 성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30여 명은 유력 언론계 인사와 기업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방송사 PD 등이었다. 고인은 그동안 소속사 전 대표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았으며 강제 추행까지 있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발생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 사건은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고인과 친분이 있었던 동료의 증언이 소개돼 또 다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JTBC는 지난 1월 8일 고인의 당시 상황과 소속사 대표의 폭행이 두려워 술자리에 나갔다는 동료의 진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수사 기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기록엔 술자리에 참석한 인물들과 장소도 언급됐으며 곳곳에 고인이 억지로 술자리에 불려갔던 정황이 나타나 있다. 최근 방영된 JTBC 뉴스에서도 한 동료는 고인이 생전에 “어머니 기일에도 술 접대에 불려나갔다”며 “참담한 현실에 목 놓아 우는 모습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지인이 찾아왔다. 명절 즈음이나 사회 현안이 있을 때는 가끔 만나 막걸리를 기울이며 의견을 나눠오곤 했던 사이다. 취업성공패키지라는 업무를 새로 맡게 됐으며, 경제가 어려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직장을 구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일단 축하한다는 말은 전했지만 다음 말을 잇기가 당혹스러웠다. 대개 이런 때는 사업이 잘 되길 바란다는 덕담을 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그럼 경제와 취업이 어렵다는 것이고, 반대로 취업이 잘 되면 궁극적으로 이 일이 필요가 없어져 지인의 일자리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약 10년 전부터 시행 중인 저소득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대표적인 고용지원 프로그램이다. 구직자가 취업 지원을 신청하면 먼저 상담과 진단을 통해 진로를 정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직업훈련과 창업지원 그리고 취업 알선도 해준다. 동시에 구직과 훈련에 필요한 비용은 물론, 취업에 성공하면 수당도 줌으로써 특히 청년들의 구직을 유도한다는 게 취지다. 며칠 전, 이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해 온 전국 600여 개 민간위탁기관들이…
최근 불법 촬영물 유포,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 등이 이슈화되면서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이버 성폭력은 웹 하드, 음란사이트 등을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 끊임없는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심각한 범죄이다. 이에 연수경찰서는 지난 4일 유관기관인 여성가족부, 민간단체인 ‘포순이봉사단’과 함께 불법촬영카메라 탐지장비를 이용해 관내 다중이용시설을 점검하는 한편, 사이버 성폭력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8월 13일부터 11월 20일까지 100일간 특별단속기간으로 지정해 사이버 성폭력 특별단속에 나섰다. 특별단속 대상은 불법촬영 행위, 촬영물 게시·판매·교환 등 유포행위, 원본 재유포 행위, 위장카메라 제조·판매, 불법촬영 관련 편취·갈취 행위 등이며 불법촬영물이 유포되는 웹하드, 음란사이트, 커뮤니티 사이트, 헤비업로더, 디지털장의사 등에 대해서도 단속 중이다. 또한 불법촬영물이 확인되면 원본을 압수, 폐기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조해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는 사이트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계들은 평상시 잘 작동되다가도 오류나 노후화 등으로 인해 종종 오작동 되기도 한다. 여기에 화재를 감지해 통보함으로써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화재 초기단계에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소방시설 또한 마찬가지다. 소방시설 중 화재감지기를 살펴보면 그 제품 자체가 불량이거나 설치 후 오랜 기간 동안 교체 혹은 수리를 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습기나 열기 등의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실제 화재의 경우 지체없이 119로 신고해야겠지만 화재 징후가 없는데 소방시설이 오작동한 경우에도 대부분의 건물 관계자들은 당연히 119로 신고하여 소방서에서 조치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6항에는 건물 관계인과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에 대하여 명시하고 있는데 그중 몇 개를 살펴보면 ‘소방시설이나 그 밖의 소방 관련 시설의 유지·관리와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유지·관리’라고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해당 건물의 소방시설,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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