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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혈중 알코올 농도별 사고율이란 게 있다. 0.05% 이하에서는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으나, 0.05~0.09%면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상태로 사고율은 1.2~2배로 높아진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0.1% 상태가 되면 사고 위험은 5배나 된다. 사고력과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0.15%면 10배, 그리고 0.18%에 이르면 정상인보다 20배나 높은 사고율을 보인다고 한다. 음주운전 차량이 ‘달리는 폭탄’에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몇 년 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마신 폭탄주 한 잔 가격이 600만원꼴이라는 자료가 발표된 적이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5잔을 마신 후 전치 4주의 인명사고를 낼 경우 벌금 1천만원, 변호사 선임비용 500만원, 운전면허 재취득비용 100만원 등 비용을 따져보니 3천만원 이상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망사고를 낼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금전적으론 물론이고 ‘도로 위 살인자’로 낙인 찍혀 본인은 평생 죄책감에, 피해 가정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해서다. 그래서 나라마다 음주운전 처벌은 매우 강력하다. 미국은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살인죄를 적용한다. 싱가포르는 첫
어느 마을에 늙은 홀아비와 아들과 며느리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아침저녁 끼니도 해결하기 어려운 형편인데 늙으신 아버지의 환갑이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방법이 없자 궁리 끝에 며느리는 길게 자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기로 결심했다. 그 시절에 여인이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고 부모님께 받은 머리카락을 자르는 일은 부모와의 연을 끊는 행위로 간주되는 때였다. 그렇지만 홀로 되신 시아버지의 회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 돈으로 쌀을 사고 반찬을 마련해 정성껏 환갑상을 마련했다. 특별히 사람을 초대해서 성대한 회갑연을 해 드리지 못하는 죄스러움에 초라하게 차린 환갑상을 받아야 하는 홀아버지를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서 아들은 방바닥을 두드리며 장단을 치고 며느리는 잘라낸 머리를 감추기 위해 보자기를 쓰고 춤을 추었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늙은 아버지는 잔칫상을 앞에 놓고 눈물을 흘렸다. 마침 미행을 나간 성종은 이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고 백면서생인 아들에게 다음번 과거에 꼭 응시하도록 간곡히 당부했다. 그 이듬해 별시를 치른다는 방이 붙었고 과장에 걸린 시제는 다름 아닌 喪家 僧舞 老人
며칠 전 회의가 있어서 대구로 출장을 갔었다. 회의시간에 쫓겨서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대구역 광장으로 나오는 출구 옆에서 누군가 계속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는데 “선생님”하고 뛰어와 팔을 잡는다. 가까이서 보는데도 바로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저 몰라요?” 묻는데도 어색한 미소로 답하고 얼굴을 찬찬히 보니 그때야 기억이 났다. 반가움과 미안함에 이런저런 짧은 안부를 묻고 저녁에 다시 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회의를 하는 내내 직업적 촉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는척해주는 것이 감사했지만 잘 살고 있겠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계속해서 궁금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지금은 성인이 되었지만 처음 만났을 때 18세였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기는 했지만, 수원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조사실에서 마주한 그녀는 가출을 한 지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말끔한 모습은 아니었다. 단발머리에 조사를 받으면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철부지 십대였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사건지원, 의료·상담을 진행하다가 1년이 지나서 연락이 두절되었었다. 현장에서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아직
마크 로스코 /나희덕 적갈색 위에 옅은 빨간색이 스며들 때 적갈색 위에 검은색이 번져갈 때 면은 또 하나의 면을 향해 나아간다 안간힘으로 색이 색을 찢고 나오고 색면들 사이로 불에 타버린 입술은 무어라 달싹거리고 마음을 소등한 자에게만 보이는 희미한 빛은 끝내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적갈색에게로 가는 검은색, 그가 죽음을 향해 스스로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벽이 간신히 못을 삼키듯 검은색 위에 더 짙은 검은색이 내려앉을 때 검은색이 비로소 한 줄기 빛이 될 때 ‘색채 속으로 사라진 로스코’ 이 말은 마크 로스코와 친교가 두터웠던 뉴욕 화파 화가, 로버트 마더웰의 표현이다. 시 ‘마크 로스크’는 그의 해석에 동의하는 것일까. “적갈색 위에 옅은 빨간색이 스며들 때/ 적갈색 위에 검은색이 번져갈 때” 이 이동은 ‘스며듬’과 ‘번져감’으로 작동된다. 이것은 삶에의 의지일까. 죽음에의 의지일까. 당신의 기억은 ‘스며듬’으로 ‘번져감’으로 고정을 부정한다. 당신의 모진기억들, 혁명을 조장하는 자들을 잔인한 방
지난 10일 시작된 올해 국정감사가 오늘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이번에도 여전히 국감장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해 국민에게 실망감을 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와 정부의 일방적인 편 들기에 급급하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정치공세를 벌이는 구태가 재연됐다. 국가 안보나 민생과 직결된 경제 사안이 안중에 없는 듯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을 놓고 여야는 국감장에서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했다. 평양선언은 남북교류협력 강화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합의가 담겨 있다. ‘4·27 판문점 선언’보다 낮은 단계의 합의다. 평양선언·군사합의 비준에 대해 한국당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국회의 동의 없이 비준한 ‘위헌적 행위’라며 공세적 수위를 높이는 데 열을 올렸다. 민주당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아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법제처 해석을 방패막이로 삼는 태도로 일관했다. 여야에 진지하고 생산적인 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목도가 컸던 채용 비리·고용세습 의혹은 날이 가면서 정치 공방의 도구로 변질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잘한 일도 있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
자신의 아빠를 사형시켜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 달라는 친딸 세 명의 글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23일 게시된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글엔 28일 오전 10시 현재 14만5천59명이 동의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새벽 발생한 등촌동 아파트 지상 주차장 흉기살해 사건으로 사망한 이 모(47)씨의딸들이다. 또한 범인 김 모(49·구속)씨의 딸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4년 전 이혼했다. 그러나 전남편 김씨는 끊임없이 이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주변 가족들에게도 위해를 시도했다. 딸들은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썼다.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살해 위협을 했다.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빠가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했다.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올 수 있다”고공공연히 말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심신미약자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빠를 사형시켜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고 심신 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 드린다”고 국민들의 동의를 요청했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도 어렵지만, 과학 분야 노벨상이 훨씬 어려운 이유는 개인적 노력으로 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28명의 수상자를 가진 일본이 부러운 이유는 노벨상이 기술혁신으로 이어져 국력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번 노벨생리의학상은 면역력이 과도해지지 않게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PD-1’이라는 분자 조절로 암을 치료하는 것에 관한 것인데, 자기 체내의 면역세포로 암을 물리치는 특허이다. 이 특허를 활용한 암의 면역치료약에 대한 예상돤 연매출은 45조원 정도이다. ‘해리포터’가 영국에 누적 30조원 정도를 안겨주었다는데, 이번 신약은 매년 수십조원을 일본으로 흐르게 할 것이다. 일부는 2차 투자를 한 미국의 벤처기업이 가져갈 것이다. 자기 신체의 면역력으로 암을 치료하면 방사선 치료나 약물치료의 부작용이 없다. 이런 엄청난 발견을 계속 연구하다가는 회사가 망할 것이니, 혼조 교수와 동업하지 말라고 충고한 집단이 있었으니 바로 일본 국내의 큰 제약회사들이다. 혼조 교수는 1차 동업자인 소규모 오노제약사와 함께 특허를 낸 후 일본에서 2차 투자자를 찾았으나 암 면역치료는 번번이 실패한 방법이어서 국내 제약사들은 포기
상쾌한 바람과 맑은 하늘 화창한 햇살이 나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이렇게 좋은 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곳을 찾아 다니지만 좋은 날씨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게 있음도 쉽게 알 수 있다. 사회적 약자란 무엇인가? 일반적인 정의로는 신체적·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사회의 주류, 집단 구성원에게 차별받으며, 스스로도 차별받는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경찰관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필자가 가정폭력과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이들의 상처가 일차적인 고통 이후에도 그 당시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작용해 이차적 고통이 더 크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상속에서 주변인들에게 벽을 만들고 스스로를 그 안에 가두며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사회는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곳이 아니며 믿을 수 없는 곳이다. 이에 대해 우리 경찰은 피해자의 안전 울타리가 되기 위한 일환으로 ‘맞춤형 피해자 보호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에게는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연계
검사가 영장신청을 독점하는 제도를 헌법으로 규정한 것은 1961년 5·16 군사정변 직후, 국가재건 최고회의라는 초헌법적 기구를 통해서 도입됐다. 검사가 독점하고 있는 영장청구권은 수사과정에서 증거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압수수색영장조차도 검사에게 의존하게 함으로써 특권과 반칙이 용인되도록 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전·현직검사’가 수사대상이 되거나 ‘검찰출신’ 변호사가 선임된 사건 등에서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정당한 사유 없이 불 청구, 수사를 방해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검찰이 영장청구권을 독점한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며 주요 선진국에서는 경찰이 직접 판사에게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즉 경찰이 수사기관으로서 증거를 수집하여 범죄를 밝힐 수 있도록 보장하되 판사의 영장심사 또는 검사가 기소단계에서 통제하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 법률로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주체를 경찰로 한정하고 있는데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당연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7년 8월 29일부터 9월 28일까지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전국 15개 지자체와 공동으로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