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의 가치는 대개 금액으로 환산된다. 예술이 갖고 있는 평화, 반전, 비폭력 등의 가치들은 상쇄되고 시장에 상품으로 전시된다. 하얀 캔버스에서 갤러리, 아트페어로 지위를 옮겨가는 시장에서 진정한 가치들은 소외되고 본연의 역할을 잃어버리기 일쑤다. 자본주의를 맹렬히 비판하고 예술의 진정한 가치들을 회복하자는 예술가 뱅크시를 조명하는 전시 ‘리얼 뱅크시’가 그라운드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뱅크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명-실체가 없는’, ‘불법적인’, ‘임시적인’ 활동 형태를 선택하며 기존의 질서를 거부해 온 작가다. 수동적인 ‘관객’을 적극적으로 호명하며 예술이 사회 캠페인으로 나아가도록 실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페스트컨트롤(뱅크시가 직접 설립한 회사로 뱅크시 작품을 판매하거나 진품 여부를 판정해주는 회사)의 정식 승인을 받은 작품 29점과 영상작품 등 130여 점이 전시된다. 뱅크시 연구의 권위 있는 큐레이터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기획됐으며 국내 최대 규모 전시다. 뱅크시는 1974년 잉글랜드 브리스톨 출신의 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거리에 그래피티를 주로 그리며 공공장소 혹은 타인의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거해 메시지를 남긴다. 기
지난 2018년 10월 ‘풍선과 소녀’란 그림이 104만 파운드(약 15억 원)에 낙찰되자 그 자리에서 파쇄하는 퍼포먼스를 보인 작가 뱅크시. 당시 “의도된 행위”라고 밝히면서 일약 예술계 스타가 된 그가 최근엔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어려워지자 집 안에서 쥐, 휴지, 오물 등을 활용한 작품을 만들어 공개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화제가 됐다. '얼굴없는 거리의 화가'로도 유명한 뱅크시의 작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오는 12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는 '어반 브레이크 아트 아시아(URBAN BREAK Art Asia)'에 마련된 특별전을 통해서다.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한 뱅크시는 2010년 다큐멘터리 영화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작품으로 데뷔, 2011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렇듯 예술계에 굵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뱅크시지만, 아직 그의 정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한 밴드의 보컬이다’, ‘스트리트 아트 그룹이다’ 등 다양한 루머가 존재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뱅크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어반 브레이크’에서는 제이플로우, 스피브, 위제트, 락화,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