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조지 오웰 지음/이정서 옮김/새움/252쪽/값 1만1500원 “장원농장의 존스 씨는, 그날 밤 닭장 문을 잠갔지만, 개구멍을 막는 걸 기억하기엔 너무 취해 있었다.” 원작의 구두점 하나까지 살린 각색되지 않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직역판이 세상에 나왔다. 작품 속 값비싼 흰색 중형 수퇘지인 늙은 소령을 비롯해 양과 소, 암탉, 비둘기, 당나귀, 흰 염소, 오리 가족들이 동물 농장에 모였다. 목청을 가다듬은 늙은 소령은 “동지들, 내가 간밤에 꿨던 이상한 꿈에 관해서는 이미 들었을 거요. 그렇지만 그 꿈 얘긴 나중에 합시다. 나는 몇 달을 더 여러분과 함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소. 내가 얻은 그 지혜를 동지들께 전해주는 게 의무라고 느낍니다”라고 연설했다. 농장의 동물들이 비참한 상태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인간들이 생산물을 뺏어가기 때문이며, 인간들의 폭압에서 모든 폐악이 비롯된다고 말한 늙은 소령. 인간 종족을 몰아내자고 주장하며 모든 동물이 동지라고 말한 그때 네 마리의 쥐가 소란을 피웠다. 이후 힘을 합쳐 건초를 수확한 동물들, 주인이 마지못해 조금씩 나눠주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생산한 음식에 상상도 못 했던 행복을 느꼈다. 말
◆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글/이정서 옮김/새움/276쪽/값 1만3800원 영미권에서 20세기 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노인과 바다’는 쿠바해협에서 거대한 물고기를 잡지만, 그 물고기를 상어에게 뜯어 먹히게 되는 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을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953년 퓰리처상, 195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새로운 번역자 이정서는 “의역으로 이뤄진 고전 작품은 절대로 원래의 감동을 오롯이 전달할 수 없다. 번역은 작가가 쓴 서술 구조 그대로의 직역이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기존의 번역을 읽은 독자들은 책에 등장하는 소년 마놀린의 나이를 11~12살쯤으로 추정하는데 작품 속 소년의 나이는 17~18살이다. 노인과 깊은 우정을 나누는 소년의 나이가 에둘러 언급되고 있지만 역자들이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역자는 책 서문에 ‘일러두기’를 통해 “문학에서 캐릭터의 나이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소년의 나이를 12~13세쯤의 아이로 알고 있었으나 이는 실제 번역이 그렇게 돼 있던 탓”이라며 “번역 역시 원래 나이를 알고 거기에 맞춰 하느냐 아니냐에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신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