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30.1℃
  • 구름많음강릉 34.6℃
  • 흐림서울 30.5℃
  • 구름많음대전 32.0℃
  • 구름많음대구 32.0℃
  • 구름많음울산 32.1℃
  • 구름조금광주 31.8℃
  • 구름많음부산 30.1℃
  • 구름조금고창 31.7℃
  • 구름조금제주 32.4℃
  • 구름많음강화 29.7℃
  • 구름많음보은 30.4℃
  • 구름많음금산 31.6℃
  • 맑음강진군 32.2℃
  • 구름많음경주시 33.8℃
  • 구름많음거제 30.1℃
기상청 제공

"우린 서로에게 공짜 매니저에요"

 

"곁에서 항상 내조만을 담당하던 아내가 해외판로 개척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고민도 많았지만 10년을 사업파트너로 함께 했던 아내의 경험을 믿기로 했다".
아내의 창업을 흔쾌히 승낙한 김대성(57) 사장의 말이다.
5월21일은 가정의 달 5월에 둘이(2) 하나(1)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는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을 맞은 남편 김대성 사장과 부인 김영숙(57) (주)아크 사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홀로그램을 원천기술로 하는 광기능성 특수코팅재료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노아화학(주)의 김대성(57)사장과 노아화학(주)에서 특수 개발된 기능성 원재료를 외주가공하여 전략상품화하는 (주)아크의 김영숙 사장은 35년간을 함께 해온 부부 CEO다.
 지난 1971년 부산 가야공원 인근 단칸 셋방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한 김씨 부부는 35년이 흐른 지금 어엿한 CEO로 국가 경제의 주춧돌이 돼 있다.
김씨 부부가 연간 올리는 매출은 50억원 정도. 애뜻한 부부 사랑이 일궈낸 결실이다.
남편 김씨는 부부의 날을 맞아 부인 김씨에게 "젊은 시절에는 연인 같은 부부로, 나이가 들면서는 인생의 동반자로, 장기간 해외출장기간에는 수행원으로써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며 겸연쩍어 했다.
 이어 "장모님의 참한 모습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는 남편 김씨의 말에 부인 김씨가 눈을 흘기며 허벅지를 꼬집는 모습에서 세월의 긴긴 여정속에서도 새색시, 새신랑 같은 신혼부부의 모습을 엿볼수 있었다.
 부인 김씨는 남편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공짜 매니저' 역할을 자처하며 이곳 저곳을 안 다녀 본곳이 없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바깥일이 순탄지 않던 남편이 풀이 죽은채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괜찮다 다 잘 해결될거다" 응원했지만 화장실에 가서 숨죽여 울던 날도 한 두번이 아니었단다.
남편이 6개월간 고심해 만든 제품을 본 에이젼시가 "다른 업종으로 전환해 보는게 어떻냐"고 했을 때는 감당하지 못할 실망감으로 남편 김씨와 부인 김씨는 파리 드골 공항 화장실에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 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며 두 부부는 눈시울을 적셨다.
'공짜 매니저'를 자처하던 부인 김씨는 곁 눈으로 익힌 사업수완으로 남편의 '공짜 매니저' 역할을 접고, 지난 2003년 (주)아크를 창업했다.
내심 '공짜 매니저'가 딴 접 살림을 차린데 대해 섭섭할 법도 했지만 이때부터 남편 김씨가 부인의 '공짜 매니저'로 적극 나섰다.
남편 김씨는 (주)아크가 해외 판로망에 어려움을 겪을 때 선 뜻 자신의 노아화학(주) 해외 판매선을 활용하도록 내줬다.
10년 '공짜 매니저'에 대한 답례를 제대로 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1남 2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김씨 부부는 자녀들이 모두 해외에 나가 살고 있기 때문에 해외 출장도 자유로웠고, 잦은 해외출장은 부부의 사랑을 더욱 두텁게 했다.
자녀들이 해외에 나가 살다보니 이태리, 프랑스 등 유럽쪽으로 출장을 갈때는 의례 가족모임을 갖는다. 
 1년 중 온 가족이 모이는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지만 김씨 부부의 자녀 사랑 또한 남못지 않아 아무리 바쁜 스케줄에도 한달에 한 번씩은 자녀의 집에 방문한다.
 김대성 사장은 "각각 독립된 법인체를 갖고 운영을 해 나가다보니 집에서도 가족사 보다는 회사이야기를 주로 나누게 된다"며 "하지만 화제가 자녀들 이야기로 옮겨지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고 말했다.
 김영숙 사장은 "가정주부였던 10년전의 내모습과 지금의 내모습을 거울로 비춰보면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는지 놀랄 때가 많다"며 "여성CEO 대부분이 느끼는 것이지만 든든한 가족이 없다면 창업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 인터뷰를 끝내고 사무실 문을 나오자 금새 업무 이야기로 돌아간 김씨 부부는 부인 김씨가 "직원들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 부드러워 져야 한다"고 남편에게 말하자 남편 김씨는 "원칙을 떠나서는 어떤 일도 성사되기 힘들다"고 응수, 부부 사랑은 일편단심 이었지만 CEO로서의 경영철학은 동상이몽인듯 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