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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버린 국민에게 희망줘야”

 

“어떤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의 변화, 경기도당의 변화와 화합, 의욕과 열정 있는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 남경필(41·수원 팔달) 의원. 다소 외소해 보이는 듯한 체격이지만 온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열정과 의욕은 지도자적 ‘카리스마’가 묻어있다. 깨끗하면서도 강한 눈빛은 평소 남 위원장의 정치활동과 생활을 그대로 담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그는 경기도당 위원장 당선과 동시에 정기국회 개회와 국정감사 준비, 경기도당 운영계획 구상 등으로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1일 오후 경기신문 본사 편집국에서 자신감에 넘쳐있는 남경필 신임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을 만났다.


- 먼저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에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경선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우선 대의원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12표차라는 결과가 말해주듯 쉽지만은 않은 경선이었습니다. 저는 경선과정에서 ‘친박-반박 구도’를 거부하고, 경기도당의 발전과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한 인물 경쟁이라고 강조했지만, 일부 언론에서 ‘친박-반박’, ‘친홍-반홍’ 구도로 기사를 실었을 때는 솔직히 안타깝고 힘들었습니다.

- 지난 이야기지만 도당위원장에 나서게 된 배경이 있다면.
▲위기에 빠진 경기도당을 바로세우는 문제로 도내 의원들을 포함, 원외 위원장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대’얘기가 나왔고, 고심 끝에 수락했습니다.

- 지역정치권은 이번 경선결과가 당내 대선구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남위원장의 견해는.
▲이번 경선 내내 그리고 연설문에서 제가 대의원들에게 호소한 것은 ‘공정한 경선관리의 적임자론’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한나라당과 우리 나라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한나라당은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 세 후보중에 가장 능력있는 한 사람을 선출해야 합니다. 불공정 경선으로 당이 깨어지는 것을 당원들과 국민들은 원치 않을 것입니다. 저 역시 경기도당 위원장직을 걸고 공정 경선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도당 위원장 당선은 향후 남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 아시다시피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의 패배 이후 이번 경선 승리는 제게도 작지만 값진 승리입니다. 굳이 정치적 입지력 강화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도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룹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경선의 결과는 한나라당 대의원들도 건전한 비판과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전에는 경기도당 위원장이 누군지 솔직히 잘 몰랐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잘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도당 위원장 취임식이 오는 13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탕평인사 원칙과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인사 구성에 대해 현재 구상 중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의 변화, 도당의 변화와 화합, 의욕과 열정 있는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인 원칙은 취임식날 발표할 예정입니다. 당을 사랑하고 당의 화합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사를 모실 예정입니다.

- 정치권의 관심은 벌써부터 내년 대선에 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속당인 한나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과제가 있다면.
▲5.31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문제가 많다는 것이 당 안팎의 인식입니다. 지금 당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지쳐버린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변했다는 확신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정치 실천운동을 벌이고 도덕 재무장을 해야 합니다. 저 자신도 먼저 쇄신해서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현재 여권은 ‘오픈 프라이머리’ 즉, 완전국민경선제의 도입을 공론화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남 위원장의 견해는.
▲현재 한나라당의 ‘국민참여형 경선 규정’에는 당원과 국민의 지지율을 ‘50:50’으로 반영한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이 규정은 당원의 합의로 결정되었으므로 다시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더 이상 물러설 수가 없습니다. 당의 존립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확실하게 정권 창출을 할 수 있는 적임자를 뽑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심과 민심의 간격을 좁힌다는 대의하에 ‘오픈 프라이머리’ 논의를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반박’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얘긴데.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반드시 승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이 가진 자산 중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안정적인 후보를 대선주자로 키워야 합니다. 그러한 전제하에 저는 아직까지는 저평가되고 있는 손 전지사의 지지도를 약 10%대까지 끌어올려 불안한 ‘2강’ 구도보다는 안정적인 ‘3강’ 구도를 만드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경선과정에서의 과열을 막고, 경선후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도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안정적 3강 구도가 형성된 후에 제가 할 일은 오직 공정한 경선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손 전 지사가 제가 바라는 10%대로 지지율이 상승하면 그때에는 바로 중립적으로 돌아와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손 전 지사는 ‘100일 민심대장정’에 들어가 있습니다. 대장정 기간 손 전지사를 만날 의향은.
▲앞서 말씀드렸다 시피 손 전 지사의 지지율 상승을 위해 만날 계획입니다. 원래 2일 만날 계획이었으나 도당 위원장 당선 이후 여기저기 찾아다니다보니 시간이 나질 않아 도당 위원장 취임 이후로 미뤘습니다.

- 남위원장은 지난 5.31 지방선거때 경기도지사 출마를 기정 사실화 했다가 현 김문수 도지사에게 양보했습니다. 이유나 배경이 있다면.
▲우선 김문수 지사는 워낙 훌륭한 분이십니다. 애국심과 열정, 추진력을 두루 갖추고 계실 뿐만 아니라 서민적인 풍모로 한나라당의 웰빙정당 이미지를 씻는데도 적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지사는 대권 창출의 전초기지인 경기도에서 도정을 펼치시고, 저는 당에 남아 정권 탈환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 결국 당과 국가를 위한 길이라는 나름의 ‘역할분담론’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 현재 지역정가에서는 남 위원장과 김문수 도지사와의 관계가 편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김문수 지사의 선대본부장을 했고 경기도지사 직무인수위원장직을 수행했습니다. 지금도 김 지사와는 경기도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큰 틀에서 봤을 때 도정을 맡은 도지사와 국정을 견제하는 국회의원의 역할은 다릅니다. 각자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가면서 만나서 논의할 사안이 있다면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지켜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 앞으로 도당 위원장으로서 경기도와의 협력관계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방안은.
▲경기도에는 기업활동, 교통대책, 주택문제 등 수도권역이 안고 있는 수많은 현안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도당과 경기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만들어내고 또 정부를 설득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저는 도지사-원내외위원장-단체장-시도의원 등이 함께 지역현안과 민원을 논의하는 ‘순회 정책협의회’ 정례화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방안을 효율적으로 추진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일 생각입니다.

- 경기도내에는 3선 의원이 흔치 않습니다. 그만큼 남 위원장은 다른 의원에 비해 경기도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경기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을 잡는다면.
▲우선 시급한 것은 규제완화와 철폐입니다. 경기도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고려해 규제완화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논의해서 정부를 상대로 싸워야 할 문제입니다. 이 밖에도 교통난 해소, 도내 균형발전 문제 등도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5.31지방선거 투표율에서 나타났듯이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정치개혁과도 맞물려 있는 과제입니다. 남 위원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정치개혁 방향은.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기대하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우리 스스로가 충족시켜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당도 국회의원도 모두 ‘도덕 재무장’을 해야 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충실한 노력들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 엉뚱한 얘기지만 최근 미국 정치사회는 자녀들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는데… 바쁜 의정활동 때문에 가정에 소홀할 수도 있을 텐데 자녀분과 하루에 어느 정도나 대화를 나누는지요.
▲늘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생활합니다. 대화할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대화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한 번을 하더라도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거죠. 다행히 아이들은 제게 여자친구 이야기까지 스스럼 없이 해 줍니다. 이제는 친구 같아요. 그런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 15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하셨는데요. 현실정치에 참여했던 배경과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선친(남평우 전 의원)의 영향으로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깊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정치인의 잘못된 행태를 싫어하시지만 그 정치인들이 만든 법에 매일매일의 일상이 규정받고 있지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이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고 봅니다. 2002년 당 대변인으로 대선을 치른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10여년이 넘는 의정활동 기간이라면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텐데.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강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2002년 대선 당시 당 대변인이었습니다. 원도 없이 일했고 그만큼 패배의 후유증도 컸습니다. 힘든 기간이었지요. 강점은 친화력이 있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꼽아 주십니다. 단점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주변에 신경을 잘 못쓴다는 점입니다.



-1965년생(41세)
-경복고,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졸, 미 예일대 경영학 석사
-경인일보 사회부·정치부 기자
-15·16·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당대변인(전), 당 상임운영위원(전), 미래연대 공동대표(전), 당 원내수석부대표(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전)
-현 수요모임 대표, 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현 경기도당 위원장

대담 = 구대서 정치부장
정리 = 김재경 기자 kjk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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