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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문화 일궈 ‘藝香’의 성지로…”

 

박인건 경기문화의전당 신임 사장은 지난 1일 취임과 함께 법인발전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목표로 직원들에게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주문하고 나섰다.
박 사장은 먼저 경기문화의전당의 운영 체제를 손질해 도민들이 원하고 즐길 수 있는 공연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박 사장은 먼저 공연장 상시운영체계 및 성과경영체계 구축을 기본으로 하는 법인 운영방식으로 전환, 튼실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홍보·마케팅을 강화해 도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전당에서 공연하고 기획하는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 기호에 맞는 작품들을 선택해 관람할 수 있도록 편의도 제공할 방침이다.
공연기획 전문가여서 공연문화업무를 주로 하는 경기문화의전당 특성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는 평를 듣고 있는 박 사장으로부터 ‘경기문화의전당 운영 조감도’를 어떻게 그려 나갈지 들어본다.


-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으로 취임한 지 보름이 조금 지났다. 취임 소감과 포부는.
▲ 충무아트홀이라는 배에서 더 큰 배에 옮겨 탄 기분이다. 이제 내 배에 새로운 큰 돛을 달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돛이 너무 크면 배가 쓰러지고 작으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큰 배에 올라 멋진 선장 노릇을 해보라는 주위 권유에 도문화의전당을 선택한만큼 알맞은 크기의 돛을 달고 빨리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짧은 기간이지만 경기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솔직히 아직 모르겠다. 지자체 문화공간이 잘되고 안되는 것은 도지사와 시장 등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각 수장들의 참모들이 얼마나 문화적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사실이다.
취임 이후 김문수 도지사의 문화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이들의 마인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도문화의전당을 찾아오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이정표를 세우고 일산과 성남의 새로운 문화 공간처럼 개선된 시설을 갖추려면 리노베이션 등을 하기 위한 많은 예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드웨어를 변화시키는것에 대한 진행과정을 통해 이들의 문화적 마인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하드웨어만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물론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먼저 마련돼야 좋은 예술가들의 공연을 준비할 수 있다. 극장이 서비스업이라는 측면에서 진정한 서비스의 시작은 관객과 예술가를 위한 화장실부터 음향시설, 분장실 등 하드웨어가 갖춰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경기도의 문화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수원에 사는 한 후배가 이곳에 취임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 촌스러운 것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극장의 자리를 알려주는 ‘가·나·다’ 등의 표시가 남아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업그레이드할 부분이 상당히 많다.
반면 소프트웨어는 훌룡하다고 생각한다. 도립예술단이 있고 그들이 굉장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것은 아니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서울문화에 더욱 근접할 수 있도록, ‘1센티미터’의 차이로 좁힐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가정이 잘 돼야 사회가, 국가가 순서대로 최고가 되는 것처럼 작은 것부터 하나씩 만들어가겠다.
- 공연기획자라는 경력 때문인지 보여주는 문화의 한 축인 전시에 대해선 소홀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전시문화는 어떻게 만들어갈 생각인가.
▲ 공연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다. 공연에만 신경을 써야할 만큼 심각한 실정이다. 현재 공연장 가동률이 55%다. 하루 쉬고 하루 일하는 꼴인데 다른 극장은 이렇게 비어있지 않다. 우선 80~90%로 극장 가동률을 높이고 교육과 전시 등 다른 부분을 채워갈 계획이다.
특히 도문화의전당 전시장처럼 넓은 미술 공간에 전문 큐레이터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전시장만 좋으면 무엇하겠는가. 제대로 된 기획전시 하나 추진하지 못하고 적합한 대관을 판단할 인력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에 전문 큐레이터를 기용할 계획이다.
- 취임 전 창작 퍼포먼스 ‘더 문’과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공연됐다. 두 작품에 대한 견해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
▲ ‘더 문’의 아이디어는 매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곳에서 트라이아웃(본 공연전 선보이는 선진국 제작 시스템)을 처음 접했는데 연출가가 바뀌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설겆이를 오래하면 그릇이 깨지는 것처럼 더문의 의의와 그 시작은 좋았지만 계속 변화를 꾀하면서 혹여 깨져버릴까 우려된다.
우선 당초 ‘더 문’의 계획대로 세계 진출까지는 지원할 생각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뉴욕의 쇼닥터들이 더문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국내 협찬사들이 달려들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것이 성공한다면 경기도에서 제작한 ‘더 문’의 길은 자연히 열릴 것으로 본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솔직히 아직 다 보질 못했다. 공연장에서는 못 봤지만 CD를 통해 작품을 보고 있다.
작품은 전문가이든 비전문가이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성에서...’는 그런 재미가 부족한 것 같다. 때문에 서울 공연횟수를 줄이고 출연진과 내용을 보강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려놨다. 배용준과 조승우, 심하게는 동방신기를 기용해서라도 스타시스템을 도입해 언론과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전반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과감히 칼을 대어야 한다고 말해놓은 상태다.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나름대로 세운 계획을 정리해본다면.
▲ 우선 앞서 강조했듯이 하드웨어를 손보는 것이다. 15년동안 한 번도 시설 리노베이션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관객들의 눈높이가 올라가고, 성남과 일산 등 신도시의 공연장들이 시설과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 한참 뒤떨어지는 현실이다.
또 금난새 지휘자 등 문화계 최고 인력이 배치된만큼 이들을 적극 활용해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음악회를 비롯해 유아와 독거노인 등 다양한 계층의 관객들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제를 정착시키고 싶다.
마지막으로 모세혈관 등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예술단체장들과 각 부문 책임자들의 권한을 최대한 부여해 그들이 더욱 애착과 책임감을 가지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류설아기자 rsa@kgnews.co.kr


▲학력
-83년 경희대 관혁안과(바이올린 전공) 졸업
-86년 경희대 대학원(음악교육학 전공) 졸업
▲주요 경력
-86~87:군산대학교 음악과 강사
-99~04: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부
-2001~2004, 9월:경희대 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 서울 충무아트홀 사장
▲주요 업적
-교향악축제, 금난새 청소년 해설음악회, 신년음악회 등 주요 공연기획
-뉴욕필하모니오케스트라,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블로냐오페라단 초청 공연기획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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