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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기초과학 국가경쟁력 ‘흔들’

자연대학장·공대학장協 ‘수학·과학 교육 정책과 국가 경쟁력’ 포럼

올해 대학에 입학한 이공계 신입생들이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의 수학문제를 절반도 못 푼는 등 수학 실력이 형편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이다.

문제를 출제한 교수들이 난이도를 고려해 예측한 기대 성적은 65점이었지만, 평균이 60점을 넘은 대학은 7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美 상위권大 SATⅡ반영하듯 우리도 ‘수능Ⅱ’ 도입 변별력 갖춰야
공대생마저 미·적분 못 풀어…기초 실력 없이는 선진국 되기 어려워


이공계 대학생들의 수학능력이 살아야 국가경쟁력이 살아나는 것이고 그를 위해 수능Ⅱ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연대학장협의회와 공대학장협의회, 대한수학회 등 수학ㆍ과학 관련 단체들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학ㆍ과학 교육 정책과 국가 경쟁력’ 포럼을 개최했다.

“공대생들마저 미·적분 문제를 못 푸는 형편이니 일부 대학에서는 신입생들을 상대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수학을 다시 가르치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기초실력이 약해서는 선진국이 되기 어렵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리는 ‘수학·과학 교육 정책과 국가 경쟁력’ 포럼을 주관한 김도한(사진·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대한수학회장은 7차 교육과정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언성을 높였다. 이번 포럼에서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회장 오세정)가 전국 대학 이공계 신입생 9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시험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48.8점이라는 이규봉 배재대 교수의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거의 그대로 냈는데도 그렇습니다. 수학이 선택 과목이 됐지만 수월성 교육은 하지 않으니 객관식에서 틀리지 않는 훈련만 합니다. 과정을 써 가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수능도 선다형이고 학교 시험도 마찬가지죠. 답답합니다.” 그는 “미국에는 AP(Advanced Plcement·미국대학 교양과목 학점인정제도)가 있어 수월성 교육이 가능하고 일본도 과목 선택의 폐해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요즘엔 상위권과 중하위권 대학 모두 학력 저하를 겪고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의학이나 약학을 선택하고 있고 서울대 이공계 학과는 그 다음입니다. 중하위권 대학은 아예 고등학교 때 수학을 포기하고 진학한 학생들이 있으니 성적이 더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김 회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위촉한 대학평가위원 교수들의 80%가 기초학력 저하 현상에 대해서도 “캠퍼스에선 이미 어제오늘 일이 아닐 만큼 당연한 현상”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김 회장은 “기초과학 분야도 학생들의 국제 경쟁력이란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면서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인도공과대학)를 예로 들었다.

“20만명의 학생들이 수학·물리·화학 시험을 치러서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입학하는데 문제는 대학 2학년 미분 방정식이 나옵니다. 이렇게 영어까지 잘 하는 훈련된 인재들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뭘 하고 있습니까.”

그는 “수학 없는 정보기술(IT), 생물 없는 생명공학기술(BT), 물리·화학 없는 나노기술(NT)이 가능한 지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대한수학회는 앞으로 기초과학학회협의체(기과협),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예정이다.

김 회장은 “다음에는 물리학회에서 주관해 포럼을 열 것”이라며 “우리가 수집한 교육 관련 자료들을 활용해 기과협에서 과제로 제시한 기초분야 연구비 지원 홀대 현상도 고쳐 나가 풀뿌리 기초과학을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공계 입학 새내기 수학 48점 걱정되네

올 새내기 976명 대상 기초실력 평가
하위권大 고교문제 45점 만점 4.1점

12일 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는 2∼3월 2007학년도 이공계 신입생 976명을 상대로 수학 기초실력 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받은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48.8점이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상위권 대학 6곳과 중위권 대학 7곳, 하위권 대학 7곳에서 학교별로 평균 약 45명씩 선발해 중ㆍ고교 수준의 수학문제 20개를 단답식으로 냈으며 문항별 배점은 5점이었다.

상위권 대학들의 평균 점수는 75.1점이었으며 중위권 대학들의 평균 점수는 49.4점이었고 하위권 대학들은 25.6점이었다.

특히 하위권 대학들의 경우 중학교 수준 문제는 25점 만점에 13.5점이었고 고등학교 1학년 수준 문제는 30점 만점에 14.5점이었으며 고등학교 2∼3학년 수준 문제는 45점 만점에 4.1점에 그쳤다.

이규봉 배재대 교수(수학)는 “기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점수다. 교과서 수준의 평이한 문제들인데도 이런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수학 과목의 선택 제도, 객관식 선다형 위주의 평가 제도 때문일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자연대학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오세정 서울대 자연대학장은 “중등 수학ㆍ과학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며 해당 학회가 주관하는 수학ㆍ과학 능력 인증시험을 도입해 이 점수를 이공계 입시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학장은 또 “미국 상위권 대학들이 ‘SAT Ⅱ(Scholastic Aptitude Test·미국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 점수를 입시에 반영하듯 수학ㆍ과학 과목의 심층적 내용을 다루는 ‘수능Ⅱ’를 실시해 이공계 우수 인재들을 대상으로 변별력 있는 대입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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