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일)

  • 구름조금동두천 29.5℃
  • 구름조금강릉 28.4℃
  • 구름조금서울 30.1℃
  • 구름조금대전 30.5℃
  • 구름조금대구 30.1℃
  • 구름많음울산 28.9℃
  • 맑음광주 29.8℃
  • 구름조금부산 30.8℃
  • 맑음고창 30.7℃
  • 맑음제주 31.1℃
  • 구름조금강화 26.9℃
  • 맑음보은 29.4℃
  • 맑음금산 30.6℃
  • 구름조금강진군 31.5℃
  • 구름많음경주시 28.9℃
  • 구름많음거제 28.9℃
기상청 제공

김포 민주평통協-여성경제인聯 ‘개성지역 나무심기’

최근 6자회담 재개로 인해 남북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민주평통김포시협의회(회장 조진남)와 김포시여성경제인연합회(회장 전창옥) 후원으로 개성지역에서 나무심기 행사가 열렸다.

 

 본보 기자의 나무심기 행사 동행취재기를 소개해 본다.<편집자 주>

 

 

일행을 태운 버스가 김포시청을 떠나 자유로를 달린지 50분만에 남측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했다. 여느 외국여행과 마찬가지로 출국 심사를 거친 후 북측 출입국 사무소로 향했다.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북측 출입국 관리소를 통과하여 5분여를 달리자 1백만평의 부지에 펼쳐진 개성공단이 눈에 들어왔다.

벌거숭이 산에 산불까지 발생해서 그나마 지난해 식재한 나무들이 노랗게 타죽어 있었다. 김포지역 회원 40명과 타지역 회원 등 250명은 세찬 비바람 속에서 진봉산 능선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어디를 둘러봐도 푸른 숲이라고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회원들은 열심히 나무를 심었다.

 

비에 흠뻑 젖은 정영도(프레지던트 호텔 이사) 위원에게 소감을 묻자 “왜 우리가 북한 땅에 나무를 심어야 하는가가 이해가 된다. 언젠가 통일이 되고 지금 이 나무들이 아름드리가 되었을 때 오늘 우리의 작은 정성이 푸른 조국통일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북한 지역으로 들어서면서 남과 북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산의 모습이었다. 남쪽의 산들은 푸른 봄빛이 완연하여 여름을 향한 녹음이 무성한데 북측 지역은 작은 잡목조차 없어 황무지처럼 민둥산이 펼쳐져 있었다. 나무심기를 마치자 온 몸은 물에 빠진 것처럼 젖었고 한기가 스며들었지만 누구 하나 투덜 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도리어 비가 내려 나무가 잘 자랄 것 같다며 즐거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일행은 개성공단 내의 공장을 견학한 후 개성 시내로 향했다. 시내로 들어서자 극장이 보이고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과 아파트 등이 보였다. 차창밖으로 펼쳐진 낯선 거리와 오가는 인민들의 모습은 타임머신을 타고 40년을 회귀한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통일관에서 한정식을 먹으며 창 밖으로 보이는 개성시 모습을 관찰했다.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건물들은 마치 한참을 비워둔 것처럼 썰렁해 보였다. 비가 내리기 때문인지 거리는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세차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선죽교에 도착했다. 작은 돌다리인 선죽교에는 정몽주의 핏자국이라는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그를 기리는 비각 등이 그 옆에 지어져 있었다. 선죽교를 떠나 개성 성균관에 조성된 ‘고려 박물관’으로 향했다. 과거 대학교육을 담당했던 성균관은 그 외형을 잘 보존하고 있었고 내부에는 고려 시대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행은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남쪽으로의 귀가 길에 올랐다. 북측 출국 사무소를 지나 남측 입국 사무소에 도착하자 벌써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버스 안에서 한나절 동안 보고 온 개성의 풍경을 회상하니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시한번 이번 방문을 통해 북측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우선 개성시 고위 당 간부가 강경구 시장께 개성과 김포의 자매결연을 제안한 것도 성과라 할 것이며 개성시를 개방했다는 것도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우리측에서 보자면 김포 시장과 의회의원 그리고 교육장과 여성경제인 등 지도급 인사들이 북쪽의 실상을 피부로 느끼고 우리가 왜 북한을 도와야 하는지를 체험한 것도 큰 성과다.

통일의 길은 멀다. 하지만 남측의 국민과 북측의 인민이 대면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걸음은 시작되었다고 할 것이다. 북측의 김모(35)라는 당원의 손을 잡고 함께 나누었던 대화가 귀에 아른거린다. “통일이 다른 것이 아니잖아 우리가 잡은 손, 이것이 통일 아니겠어….”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