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때에 덥수룩하게 생긴 한 거사가 불쑥 혜가의 방으로 찾아들었다. 마흔 살이 훨씬 넘은 듯한 차림새였다. 혜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그는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제가 풍병에 걸렸는데 아마도 지은 죄가 많은 듯합니다. 저의 죄를 참회하게 해주십시요.”
혜가는 이 돌연한 질문에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이미 자기 자신이 달마에게 물었던 질문과 별 차이가 없었고 자기 자신도 달마로부터 말끔히 치료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대뜸 이렇게 말했다.
“죄를 우선 내놔 보게. 내 그 죄를 깨끗이 닦아줄 테니까.”
거사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 데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대의 죄는 모두 없어졌다. 앞으로는 부처님의 품 안에 와서 머물도록 하게. 불법승의 세 가지 보물이 자네를 기다리고 있었네.”
혜가의 이같은 말은 거사의 가슴을 맑게 씻어내어 아무런 증세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마음으로 지은 병은 마음으로만 고쳐지는 것으로 흩어져 있던 거사의 의식을 한 군데로 몰아붙여서 아예 병의 근원을 끊어버린 것이었다.
몸이 개운해진 거사는 불법승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혜가의 말에 이렇게 물었다.
“지금 화상을 뵙고 승보는 알겠는데 무엇이 불보며 무엇이 법보입니까?”
“마음이 부처요, 마음이 법이지. 부처와 법은 둘이 아니라 다만 마음이 변화한 모습일 뿐이야. 승보 또한 마찬가지라네. 그 마음 한번 돌이키면 세상이 변한단 말씀이야.”
그러자 거사는 눈물을 이기지 못하고 혜가의 발 앞에 엎드렸다.
“오늘에야 비로소 죄의 성품이 안에도 밖에도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마음이 그러하듯이 불보와 법보가 둘이 아님을 알겠습니다.”
혜가는 껄껄 웃으며 거사를 잡아 일으켰다.
“자네가 부처님과 부처님의 말씀인 불보와 법보라는 두 개의 보물을 얻었다면 나도 또한 오늘 귀한 보물을 얻었구나. 오늘부터 네 이름을 승찬이라 부르리라.”
찬(璨)이란 옥구슬의 찬란한 빛이라는 뜻이니 승찬이란 그런 빛를 발하는 보물과 같은 승려라는 뜻의 이름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