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은 누구나 출가할 때 본명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는데 그것을 법명이라고 한다. 법명은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는 호라는 것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다. 즉 자기가 지향하는 인생관 또는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짧게 줄여서 호를 짓는 경우가 많은데 법명도 그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호는 대체로 본인이 짓는 것에 비하여 법명은 반드시 스승이 지어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스승되는 스님들은 행자의 법명을 짓기 위하여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관찰하게 된다. 그래서 계를 내림과 동시에 그 사람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가장 알맞는 이름을 지어주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스님들의 법명을 살펴보면 스님 자신의 생활과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법명을 잘 지은 이유도 있겠지만 이름의 주인이 항상 생각하고 듣는 것이 바로 자신의 법명인 탓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하나의 이름을 적당한 인물에게 붙여주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큰 것이었나는 고인(古人)들의 일화에도 많이 나타나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수백 년만에 주인을 찾은 이름도 있다. 추사 김정희는 수많은 호를 지어 지닌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어쩐 일인지 석전(石顚)이라는 이름을 지어 놓고는 한번도 쓰지를 않았다.
그의 말인 즉 후일 반드시 큰 인물이 나와 이 이름을 쓰게 될 거라며 당대에는 그도 쓰지 않고 다른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수백 년이 지난 금세기 초에 박한영 스님이 나타나 그 이름을 법명으로 받아 지니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이름이라는 것은 소리로 이루어지는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정근이나 독송을 수만 번 하면 이루지 못할 것도 다 이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눈만 뜨면 부르고 듣는 자기 이름이야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성명학이라는 거창한 학문이 아니어도 이름은 그만큼 소중하게 지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