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소비사회에서 현대인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운동화페인팅과 휴대전화 컬러링, 머리모양으로 자신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에게 보이는 물건보다 책상 위나 서랍 속의 물건들은 자신을 더 잘 드러내는 매개체다. 그 속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 있다고 느끼는 화가가 있다. 수아아트스페이스(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대표 최수아)의 9번째 신진작가인 판화작가 홍윤이 바로 그다.
홍씨는 29일까지 열리는 자신의 2번째 개인전에서 ‘서랍 속 자화상’을 선보인다. 구리판을 못과 바늘, 송곳 등으로 긁어 찍는 드라이포인트 방식으로 만든 20여 점을 전시한다.
홍씨는 “자신의 얼굴을 그려 자아를 표현하는 자화상은 얼굴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이 매일 보고, 쓰고, 만지는, 자신만의 공간인 서랍 속의 일상물건들로 상징화를 했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자신의 서랍 속 물건과 비교해 보며, 작가가 의도한 ‘옥의 티’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문의)031-258-5652